“영세사업장 인프라 확충, 역대 최대 재정 지원”

2026-07-06 13:00:01 게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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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위험 묵인 관행’ 대형 참사 불러 … ‘AI안전보건박람회’ 역대 최대 규모로 열려

“산업현장의 안전은 더 이상 비용이나 규제가 아니라 기업의 지속가능성을 결정하는 핵심 경영가치입니다. 현장에서 실제 작동하는 안전관리체계를 구축하고 취약한 노동자를 보호하는 데 모든 역량을 집중하겠습니다.”

김현중 이사장은 1957년생으로 철도고, 한국방송통신대 행정학과를 졸업하고 연세대 일반행정학 석사, 서울과학종합대학원대 경영학 박사를 취득했다. 1993년 전국철도노조 간부로 시작해 2004년부터 올해 2월까지 한국노총 한국공공사회산업노조 위원장을 지냈다. 중앙노동위원회 근로자위원, 임금채권보장심의위원회 근로자위원, 최저임금위원회 근로자위원, 한국노총 부위원장 등을 역임했다. 사진 안전보건공단 제공

7월 ‘산업안전보건의 달’을 맞아 지난달 26일 서울 중구 공단 서울광역본부에서 만난 김현중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 이사장은 올해 산업재해 예방 정책 방향을 이같이 밝혔다.

올해 1분기 재해조사 대상 사고사망자는 113명으로 2022년 통계 작성 이후 가장 적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4명(17.5%) 감소했다.

김 이사장은 “건설업과 기타 업종에서 큰 폭의 감소가 나타났다”며 “이재명정부의 강력한 산재예방 정책과 지난해 하반기부터 추진한 소규모 사업장 점검·감독 강화, 지방정부·민간기관 협업 확대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특히 사고사망의 주요 원인인 떨어짐 사고가 전년 대비 절반 수준으로 감소한 점을 의미 있는 변화로 평가했다.

반면 최근 대전 자동차부품 공장 화재와 서소문 고가차도 붕괴, 대전 방산업체 폭발 사고 등 대형 사고가 잇따르는 상황에 대해서는 산업현장의 구조적 문제를 지적했다.

김 이사장은 “대형사고는 단순히 기계 결함이나 시설 노후화 때문만은 아니다”며 “사업장의 안전관리 시스템이 실제로 작동하고 있는지, 구성원들이 스스로 위험요인을 제거할 수 있는 권한과 책임을 갖고 있는지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큰 구조물은 용접 한 곳이 잘못됐다고 바로 무너지지 않는다”며 “잘못을 알고도 서로 묵인하는 비정상적 관행이 반복되면서 작은 오류가 축적되고 결국 대형 참사로 이어진다”고 진단했다.

공단은 화재·폭발과 붕괴·도괴 등 대형사고 예방을 위해 고위험 업종과 핵심 위험요인 관리에 역량을 집중할 계획이다.

●소규모 사업장 지원 확대·안전보건공시제 도입 = 김 이사장은 특히 사고사망의 약 80%가 발생하는 50인 미만 사업장 지원 강화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최근 5년간 사고사망자의 약 80%가 50인 미만 사업장에서 발생했고 그중 절반은 10인 미만 영세 사업장에 집중돼 있다”며 “떨어짐·끼임·부딪힘 등 3대 사고 유형 상당수는 기본적인 안전설비만 갖췄더라도 예방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공단은 올해 중소 사업장 산재예방 시설 개선과 안전장비 보급에 총 1조759억원을 투입한다. 특히 ‘소규모 특화 안전일터 조성지원’ 사업은 10인 미만 사업장과 50억원 미만 건설현장을 대상으로 안전설비 설치 비용 지원 비율을 기존 최대 70%에서 최대 90%로 확대했다. 사업장당 지원 한도는 3000만원이다.

산재 취약계층 보호 대책도 강화한다. 외국인 노동자에게는 17개국 언어로 제작한 교육자료와 안전보건표지를 보급하고 한국어에 능통한 외국인 250명을 안전리더로 선발해 모국어 안전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전국 9개 외국인근로자지원센터에서는 가상현실(VR) 안전체험장을 운영 중이다. 고령 노동자에게는 경량운반대차와 시청각 보조기기, 조명시설 등 작업환경 개선 비용을 지원한다. 배달노동자에 대해서는 플랫폼 기업 앱과 연계해 사고다발 지역 접근 시 경고 메시지와 안전교육 영상을 제공하고 있다.

김 이사장은 “‘BELOW 50’ 캠페인을 통해 이륜차 종사자의 안전운전을 유도하고 있으며 안전교육 이수자에게 보험료 할인 혜택을 제공해 안전이 경제적 이익으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고 있다”고 강조했다.

●“안전보건공시제가 안전문화 전환점 될 것” = 오는 8월 시행되는 안전보건공시제에 대해서는 “산업안전 분야의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안전보건공시제는 상시근로자 500명 이상 사업장과 연간 건설공사금액 1200억원 이상 건설사업주, 공공기관 등이 산업재해 발생 현황과 안전보건 투자, 안전보건관리체계 등을 공개하는 제도다.

김 이사장은 “국민이 기업의 안전보건 수준을 직접 확인하고 비교할 수 있게 되면 기업의 안전 활동이 신뢰도와 직결되는 환경이 조성될 것”이라며 “안전을 비용이 아닌 핵심 경영가치로 인식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6월부터 공개가 시작된 재해조사보고서에 대해서도 기대감을 나타냈다. 그는 “그동안 재해조사보고서는 수사자료라는 이유로 공개되지 않았지만 이제는 산업현장의 중요한 공공자산으로 활용할 수 있게 됐다”며 “2024년 발생 중대재해 가운데 판결이 확정된 51건을 공개했고 앞으로도 공개 범위를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어 “사업장들이 유사 재해 사례를 현장 점검에 직접 활용할 수 있게 됐고 국민들도 중대재해 발생 원인을 확인할 수 있게 됐다”며 “산업현장의 안전 수준을 높이는 데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올해 산업안전보건의 달 행사는 ‘내 일터 안전하게, 내일 더 행복하게’를 슬로건으로 7월 첫째 주부터 마지막 주까지 열린다.

김 이사장은 “올해는 ‘인공지능(AI)안전보건박람회’라는 이름으로 320여개 기업이 참여하는 역대 최대 규모로 진행된다”며 “AI 기반 산업안전 신기술과 추락·충돌·끼임 등 3대 위험 예방 기술을 직접 체험할 수 있는 자리가 될 것”이라고 소개했다.

한남진 기자 njhan@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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