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닭고기 담합’ 형사재판, 대법 판결 후 재개
육계업체 2년 만의 재판서 혐의 부인
법원 “행정소송 대법원 판단 뒤 재판”
치킨과 삼계탕 등에 쓰이는 닭고기의 가격을 장기간 담합한 혐의로 기소된 국내 주요 육계가공업체들의 형사재판이 관련 행정소송 대법원 판결 이후로 미뤄지게 됐다.
서울중앙지방법원 형사3단독 이호선 판사는 14일 공정거래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하림 올품 한강식품 동우팜투테이블 마니커 체리부로 등 6개 업체와 사단법인 한국육계협회, 변 모 전 육계협회장에 대한 공판기일을 진행했다.
이날 재판은 지난 2024년 4월 공판이 있은 뒤 2년 3개월 만에 재개됐다. 피고인들은 법정에서 정부의 수급조절 정책에 따른 행위였을 뿐 담합이 아니라고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이 판사는 동일한 쟁점의 사건이 대법원에 계류 중인 점을 고려해 그 판결 결과를 확인한 뒤 재판을 종결하기로 했다.
앞서 검찰은 2022년 6월 이들 업체와 협회가 2005년 11월부터 2017년 7월까지 수십 차례 육계 등 신선육 판매가격을 담합하고 생산량과 출고량을 공동으로 조절하는 방식으로 시장경쟁을 제한한 것으로 보고 기소했다.
이날 하림 올품 한강식품측은 “경쟁제한성과 부당성이 인정되지 않고, 문제가 된 행위를 하나의 공동행위로 평가할 수도 없다”고 주장했다.
동우팜투테이블과 체리부로도 양벌규정 적용이 어렵다거나 공소시효가 지났다며 무죄를 주장했다. 마니커도 같은 취지의 의견을 밝혔다.
재판에서는 관련 행정소송의 진행 상황도 거론됐다. 피고인측은 마니커와 하림 등이 공정거래위원회를 상대로 제기한 과징금 부과처분 취소 소송이 현재 서울고등법원 등에 계류 중이라고 밝혔다. 이어 동일한 쟁점을 다루는 오리 담합 사건에서도 하급심 판단이 엇갈리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 판사도 “우리 사건과 쟁점이 사실상 동일하다”며 대법원 판단을 확인할 필요성이 있다는 취지의 의견을 밝혔다.
이에 변호인들은 “대법원에서 종합적인 법률 검토를 거쳐 선고할 예정인 만큼, 해당 판결 결과를 지켜봐 달라”고 요청했다. 검찰 역시 “관련 사건의 대법원 선고 결과에 따라 구형에 차등을 둘 필요가 있어 판결을 기다리겠다”고 밝혔다.
이 판사는 관련 사건 대법원 판결 결과를 확인한 후 재판을 속행하기로 하고 다음 공판기일을 지정하지 않았다. 향후 재판은 연말쯤 재개될 전망이다.
박광철 기자 pkcheol@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