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가 스타벅스 비용절감 무기 됐다
자체 소프트웨어 개발
MS·IBM 의존 낮춘다
세계 최대 커피 체인 스타벅스가 인공지능(AI)을 활용해 자체 업무용 소프트웨어 개발에 나섰다. 마이크로소프트와 IBM 등 대형 기술기업에서 사오던 일부 프로그램을 내부 시스템으로 대체해 비용을 줄이려는 전략이다. AI 투자 확산이 메모리 반도체 수요를 키우는 반면, 기존 소프트웨어 기업에는 고객 이탈 압박으로 번지고 있다.
블룸버그통신 9일 보도에 따르면 스타벅스는 재고 관리를 담당하는 마이크로소프트 시스템과 설비 유지·보수 관리를 맡는 IBM 도구를 대체할 내부 프로그램을 만들고 있다. 블룸버그가 확인한 내부 발표자료에 따르면 일부 자체 개발 소프트웨어는 시험 결과에 따라 내년 말까지 도입될 수 있다.
그동안 기업들은 업무 중단 위험과 자체 개발의 복잡성 때문에 대형 소프트웨어 업체에 의존했다. 하지만 AI가 코딩과 앱 개발을 쉽게 만들면서 계산이 달라졌다. 필요한 기능을 내부에서 만들 수 있다면 매년 반복되는 소프트웨어 사용료를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스타벅스가 보는 절감 여지도 크다. 아난드 바라다라잔 스타벅스 최고기술책임자(CTO)는 올해 초 내부 회의에서 회사가 소프트웨어에만 연간 약 4억달러를 쓴다고 밝혔다. 그는 “소프트웨어 지출을 줄일 분명한 기회가 있다”고 말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스타벅스는 현재 전체 비용을 20억달러 줄이는 턴어라운드 전략을 추진 중이다. 내부 발표자료에 따르면 기업기술팀은 9월 말 끝나는 회계연도에 예산을 약 3000만달러 줄일 계획이다. 이 가운데 약 1000만달러가 소프트웨어 비용 절감분이다. 외부 전문 서비스 업체 계약을 줄이고 일부 업무를 내부 인력으로 대체해 약 1300만달러도 추가로 아낄 계획이다.
회사는 매장 주문과 결제를 처리하는 판매시점관리 시스템도 자체 개발해왔다. 이는 현재 사용하는 기업용 소프트웨어 회사 오라클의 심포니를 대체할 수 있는 작업이다. 스타벅스는 내슈빌과 인도에 기술 인력이 근무할 사무소도 마련하고 있다. 지난해 2월 이후에는 기술직을 포함해 약 2300명을 줄였다.
다만 AI가 모든 업무를 빠르게 대체할지는 불확실하다. 스타벅스는 최근 매장 재고를 추적하던 AI 기반 시스템을 철회하고 수작업 재고 조사로 돌아갔다. 회사는 여전히 마이크로소프트 등 외부 업체 소프트웨어도 사용하고 있다.
이번 사례는 AI 투자 열풍의 수혜와 부담이 갈라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AI 사용이 늘수록 데이터 처리에 필요한 메모리 반도체 수요는 커질 수 있다. 반대로 기업 고객이 AI로 자체 프로그램을 만들기 시작하면 기존 소프트웨어 업체의 성장성에는 부담이 될 수 있다.
양현승 기자 hsyang@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