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주요국 ‘비대면 초진’ 처방범위 제한 안해

2026-07-15 13:00:03 게재
구글 검색 선호 출처로 추가

원산협, OECD 6개국 비대면진료 정책현황 조사

OECD 사무국 “정책적 유연성 확보가 가장 중요”

“데이터·의료인 임상판단 기반 합리적 규제 필요”

해외 주요국의 비대면진료 정책이 국내 논의내용과 상당한 차이를 보였다. 한국은 ‘일률 규제’인 반면 해외는 ‘의사의 전문적 임상 판단’을 중시했다.

코리아스타트업포럼 원격의료산업협의회(원산협)는 14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6개국 비대면진료 정책현황 조사’ 결과를 공개했다.

조사는 미국 호주 뉴질랜드 독일 덴마크 스웨덴을 대상으로 6월 1일부터 7월 1일까지 진행했다. 정부 유관단체 기업에 대한 이메일 질의와 OECD 사무국 면담(화상)을 실시했다.

원산협 조사결과에 따르면 국내에서 쟁점인 △비대면 초진 처방일수 일률 제한(7일이내 등) △특정 의약품 초진 처방 금지 △비대면진료 후 의약품 대면수령 원칙과 같은 규제를 운영하는 국가는 확인되지 않았다.

조사에 응한 6개국 모두 비대면 초진을 이유로 처방일수를 제한하지 않았다. 처방 범위는 정부가 정한 ‘행정기준’이 아니라 의료인의 ‘임상적 판단’에 맡기고 있었다.

미국 비대면진료협회(ATA)는 “처방일수는 비대면 여부에 따른 행정적 상한이 아니라 의료인의 임상적 판단과 의무 기록에 따라 결정된다”고 밝혔다. 덴마크 내무보건부도 “비대면진료는 대면진료와 동일한 법률과 진료 기준을 적용받는다”고 회신했다.

우리나라는 비대면 초진 환자의 처방일수를 최대 7일 이내로 제한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비대면 초진이라는 이유만으로 특정 의약품 처방을 금지하는 국가도 없었다.

대부분 국가는 마약류 등 고위험 의약품에 대해서만 대면·비대면 구분없이 동일한 규제를 적용하고 있다.

처방가능 여부 역시 의약품 위험도와 의료인 판단이 기준이었다.

독일에서 비대면진료중개서비스를 제공하는 디지털헬스케어플랫폼 독토립(Doctolib)은 “마약류 등 일부 고위험 의약품을 제외하면 초진, 재진과 무관하게 비대면으로 처방이 가능하다”고 답했다.

뉴질랜드 보건부도 “비대면 초진 시 처방가능한 의약품에 대한 별도제한은 없으며 의료인의 임상적 판단에 따른다”고 전했다.

원산협은 “국내의 경우 탈모치료제 항생제 등 의약품의 비대면 초진처방 전면금지가 검토되고 있다”며 “주요국의 ‘의약품 위험도’를 중심으로 설계된 안전규제와는 차이가 있다”고 설명했다.

조사대상 6개국은 모두 비대면진료 이후 의약품 배송도 허용하고 있다.

미국 비대면진료협회(ATA)는 “의약품 배송은 원칙적으로 허용되며 마약류도 배송자체를 금지하기보다 배송방식에 관한 조건을 두는 방식으로 관리한다”고 밝혔다. 호주 역시 약사의 ‘간접조제(비대면 조제 및 배송)’를 공식 기준으로 허용하고 있다.

반면 우리나라는 일부 의료취약계층을 제외하면 의약품 배송을 전면금지하고 있다.

원산협은 OECD 사무국(보건부문)과도 세계정책 트렌드에 대해 화상면담을 진행했다. 담당 보건경제학자는 “인공지능(AI) 등 신기술이 의료분야에 빠르게 포용될 수 있도록 비대면진료와 디지털헬스에 대한 ‘정책적 유연성’(flexibility of policy) 확보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원산협은 “이번 조사결과가 주요 OECD 국가들이 비대면진료를 행정적 기준에 따른 일률 규제보다 의료인의 임상적 판단과 의약품 위험도 등 명확한 과학적 근거 기반으로 제도를 설계·운영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이슬 원산협 공동회장은 “우리나라 정부도 주요국 사례를 참고하고 축적된 현장 데이터, 경험을 반영해 설계할 필요가 있다”면서 “효과적인 제도를 만들기 위해 종합적인 검토와 협의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전했다.

김형수 기자 hskim@naeil.com

김형수 기자 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