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사기 꼼짝마’ 상해위험분석서 활약

2026-07-10 13:00:27 게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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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개발원, 판결문과 자동화 연계 추진

보험개발원이 법원과 수사기관 등에 제공하는 ‘상해위험분석서’가 경미한 자동차 사고를 둘러싼 무분별한 분쟁 해결과 보험사기 적발에 기여를 하고 있다.

10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지난 7일 경기도 이천에 위치한 보험개발원 자동차기술연구소에서는 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 국토교통부, 경찰청, 학계 및 보험업계, 한국도로교통공단, 한국교통안전공단 자동차안전연구원 등 유관 기관 관계자들이 대거 참석한 가운데 ‘자동차사고 보험사기 방지 세미나’가 개최됐다.

이날 세미나에서는 공학적 분석을 통해 과도한 합의금 청구를 방어한 구체적인 최신 사례들이 공유됐다.

올 3월 부산에서 이륜차(오토바이)를 운행하던 남성을 차량이 추돌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피해 남성은 고액의 합의금을 요구했으나, 보험개발원이 블랙박스 영상 등을 토대로 사고 상황을 과학적으로 재현한 결과 충돌 당시 속도는 시속 5km 미만의 저속이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게다가 자체 실험 결과 MRI, 근전도, 신경전도 검사에서도 아무런 이상 징후가 발견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앞서 2월 서울에서 발생한 차대차 추돌사고 역시 마찬가지다. 피해 차량 탑승자 2명이 합의금으로 1300만원을 요구했으나, 이 사건 역시 시스템으로 재현한 결과 충돌 속도가 시속 2.4km에 불과해 상해를 입을 가능성이 희박하다는 결론이 나왔다.

보험개발원에 따르면 경상환자의 평균 진료비는 2015년 39만2000원에서 2024년 기준 90만1000원으로 10년 새 두배 가까이 폭증했다. 반면 같은 기간 중상자의 평균 진료비는 1029만 원에서 1549만 원으로 25.1% 늘어나는 데 그쳤다. 보험업계가 경미한 사고 탑승자들의 과잉진료와 과도한 합의금 요구를 보험료 인상을 유발하는 ‘보험금 누수’의 주원인으로 지목하는 이유다.

이처럼 무분별한 경미 사고 분쟁과 소송, 수사 과정에서 단비같은 존재가 바로 상해위험분석서다. 자동차사고 관련 국내 최대 빅데이터를 보유한 보험개발원은 2020년 이후 총 4168건의 상해위험분석서를 발급해 법원 검찰 경찰 금감원 보험사 등에 제공해왔다.

환자가 고통을 호소하면 의사는 진단서를 발급할 수밖에 없다. 반면 상해위험분석서는 물리적으로 상해가 발생할 수 없는 사고라는 점을 입증하는데 쓰이는데, 과도한 보험금 청구를 차단할 수 있는 수단으로 자리잡고 있다.

특히 지난해 발급된 분석서의 활용 현황을 보면 감액 합의 유도가 814건으로 가장 많았고 다음으로는 보험금 청구 포기(229건), 과잉 치료 중단(162건) 등으로 집계됐다. 아예 범죄 수사에 쓰인 것도 36건이나 됐다.

지난 2020년부터 2021년까지 14개월 동안 혼자서 12건의 자동차 사고를 연달아 낸 의심 운전자가 있었다. 조사 기관들은 블랙박스 영상, 위성사진, 현장 조사 데이터, 도로 구조 정보와 함께 보험개발원의 상해위험분석서를 종합 증거로 제출했다. 결국 해당 운전자는 사기 수법이 고스란히 입증되어 법원으로부터 보험사기방지특별법 위반 혐의로 징역형 실형을 선고받았다. 일선 경찰서 역시 경미한 접촉 사고가 발생했을 때 이 분석서를 토대로 상해 가능성이 없다고 판단되면 가해 운전자에게 무리한 벌점을 부과하지 않는 기준으로도 활용하고 있다.

법정 소송에서 직접 증거로 활용된 316건의 분석서 중, 부당한 보험금 누수를 완벽히 차단해 낸 비율은 무려 95%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보험개발원 관계자는 “공학적 사고원인 분석을 통해 지능화되는 자동차 보험사기를 정밀하게 잡아내고, 결과적으로 선량한 대다수 보험 가입자들의 보험료 부담 피해를 막아내고 있다”며 “앞으로 경미 사고 상해위험분석서 데이터와 법원 판결문 데이터를 연계하여 분석 프로세스를 실시간 자동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오승완 기자 osw@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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