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제조업 ‘외형 회복’에도 고용·수익성은 냉기

2026-07-14 13:00:12 게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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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PMI 반등에도 제조 현장은 ‘냉골’

원가 상승·대금 경색에 수익 개선 난망

최근 중국의 수출·생산 지표가 반등하며 경제 회복 기대감을 키우고 있지만 실물 제조 현장의 체감 경기는 여전히 차갑다. 치솟는 원자재가격 등의 영향으로 외형적 주문 증가에도 불구하고 수익성 개선으로 이어지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중국 제조업의 중추인 남부 주강 삼각주의 수출 기업들의 인터뷰를 바탕으로 비용 상승과 경색된 대금 결제 조건 탓에 늘어난 매출만큼 수익을 내지 못하는 상황에 대해 12일 보도했다.

최근 발표된 중국 국가통계국 6월 공식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를 보면 생산과 신규 주문이 개선되며 확장 국면에 진입했다. 미·중 무역 환경의 일부 개선으로 미국발 등 해외 주문량은 다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원자재 및 핵심 부품 가격이 급등하며 현지 전자제품 수출업체들의 실적 개선으로는 이어지지 못하고 있다.

지난달 23일 중국 동부 산둥성에 위치한 칭다오항 컨테이너 터미널에 선적 컨테이너들이 쌓여 있다. AFP=연합뉴스

광저우 소재 전자·조명 제조업체인 에이 디라이트 그룹 관계자는 “원자재 가격이 매일 상승하고 있으며, 특히 인공지능(AI) 관련 수요 강세로 인해 커패시터, 저항기 등 일부 특수 전자 부품 가격은 4배, 5배, 심지어 10배까지 폭등했다”고 말했다.

비용 상승 압박은 공급망 내 거래 관행의 변화로 이어져 제조업체들의 현금 흐름을 더욱 악화시키고 있다. 원자재 공급업체들은 가격 변동성 리스크를 회피하기 위해 기존의 신용 거래 대신 인도 전 현금 결제를 요구하는 추세다.

에이 디라이트 그룹 관계자는 “현금 결제를 요구하는 공급업체가 늘어났고 이로 인해 현금 흐름이 이전보다 훨씬 타이트해졌다”면서 “예전에는 견적 유효기간이 몇주씩 갔지만 지금은 원자재 가격이 워낙 빠르게 변해 단 이틀만 유효하다”고 설명했다. 또한 가격 급등 전에 체결한 상당수 수출 주문은 현재 손해를 보며 납품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수출 성장세가 산업 전반으로 고르게 분산되지 못하고 있는 점도 문제로 지적된다. 유럽으로 수출되는 에어컨·선풍기 등 일부 호조 품목이나 고부가가치 산업, 강력한 해외 채널을 보유한 기업들은 수혜를 입고 있는 반면 중국 고용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전통 중소 제조업체들은 과잉 생산과 내수 부진으로 고전하고 있다.

실제로 6월 제조업 PMI 중 생산 지표는 개선됐으나 고용 지수는 여전히 위축 국면에 머물렀다. 이는 기업들이 수출 물량 소화를 위해 공장은 가동하되 수익성 악화로 인해 신규 채용이나 설비 투자를 유보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선전의 현대관찰연구소 류카이밍 분석가는 “비용 상승과 수출 호조 사이의 괴리가 중국 제조업계 상당 부분을 뒤흔들고 있으며 기업들의 이익 창출 노력을 좌절시키고 있다”면서 “이것이 강한 수출 호조가 아직 고용, 투자, 혹은 국내 소비의 광범위한 회복으로 이어지지 못하고 있는 이유”라고 진단했다.

이에 따라 제조업계의 관심은 이달 말 개최 예정인 중국 공산당 중앙정치국 회의에 집중되는 분위기다. 통상 7월 회의에서 지도부가 상반기 경제 성과를 평가하고 하반기 정책 노선을 수립하는 만큼 현장의 비용 압박을 완화하거나 내수를 부양할 수 있는 실질적인 정책 조치 제시 여부가 향후 중국 제조업 경기 향방의 변수가 될 전망이다.

박소원 기자 hopepark@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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