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정책 사각지대 ‘대학 미진학자 관계 단절’

2026-07-08 13:00:02 게재

국회미래연구원 ‘청년 사회관계 지형’ 분석

대학 진학 여부, 사회관계망 가르는 기준선

정부·여당의 청년 정책 기조는 일자리 확보와 주거 안정, 출산 장려금 지급 등 경제적 지원에 방점이 찍혀 있다. 7일 열린 더불어민주당 청년 정책 간담회에서도 2030 세대에 대한 재정 투자를 위해 ‘청년특별기금’이 제안됐다.

최근 6.3 지방선거 이후 2030 세대 이탈을 마주한 여권이 청년 대책을 쏟아내고 있지만 정작 청년들의 다층적인 목소리를 담아내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와 관련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장은 8일 “정부 여당이 2030이 가진 고민에 대한 진단을 제대로 못하면서 올바른 대책도 세우지 못하고 있다”면서 “2030은 지속가능한 대한민국에 대한 관심이 제일 큰데 현 정부는 퍼주기식, 시혜적 정책 일변도로만 접근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2030세대는 정부가 제공하는 지원금을 받으면서도 결국은 미래세대인 자신들이 부담을 져야 한다는 인식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이를 부정적으로 평가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경제적 격차 외에 청년 세대 삶의 질을 결정하는 핵심 요소 중 하나인 ‘사회적 관계망 격차’는 여전히 정책적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국회미래연구원이 7일 발표한 ‘한국 청년들의 사회관계와 참여 지형’ 보고서에 따르면 청년들의 단절과 고립은 학력·지역·계층이라는 구조적 요인에 의해 체계적으로 누적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사회적 연결성을 가르는 결정적인 요소는 ‘대학 서열’이 아닌 ‘4년제 대학 진학 여부’인 것으로 분석됐다. 조사 결과 명문대 졸업자와 지방 4년제 대졸자 사이에는 관계망의 크기나 사회 참여도에서 유의미한 차이가 없었던 반면 대학에 진학하지 않은 청년층은 거의 모든 영역에서 심각한 단절을 겪고 있었다.

비수도권 4년제 대졸자(준거집단)와 비교했을 때 대학 미진학 청년의 사회단체 참여 강도 격차는 -0.544로 조사 대상 중 가장 컸다.

이들의 평일 혼밥 비율은 4.3%p, SNS 미사용 비율은 6.3%p 더 높았으며, 여가활동 빈도는 29.2%나 낮았다. 보고서는 4년제 대학 캠퍼스가 성인기 초반의 인적 네트워크를 형성하고 공동체 참여를 학습하는 핵심 공간으로 기능하면서 이 문턱을 넘지 못한 청년들이 초기 단계부터 구조적 불이익을 받고 있다고 해석했다.

지역과 계층에 따른 양극화도 뚜렷했다. 지방 소도시 및 농어촌 출신 청년의 연애·결혼 미경험(모태솔로) 비율은 서울 출신보다 10.5%p 높았고, 상위 25% 계층 출신 청년이 하위 25%에 비해 사회적 연결성이 월등히 높았다.

보고서는 청년 정책의 성과를 취업률이나 소득, 혼인율로 평가하는 관행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런 지표만으로는 청년들이 겪는 연결망 단절과 삶의 질 저하를 포착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청년의 사회적 단절을 해소하기 위한 방안으로 보고서는 실질적인 장벽을 낮추는 제도적 인프라 구축을 제언했다. 구체적으로 보면 △중소기업·소규모 사업장 중심의 직장 기반 동호회 지원 △지역 공동체 프로그램의 접근성 강화 △미진학 청년 사회 참여 프로그램 신설 등이다.

이번 조사는 2025년 11월 3일부터 12월 12일까지 전국 19~39세 청년 5185명을 대상으로 설문지 및 태블릿PC(TAPI)를 활용한 가구방문 면접조사 방식으로 진행됐다.

박소원 기자 hopepark@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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