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플러스 회생, MBK·메리츠 압박 커진다
정치권 중재·청문회 추진 … 사회원로는 정부 개입 촉구
서울회생법원의 회생절차 폐지 결정 이후 홈플러스 회생을 둘러싼 책임 요구가 정치권과 시민사회로 확산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최대주주 MBK파트너스와 최대 채권자인 메리츠금융그룹 간 중재에 나섰고, 국회는 청문회를 추진하고 있다. 사회원로와 노동계도 정부의 적극적인 역할을 촉구하며 회생 방안 마련을 요구하고 있다.
정치권과 법조계에 따르면 민주당 을지로위원회는 9일 MBK파트너스와 메리츠금융그룹 관계자들을 만나 운영자금 조달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국민연금과의 면담도 추진한다.
민병덕 을지로위원장은 “이제 MBK와 메리츠가 파국을 스스로 풀 마지막 기회”라며 법원이 요구한 운영자금 2000억원 마련을 촉구했다.
서울회생법원은 지난 3일 회생계획을 뒷받침할 현실적이고 구체적인 자금조달 방안이 제시되지 않았다며 홈플러스 회생절차를 폐지했다. 다만 운영자금을 확보해 즉시항고할 경우 회생절차를 다시 진행할 가능성은 열어뒀다.
정치권의 대응은 책임 규명으로도 이어지고 있다. 국회 정무위원회는 홈플러스 사태 청문회를 추진하고 있다. 청문회에서는 운영자금 조달 과정과 경영 책임 등이 주요 쟁점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청문회는 야당 간사 선임 이후 여야 협의가 필요한 만큼 즉시항고 시한 이전 개최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당장은 이해관계자 간 협의를 통해 운영자금 조달 방안을 찾는 데 무게가 실리고 있다.
시민사회도 회생을 위한 해법 마련을 촉구하고 있다.
김상근 원로목사와 함세웅 원로신부 등 사회원로와 각계 대표 136명은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의 적극적인 개입과 이재명 대통령 면담을 요청했다. 이들은 홈플러스 사태가 노동자와 협력업체, 자영업자의 생계가 걸린 문제라며 운영자금 확보를 위한 정부의 역할을 요구했다.
노동계는 회생 지연에 따른 피해가 이미 현실화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홈플러스 일반노조는 MBK와 메리츠를 상대로 총력 투쟁에 돌입했다. 노조에 따르면 지난해 말 약 2만3000명이던 홈플러스 인력은 현재 약 1만2000명 수준으로 줄었으며, 주차·미화·물류 등 간접고용 노동자 1000여명이 일자리를 잃었다. 노조는 현재와 같은 상황이 이어질 경우 이달 말 직원 수가 9000명 수준까지 감소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또 노조는 일부 점포 폐점과 납품 차질로 영업 현장의 부담도 커지고 있다며 운영자금 확보가 늦어질수록 고용과 협력업체 피해가 더욱 확대될 수 있다고 밝혔다.
법조계는 법원의 결정이 회생 의지 자체보다 회생계획을 실제 이행할 수 있는 자금조달의 실행 가능성을 중시한 것으로 보고 있다. 법원이 요구한 것도 새로운 회생계획이 아니라 이를 뒷받침할 현실적이고 구체적인 운영자금 확보 방안이었다.
법조계에서는 즉시항고 시한까지 실행 가능한 자금조달 방안이 마련될지가 회생절차 재개의 최대 변수로 보고 있다. 자금조달이 현실화될 경우 회생절차가 다시 진행될 가능성이 있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 파산 절차로 이어질 가능성이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장세풍 기자 spjang@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