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임 떠넘기기에 막힌 홈플러스 해법

2026-07-15 13:00:11 게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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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조, MBK 면담 취소에 정부 개입 압박 … 15일 청와대 앞 집회

홈플러스 회생의 마지막 고비를 앞두고 대주주 MBK파트너스와 노동조합의 대화가 무산됐다. 마트산업노조 홈플러스지부는 15일 MBK 본사 앞에서 집회를 연 뒤 청와대 앞까지 행진하며 정부의 직접 개입과 긴급 대책 마련을 촉구할 예정이다.

마트산업노조 홈플러스지부는 14일 서울 강서구 홈플러스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MBK의 일방적인 면담 취소를 규탄했다. 이날 오후 예정됐던 김광일 MBK파트너스 부회장 겸 홈플러스 대표이사와의 면담은 회사측이 당일 오전 회생절차 관련 일정을 이유로 연기하면서 무산됐다. 노조는 지난 10일 MBK 본사에서 연좌농성을 벌인 끝에 어렵게 성사시킨 면담 약속이 일방적으로 깨졌다고 주장했다.

안수용 홈플러스지부장은 “납득하기 어려운 이유로 면담을 취소했다”며 “기자회견을 하면 면담이 어려울 수 있다는 취지의 통보를 받았고 면담 결과도 공개하지 말라는 요구를 받았다”고 말했다.

이어 “회생 자금을 둘러싼 실체는 MBK와 메리츠금융그룹이 서로 부담을 미루는 것”이라며 “정부가 더 이상 방관하지 말고 정상화를 위한 긴급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노조는 면담에서 2000억원 규모의 긴급 운영자금(DIP) 조달 방안과 즉시항고 계획을 확인할 계획이었다. 강우철 마트산업노조 위원장은 “20일까지 자금 조달 계획을 마련해 즉시항고해야 절차를 이어갈 수 있다”며 “대주주가 구체적인 방안을 제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운영자금 조달을 둘러싼 MBK와 메리츠의 입장 차도 좁혀지지 않고 있다. 메리츠는 MBK와 김병주 회장의 보증 등을 조건으로 1000억원 지원 의사를 밝혔지만, MBK는 회생에 필요한 2000억원 전액 지원이 선행돼야 한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주주와 최대 채권자가 서로 상대방의 결단을 요구하는 사이 협상은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다. 법원의 회생절차 폐지 결정 이후 홈플러스는 1997년 대구 1호점 개점 이후 28년 만에 처음으로 모든 대형마트 점포의 문을 닫았다.

유통업계에서는 시간이 갈수록 정상화 가능성이 낮아지고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한 관계자는 “운영자금 확보가 늦어질수록 회생보다 파산 가능성이 커질 수밖에 없다”며 “홈플러스만의 문제가 아니라 대형마트 업계 전체가 긴장하며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사태가 장기화하면 협력업체와 입점업체의 피해도 불가피하다. 홈플러스에는 4600여개 협력업체와 8000여개 입점업체가 거래하고 있다.

노조는 홈플러스 사태를 노동자와 입점업체, 협력업체 등 약 10만명의 생계가 걸린 문제로 보고 범정부 차원의 비상대책기구 구성을 요구하고 있다. 15일에는 서울 광화문 MBK 본사 앞에서 집회를 연 뒤 청와대 앞까지 행진하며 정부의 직접 개입을 촉구할 계획이다.

한편 또 다른 노동조합인 홈플러스 일반노동조합은 14일 메리츠금융측과 만나 MBK·메리츠·노조가 참여하는 3자 회동을 제안하며 사태 해결을 위한 대화 재개를 요청했다.

서울회생법원은 지난 3일 홈플러스 회생절차 폐지를 결정했다. 홈플러스는 오는 20일까지 즉시항고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그때까지 자금 조달 방안이 마련되지 않으면 회생 절차를 되살리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장세풍 기자 spja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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