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매매 등 변칙 탈세행위 대거 적발
국세청, 318억원 추징
부모 등 가족 간 우회 대금 지급을 통한 가장매매, 미등록 사업 소득을 활용한 초고가 주택 취득 등 변칙적인 탈세 행위가 대거 적발됐다.
7일 국세청은 지난해 10월 착수한 초고가 주택 등 부동산 탈세 혐의자 104명에 대한 동시조사 결과, 현재까지 총 318억원의 세금을 추징했다고 밝혔다. 이들이 숨긴 탈루 규모만 총 731억원에 달했다. 이번 조사에서는 다주택자들이 양도소득세 중과를 피하거나 1세대 1주택 비과세 혜택을 받기 위해 친척이나 지인 명의를 이용해 주택을 허위로 이전한 ‘가장매매’ 사례가 다수 드러났다.
서울에 고가 아파트와 저가 아파트를 보유한 다주택자 A씨는 고가 아파트를 팔기 전 거주하던 저가 아파트를 모친의 지인에게 허위로 양도했다. 이후 1주택자 신분으로 고가 아파트를 20억원에 매도하며 비과세 혜택을 챙겼다.
국세청 조사 결과 A씨는 지인의 취득세와 재산세를 대납하고 매월 수십만원의 탈세 협조 사례금까지 지급하며 해당 주택에 계속 거주했다. 국세청은 다주택 중과세율을 적용해 양도세 10억원을 추징하는 한편, A씨와 모친, 지인을 모두 검찰에 고발했다.
남편 친구를 동원해 대금 증빙을 조작하거나 동생에게 다가구주택 건물 명의만 이전한 뒤 월세 수익은 본인이 챙기며 1주택자로 위장한 탈세자들도 덜미를 잡혔다. 이들에게는 각각 수억원의 양도세가 추징됐으며 형사 고발 및 벌금 부과 조치가 내려졌다.
자금 출처가 불분명한 ‘젊은 층’과 외국인의 초고가 주택 취득 거래도 집중 정밀 조사를 받았다. 50대 B씨는 별다른 신고 소득이 없음에도 강남권의 40억원대 재건축 예정 아파트 등 다수의 부동산을 취득했다가 조사 대상이 됐다.
조사 결과 B씨의 배우자가 운영하는 축산물 도매업체에서 무자료 매출로 조성한 비자금 30억원 중 20여억원이 B씨에게 몰래 증여된 것으로 확인됐다. 국세청은 법인사업체까지 조사를 확대해 법인세와 증여세 등 총 31억원을 추징했다. 소득이 전혀 없는 무직 상태로 강남 한강변 고가 아파트에 월세 700만원 이상을 내며 호화 생활을 누린 40대 C씨도 적발됐다. C씨는 임대업자인 부모로부터 월세와 주식 투자 자금, 생활비 등 총 20여억원을 변칙 증여받은 사실이 확인돼 증여세 13억원을 추징당했다.
이외에도 외국인을 상대로 미등록 여행사를 운영하며 현금 매출 60여억원을 누락해 강북의 40억원대 대형 아파트를 산 30대(부가세·소득세 25억원 추징), 외국인 배우자에게 취득 자금 전액을 증여받고 세금을 내지 않은 외국인 투기자(증여세 4억원 추징) 등도 고액의 세금을 토해내게 됐다.
국세청은 명의신탁 등 부동산실명법 위반 행위가 확인된 20명도 과징금 부과와 형사처벌 조치가 이뤄지도록 관할 지방자치단체에 통보했다.
국세청은 앞으로도 부동산 취득·보유·양도 등 거래 전 과정에서 발생하는 탈세 위험요인을 조기에 포착하고 탈세행위가 확인될 경우 세무조사를 실시하는 등 강력 대응해 나갈 방침이다. 특히 다주택자 중과 재개 후 증여거래가 늘어날 우려가 있는 만큼 증여재산을 저가평가하거나 증여세를 대납하는 등 편법 증여가 없는지 검증할 예정이다.
또한 ‘부동산 탈세 신고센터’를 통해 접수한 제보를 철저히 검증해 탈루 세금을 추징하는 한편, 제보자 포상금도 신속히 지급할 계획이다.
오상훈 국세청 자산과세국장은 “부동산 탈세 차단은 조세정의를 바로 세우는 일이자 주택시장의 안정과 신뢰를 회복하는 출발점으로 ‘탈세는 반드시 적발된다’는 원칙을 지켜내겠다”고 말했다.
이형재 기자 hjlee@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