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세청, 폭리 탈세 114곳 적발…3195억 추징

2026-07-13 13:00:11 게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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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징세액 상위 10개 업체, 전체 78% 차지

물가상승을 조장해 부당한 이득을 얻은 기업들의 탈세 행위가 대거 적발됐다.

12일 국세청은 114개 업체를 적발해 3195억원을 추징했다고 밝혔다. 추징세액 상위 10개 업체의 세액 합계가 2480억원으로 전체의 약 78%를 차지했다.

국세청 조사 결과 적발된 기업들은 시장의 우월적 지위를 이용해 가격을 인상한 뒤 교묘한 방법으로 세금을 탈루해 온 것으로 드러났다.

국세청에 따르면 대형 F&B 프랜차이즈 본사인 D사는 제품 가격은 그대로 두는 대신 용량을 줄이는 이른바 ‘슈링크플레이션(Shrinkflation)’ 수법으로 실질적인 가격 인상 효과를 누렸다. 이 과정에서 원재료 매입 과정에 특수관계법인을 끼워 넣어 원자재를 고가로 매입하는 방식으로 이익을 몰아주고 계열사 홍보비 20여억원을 대납하는 등 법인 소득 총 700억원을 탈루한 것으로 드러났다. 국세청은 약 200억원의 세금을 추징했다.

유명 커피 프랜차이즈 업체의 경우 수입 원두가격 상승을 핑계로 커피 가격을 올린 뒤 뒤로는 사주 일가에게 가공 급여 명목으로 20억원을 지급해 자금을 유출했다. 사주의 자녀는 부모로부터 부동산·주식 취득자금 40억원을 지원받고도 증여세를 신고하지 않았다가 덜미를 잡혔다.

우월적 지위를 가진 시장 독·과점 업체의 횡포도 심각했다. 한 종합식품 제조업체는 제품 가격을 5%가량 인상한 뒤 유통업체 입점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200억원에 달하는 접대성 판매장려금을 지급하고 이를 물류비로 변칙 회계처리했다가 적발돼 200억원을 추징당했다. 유명 상조업체는 기존 상품을 폐지하고 유사한 신규 상품을 출시하는 방식으로 가격을 수십 퍼센트 올린 뒤 실제 근무하지 않은 사주 자녀와 사주의 가사도우미에게 인건비 수억원을 법인 비용으로 지급했다가 50억원을 추징당했다.

정부 정책을 악용하거나 공정 경쟁을 훼손한 행위도 적발됐다. 한 식음료 제조업체는 물량 상한을 우회해 정부의 할당관세 혜택을 더 받으려고 퇴직 직원 명의의 위장업체를 내세워 원재료를 수입했다. 이 과정에서 허위 세금계산서를 수취해 매입세액을 부당 공제받은 사실이 확인돼 70여억원을 추징당하고 관계자들은 검찰에 고발됐다.

또한 공공기관 입찰 담합에 가담한 한 전자부품 제조업체는 불법 지출한 담합 수수료 수억원을 비용으로 처리하고 연구업무를 하지 않는 직원의 인건비 80억원을 연구·인력개발비 세액공제로 허위 청구했다가 40억원을 추징당했다. 사주 일가가 법인 신용카드를 골프장, 백화점, 유흥업소 등에서 사적으로 쓴 사실도 이번 조사에서 함께 적발됐다.

국세청은 물가안정이 민생의 최우선이라는 국정 기조에 따라 부당하게 폭리를 취하며 서민 경제에 부담을 주는 탈세자에 대해 모니터링을 한층 강화할 방침이다.

국세청은 “지속적인 모니터링을 통해 경제 여건을 핑계로 과도하게 가격을 올리면서 마땅히 내야 할 세금을 탈루한 것으로 확인된 업체는 즉시 조사 대상으로 선정할 것”이라며 “조사 때는 가능한 모든 수단을 동원해 철저히 검증하는 한편, 조세포탈, 거짓 세금계산서 수수 등 조세범칙행위가 적발되면 조세범 처벌법에 따라 처벌받도록 조치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형재 기자 hjlee@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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