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을 일구는 사람들 17 심재신 토도웍스 대표

휠체어에 혁신기술 만나니 혼자서도 자유롭다

2026-07-08 13:00:03 게재

국내 유일 수동휠체어 동력보조장치 ‘토도드라이브’ 개발

해외제품보다 가볍고 이동성 좋아 … 기업후원 4000명 보급

높은 규제의 벽 넘는데 10년 … 유럽 거쳐 미국시장 도전

세계경제가 요동치고 있다. 트럼프 미국대통령의 강력한 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로 세계는 불확실성이 줄어들지 않고 있다. 한국은 지속되는 저성장의 늪에서 허우적 거리고 있다. 사상 최대 수출을 기록하고 있지만 극히 일부 업종을 제외하고는 수출경쟁력이 추락하고 있다. 위기 속에 기회가 있다고 했다. 한국경제 성장은 혁신정신이 일궈 온 성과다. 내일신문은 기업가정신으로 위기를 극복하고 있는 혁신가들을 연재한다. 그들의 고민과 행보가 한국경제와 중소기업이 나아갈 방향에 좋은 지침을 담고 있어서다.

지난 3일 경기도 시흥 토도웍스 본사에서 만난 심재신 대표가 ‘토도드라이브’가 장착된 수동휠체어를 설명하고 있다. 사진 김창배 기자
지난 3일 경기도 시흥 토도웍스 본사에서 만난 심재신 대표는 “혁신은 거창한 기술에서 시작되지 않는다.누군가의 일상 속 작은 불편을 외면하지 않는 순간부터 시작된다”고 말했다. 사물인터넷기술을 개발하던 한 엔지니어가 "혼자서도 자유롭게 다니고 싶다"는 휠체어를 이용하는 딸 친구의 바람을 듣고 전동보조장치를 만들어 보게 됐다. 딸 친구의 한마디는 사회문제를 해결하는 도전으로 바꾸었다. 그렇게 탄생한 수동휠체어 전동보조장치 ‘토도드라이브’는 이제 국내를 넘어 해외시장에서도 주목받고 있다.

하지만 혁신은 결코 순탄치 않았다. 의료기기라는 높은 규제의 벽을 넘는 데만 7년, 건강보험 급여적용까지 다시 3년이 걸렸다. 기술을 완성하고도 시장에서 인정받기까지 꼬박 10년이 필요했다. 그 시간 동안 심 대표는 포기하지 않고 해외시장을 두드렸고 유럽수출을 기반으로 회사를 지켜냈다.

지난 3일 경기도 시흥 토도웍스 본사에서 만난 심재신 대표가 ‘토도드라이브’가 장착된 수동휠체어를 설명하고 있다. 사진 김창배 기자
이제 토도웍스는 단순히 이동보조기기를 만드는 회사를 넘어 장애인의 이동권을 확장하는 세계적인 사회적기업을 꿈꾸고 있다.

◆재능이 만든 우연한 기회 =처음에는 사업보다 ‘선물’에 가까웠다. 딸 친구의 휠체어를 보고 주변에서 제작문의가 많았다. 휠체어를 더 많은 아이들에게 보급할 방법을 찾다 보니 자연스럽게 창업으로 이어졌다. 사회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창업생태계와 연결됐고, 이동권이라는 새로운 과제를 만났다.

심 대표는 장애인이 학교에 가고, 여행을 하고, 친구를 만나고, 일터를 오가는 평범한 일상을 가능하게 만드는 것이 목표다. 그는 “이동이 자유로워질수록 교육과 고용, 사회참여의 기회도 함께 넓어진다”고 생각한다.

◆10년을 버틴 이유는=혁신적인 기술을 개발했다고 해서 시장이 곧바로 열리는 것은 아니었다. 토도드라이브는 의료기기로 분류되면서 긴 인증절차를 거쳐야 했다. 제품 개발보다 인증과 규제대응에 더 많은 시간과 자금이 투입됐다.

하지만 토도웍스는 국내시장만 바라보지 않았다. 국내 의료기기 시장이 제한적이라는 점을 인식하고 해외수출에 나섰다. 토도드라이브는 유럽을 비롯한 29개국에 수출되고 있다. 10년 동안 총 1만대 정도 제작했는데 국내에 6000대를 지급하고 해외에 4000대를 판매했다. 2025년 기준으로 매출은 32억원이고 수출로는 100만달러를 달성했다. 국내시장이 아직 제한적인 상황에서도 수출을 통해 연구개발과 제품 고도화를 이어오며 기업의 지속가능성을 확보했다.

토도드라이브는 수동휠체어에 부착해 사용할 수 있는 국내에서 유일한 동력보조장치다. 배터리 동력전달기 조절기 등으로 구성된다. 기존 수동휠체어를 동력휠체어로 변환시키는 장치인 셈이다.

현재 휠체어 동력보조장치는 모두 해외제품이다. 토도드라이브는 해외제품보다 작고 가볍다. 유통되는 해외제품 동력장치는 20~30kg 정도로 휠체어 무게를 포함하면 40kg 이상이다. 보호자가 옮기기에 힘이 부친다.

반면 토도드라이브 동력장치는 배터리 포함해 5kg이다. 휄체어 무게를 더해도 25kg 정도다. 사용 편의성과 휴대성이 높고 가격경쟁력도 확보해 해외시장에서도 인정받고 있다. 올해부터는 성능과 품질을 한층 높인 신제품으로 세계시장 확대에 속도를 낼 계획이다.

◆유럽을 넘어 미국 시장으로=토도웍스의 다음 목표는 미국이다. 세계 의료기기 시장의 절반 이상이 미국에 집중된 만큼 유럽시장에서 안정적인 성과를 확보한 뒤 본격적으로 미국진출에 나설 계획이다.

회사는 올해를 성장 전환의 원년으로 보고 있다. 신제품 출시와 건강보험급여 적용이라는 두 가지 전환점을 기반으로 해외매출 확대를 추진한다.

동시에 사회적기업 역할도 강화한다. 기존 제품을 활용해 개발도상국 장애 아동의 이동권을 지원하는 프로젝트를 새롭게 추진하며 사회적가치와 기업성장을 함께 실현한다는 구상이다.

심 대표는 이동권은 단순한 복지서비스가 아니라 인간의 기본권이라고 강조한다. 누구나 원하는 곳으로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어야 교육과 노동 문화생활 등 다른 권리도 실현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기술은 제품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사람의 가능성을 확장하는 데 쓰여야 한다“며 ”토도웍스가 만드는 것은 휠체어가 아니라 사람들의 새로운 일상“이라고 말했다.

토도웍스는 또 다른 도전을 준비하고 있다. 더 많은 장애인이 더 멀리, 더 자유롭게 세상과 연결될 수 있도록 하는 것. 토도웍스가 만드는 혁신은 이동장치가 아니라 사람의 삶을 움직이는 기술에서 시작되고 있다.

시흥=김창배 기자 goldwin@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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