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증영상이 드러낸 경찰수사 허점, 법원으로

2026-07-08 13:00:03 게재
구글 검색 선호 출처로 추가

장윤기 수사팀장 영장심사

케이블타이 확보 누락 쟁점

경찰의 증거 보존 부실 의혹으로 시작된 장윤기 관련 사건이 법원의 첫 판단을 받는다. 광주지방법원은 8일 당시 수사를 지휘했던 광주 광산경찰서 수사팀장 A 경감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진행했다.

경찰청 특별수사팀에 따르면 A 경감은 지난 5월 장윤기 사건 수사 과정에서 차량에서 발견된 케이블타이와 리얼돌 등 주요 증거를 확보·보존하지 않은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A 경감을 직위해제했고 광산경찰서장과 당시 형사과장, 수사팀원 등 모두 6명을 대기발령했다.

사건의 전환점은 검찰이 확보한 사건 당일 채증영상이었다. 영상에는 수사팀원 여러 명이 차량에서 결박 도구로 추정되는 케이블타이를 발견하고도 그대로 두는 장면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 케이블타이의 행방은 확인되지 않고 있다. 이 물품은 범행 준비 여부를 보여주는 핵심 증거로 꼽힌다.

수사팀은 사건 초기 감식을 마친 뒤 다음 날 차량을 현직 경찰관인 장윤기의 아버지에게 인계했다. 이후 해당 물품의 행방은 확인되지 않고 있다.

검찰은 이 같은 경위에 주목해 관련 경찰관들을 공무상비밀누설과 증거인멸, 증거인멸 방조 혐의로 입건하고 지난 7일 광주 광산경찰서 형사과와 여성청소년과, 관련 경찰관 자택 등을 압수수색했다.

검찰은 장윤기 아버지와 담당 수사팀 사이에 수사 정보가 공유됐는지도 확인하고 있다. 수사 과정에서 확보한 통화 녹취에는 “경찰인 것을 모르게 하라는 취지의 윗선 지시가 있었다”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또 압수수색과 구속영장 청구 계획, 신상공개 심의 일정 등이 외부로 전달됐는지도 수사 대상에 포함됐다.

이어 장윤기 아버지가 사건 발생 사흘 만에 아들의 자취방에서 리얼돌과 휴대전화를 가져가 폐기한 정황도 확인했다고 밝혔다. 검찰은 리얼돌 등 확보된 증거를 토대로 장윤기를 강간살인 혐의로 재판에 넘겼다.

다만 장윤기 아버지는 친족 간 증거인멸 면책 규정이 적용될 가능성이 있어 현재 참고인 신분으로 조사를 받고 있다.

한편 이번 사건을 계기로 검찰 보완수사권을 둘러싼 논의도 가열되고 있다. 국회에서는 검찰 수사권과 보완수사권 조정을 둘러싼 법안 심사가 진행 중이어서 이번 사건이 관련 논의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홍범택·장세풍 기자 spja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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