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수지 흑자, 연간 3천억달러도 가시권
5월까지 누적 1413억달러 … 작년치 이미 넘어서
“6월 400억달러 흑자 가능” … 성장률에도 긍정적
올해 연간 경상수지 흑자 규모가 3000억달러를 넘어설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반도체 수출 증가세가 꺾이지 않으면서 사상 첫 연간 수출 1조달러 가능성도 나오면서 상품수지 흑자가 급증하고 있어서다. 경상수지 흑자 확대는 경제성장률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한국은행이 8일 발표한 ‘2026년 5월 국제수지’(잠정치)에 따르면 올해 5월 경상수지는 386억1000만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이에 따라 올해 5월까지 누적 경상수지 흑자는 1412억8000만달러로 지난해 연간 흑자(1230억5000만달러)도 넘어섰다. 한은이 지난 5월 발표한 올해 경제전망에서 예상한 상반기 경상흑자(1515억달러)에도 근접했다.
이러한 기록적 경상수지 흑자 배경에는 반도체 등의 수출이 급증하고 있기 때문이다. 5월 반도체 수출은 통관 기준 372억9000만달러로 지난해 동기(139억3000만달러)보다 167.7% 늘었다. 지난 4월(320억4000만달러)에 비해서도 52억5000만달러(16.4%) 증가했다. 반도체 등 정보통신(IT)기기 수출 증가세에 가려졌지만 비IT 품목의 수출도 호조다. 5월 수출에서 석유제품(49.1%)과 화공품(11.0%) 등의 수출이 비교적 큰폭으로 증가했다.
올해 연간 경상수지 흑자 폭도 크게 늘어날 전망이다. 한은이 5월에 전망한 연간 예상치(2500억달러)를 넘어 3000억달러 수준도 내다볼 수 있다는 관측이다. 유성욱 한은 금융통계부장은 이날 기자설명회에서 “6월 무역수지통계를 보면 한은이 전망한 상반기 예상치를 넘어설 것 같다”며 “연간으로도 전망치보다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산업통상부는 지난 1일 발표한 ‘2026년 6월 무역통계’에서 무역수지가 361억5000만달러 흑자를 보였다고 밝혔다. 월간 기준 무역수지 흑자가 300억달러를 넘어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수출(1022억5000만달러)도 사상 처음 월간 기준 1000억달러를 돌파했다. 특히 반도체 수출이 지난해 6월보다 199.5% 증가한 448억2000만달러를 기록했다. 5월(372억9000만달러)보다 16.8% 증가한 수치다.
이처럼 수출이 꾸준한 호조세를 보이고 무역수지 흑자 폭도 늘어나면서 경상수지 흑자는 당분간 높은 수준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유 부장은 “6월도 반도체를 중심으로 수출이 1000억달러를 넘었다”면서 “서비스수지 등을 지켜봐야 하지만 경상수지 흑자 400억달러도 예상된다”고 말했다. 올해 상반기에만 경상수지 흑자가 1800억달러 안팎에 이르는 셈이다.
한편 경상수지 흑자가 더 늘어나면 경제성장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수출이 호조를 보이면 민간소비와 설비투자 등에도 선순환으로 작용할 수 있다. 한은은 지난 5월 경제전망에서 올해 실질 경제성장률이 2.6%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신현송 한은 총재는 최근 “올해 성장률이 2.6%를 웃돌 것”이라고 말했다. 일부 국내외 투자은행과 경제 예측기관은 올해 우리나라 실질 경제성장률이 3%를 넘어설 것이라는 전망을 잇따라 내놓고 있다.
백만호 기자 hopebaik@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