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금융시장 주요 위험 1위 ‘위험자산 가격조정’
AI 투자 버블 우려 상승 … 강달러 불안 지속
호르무즈발 긴장 다시 고조 … 미국 공습 재개
글로벌 금융시장의 주요 위험 요인 1위로 ‘위험자산 가격조정’이 등장했다. 발생 가능성은 ‘높음’, 시장 충격 영향력은 ‘매우 높음’으로 평가되며 지난달 3위에서 두 단계 높아졌다. AI 투자 버블 우려도 전월 4위에서 3위로 상승했다. 원달러환율이 1500원선을 웃도는 고환율 기조가 한 달 넘도록 이어지는 가운데 강달러에 대한 우려도 순위권에 재진입했다.
이런 가운데 호르무즈발 긴장이 다시 높아졌다. 미국은 호르무즈 해협에서의 잇따른 유조선 공격을 문제 삼아 이란에 대한 공습을 재개했다.
◆선진국 고금리…AI 고평가 논란 = 국제금융센터가 7일 발표한 7월 글로벌 리스크 워치에 따르면 중동발 리스크가 다소 완화되는 가운데 고금리, AI 투자 버블 우려, 강달러 등을 반영하며 시장 경계감이 ‘위험자산의 가치평가(밸류에이션) 조정’으로 이동하는 모습이다.
이에 국제금융센터는 글로벌 위험 요인 1위로 ‘위험자산 가격조정’을 선정했다. 이번 순위는 국제금융센터는 글로벌 거시경제 및 금융시장의 지표 동향, 검색 빈도 등을 반영해 자체 평가를 진행한 것으로, 발생 가능성과 영향력을 기준으로 상대 평가해 매겨졌다.
실제 올 상반기에는 반도체와 AI 밸류체인을 중심으로 글로벌 증시가 크게 상승했다. 위험자산이 채권이나 금 등 안전자산을 압도한 수준이다. 하지만 지난달부터는 위험자산의 매력도가 조금씩 떨어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위험 요인 2위에는 선진국의 장기금리 고수준 유지(발생 가능성 매우 높음, 영향력 큼)가 꼽혔다. 미국과 영국 독일 프랑스 일본 등 선진국의 고금리 유지 리스크 순위는 매월 상승하는 모습이다.
장기금리는 경기 흐름에 따른 결과적 변수이기도 하지만 이례적으로 높은 현재 금리는 금융시장을 압박하는 독립적인 위험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뒤를 이어 △AI 투자 버블 우려(발생 가능성 높음, 영향력 매우 큼) △호르무즈 해협 정상화 지연(발생 가능성 높음, 영향력 큼)이 각각 3, 4위로 집계됐다.
AI 투자 버블 우려는 시장의 다수 의견이 될 경우를 말한다. 지난달까지 ‘중동전쟁’이던 전쟁 관련 리스크 문구는 이달부터 ‘호르무즈 해협 정상화 지연’으로 변경됐다. 이와 관련해 국제금융센터는 “일부 통항이 재개되고 있지만 전쟁 이전 수준과 거리가 있고 추후 수수료 수취가 용인될 경우 에너지와 물류 부문에서의 꼬리 위험(Tail Risk)이 유발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국제금융센터는 “국제유가가 높은 수준을 지속하면서 연준의 통화정책과 금리 수준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고, 미국과 이란 간 중동전쟁에 대한 검색 빈도도 여전히 높게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중동전쟁 이후 국제유가 상승이 시차를 두고 물가를 높이고 성장을 둔화시킬 가능성이 있어,일부 국가에서는 스태그플레이션 압력이 발생할 우려도 나온다. 특히 물가와 실업률이 높은 서유럽과 원유 의존도가 높고 가계 구매력이 약한 일부 신흥국들이 취약한 상태다.
◆여전히 높은 달러지수 = 글로벌 리스크 5위로는 ‘달러화 강세’가 올랐다. 달러화 강세에 대한 발생 가능성은 ‘높음’으로, 영향력 역시 ‘높음’을 나타냈다. 여타국 대비 높은 미국 금리와 엔화의 기록적인 약세, 위험회피 수요 등에 따라 달러 인덱스가 고수준을 형성하고 있어 ‘달러화 강세’ 우려가 순위권에 재진입했다. 국제금융센터는 “강달러 지속 시 신흥국 통화 약세, 외채 부담 증가, 수입 물가 상승으로 금융 여건을 위축시킬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이어 6위는 트럼프발 지경학적 리스크, 7위는 사모대출펀드 부실화가 차지했다. 트럼프발 지경학적 리스크는 중남미, 그린란드 등에 대한 미국의 간섭이 확대되는 경우를 말한다. 사모대출 부실화는 디폴트율이 증가하고 환매가 제한되면서 여타 금융섹터로 불안이 전이되는 경우를 의미한다.
다만 트럼프발 리스크와 사모펀드 부실화 이슈는 모두 발생 가능성과 영향력이 나란히 낮음으로 파악됐다.
◆국제유가 5% 이상 급등 중 = 한편 주요 외신에 따르면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려던 유조선에 대한 공격이 24시간 동안 3건이나 연이어 발생했다. 미국은 호르무즈 해협에서의 잇따른 유조선 공격을 문제 삼아 이란산 원유의 생산, 인도, 판매를 허용했던 일반허가를 취소했다고 밝혔다.
이 허가는 미국과 이란이 지난 6월 17일 호르무즈 해협에서의 항행 재개와 교전 중단에 합의한 뒤 발급돼 8월 21일까지 60일간 유효할 예정이었지만 시행 16일 만에 조기 철회됐다.
8일 오전 6시 15분을 전후로 미국 중부사령부는 이란에 막대한 대가를 치르게 하기 위해 강력한 타격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이란 역시 미국의 이란산 원유 판매 제재 중단 철회 조치는 이슬라마바드 합의 각서를 명백히 위반한 행위라고 규탄하며 다시 강대강으로 치닫는 분위기다.
이런 가운데 뉴욕상업거래소에서 8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2.76% 상승한 배럴당 70.44달러에 마감, 배럴당 70달러선을 재차 상회했다. 브렌트유 9월물도 5% 이상 상승 중이다.
증권가 전문가들은 “양해각서 체결 이후 한동안 변수로서의 영향이 제한적이었던 중동지역 지정학적 이슈가 유가 변동성을 매개로 다시 영향력을 확대할 가능성을 유의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김영숙 기자 kys@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