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6월 소비자물가 전년 동월 대비 ‘3.5%’…전망치 하회

2026-07-15 13:00:14 게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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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원물가 2.6% … 유가 하락에 예상보다 빠르게 ‘둔화’

워시 의장 ‘물가 안정’ 최우선 과제 … 연준 독립성 강조

미국 6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전년 동월 대비 3.5%를 기록하면서 시장 전망치를 하회했다. 근원물가 상승률도 2.6%로 예상치를 밑돌았다. 지난달 국제 유가 하락으로 인해 예상보다 물가 상승률이 빠르게 둔화한 모습이다. 한편 케빈 워시 미 연방준비제도 의장은 하원에 출석해 ‘물가 안정’이 최우선 과제라며 연준의 독립성을 거듭 강조했다.

14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 국회의사당에서 열린 ‘연방준비제도의 반기 통화정책 보고서’ 청문회에서 케빈 워시 연방준비제도 의장이 하원 금융서비스위원회에 출석해 증언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6년 만에 처음으로 전월 대비 하락 = 14일(현지시간) 미국 노동부 노동통계국은 6월 미국의 헤드라인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년 동월 대비 3.5% 상승했다고 밝혔다. 월간 상승률은 0.4% 하락했다. 각각 시장 예상치 3.8%, -0.1%를 밑도는 수치다. 에너지·식품을 제외한 근원 CPI 상승률도 2.6%, 0.0%를 기록해 전월(각각 2.9%, 0.2%) 및 예상치(각각 2.8%, 0.2%) 대비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특히 CPI가 전월 대비 하락한 것은 6년 만에 처음이다.

이번 결과는 전월 대비 에너지 가격이 큰 폭으로 떨어진 것에 기인한다. 항목별로 보면 헤드라인 물가 하락에는 에너지 가격이 전월 대비 5.7%, 휘발유 가격이 9.7% 하락한 영향이 컸으나, 근원물가의 세부 내용도 전반적으로 우호적이었다. 주거비 상승률은 전월 대비 0.1%로 2021년 1월 이후 가장 낮았고, 자동차보험료는 2.0%, 의료비는 0.1%, 중고차 가격은 0.2% 하락했다.

안예하 키움증권 연구원은 “에너지 가격 하락뿐 아니라 주거비와 보험료 등 주요 서비스 물가까지 안정됐다는 점에서, 유가 충격 2차 파급이 아직 나타나지 않고 있음을 보여준다”며 “연준의 연내 금리 인상 우려는 점차 완화되는 과정에 진입했다"고 판단했다.

◆인플레이션 우려 여전 =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 워치 기준 전일 42%까지 상승했던 7월 금리 인상 확률은 16%로 하락했다. 블룸버그는 “시장에서는 인플레이션 우려가 완화되면서 7월 금리 인상 가능성이 감소했고, 이번 결과가 올해 금리 동결이 지속될 것이라는 의견을 뒷받침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다만 연간 기준으로는 물가가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최근 유가 상승을 고려하면 이러한 흐름은 곧 사라질 수 있다는 경고도 나왔다. 근원 CPI의 하락세는 제한적이며 중동 정세에 따라 인플레이션 문제가 재차 불거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최근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싼 미국과 이란 간 긴장이 다시 고조되고 미국이 대이란 해상 봉쇄를 재개해 전날 국제 유가가 급등하는 등 인플레이션을 둘러싼 우려는 여전히 남은 상황이다. 최근 중동발 지정학적 리스크가 다시 부각되면서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배럴당 80달러 내외로 상승했다.

◆워시 의장, CPI 둔화에도 “해야 할 일 남아” 경계 = 한편 워시 연준 의장은 미국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예상보다 빠르게 둔화했다는 노동통계국의 이날 발표와 관련해 “아직 안심하기 이르다”며 “아직 해야 할 일이 남았고 임무 완수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승리 선언에 선을 그었다.

워시 의장은 이날 하원 금융서비스위원회 청문회에 출석해 “연준의 최우선 목표는 통화정책을 올바르게 운용하는 것”이라며 “위원들은 지속적으로 높은 수준의 인플레이션을 용납하지 않고, 물가 안정을 회복하겠다는 확고한 의지를 공유한다”고 밝혔다.

그는 또 “인플레이션이 미국 국민과 기업에 부과된 세금과 같다”며 “이를 없애기 위해 통화정책을 근본적으로 바꾸는 정책의 ‘체제 변화’를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특히 워시 의장은 “2020년 도입했던 유연평균물가목표제(FAIT)가 당초 목표를 달성하지 못했다”며 “내가 취임하기 전에 이를 폐기한 것은 다행”이라고 언급했다.

연준 개혁과 관련해서는 연말까지 결과가 나올 것이라는 예상을 내놨다. 워시 의장은 취임에 맞춰 대차대조표와 소통 체계 등 5가지 분야에서 태스크포스(TF)를 구성했다.

워시 의장은 대차대조표 정책에 변화가 있을 경우 사전에 충분히 알리고 설명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연준이 경제 위기 극복을 명분으로 양적완화 정책을 펴면서 대차대조표가 비대해져 이를 축소해야 한다는 입장을 보여왔다. 워시 의장은 연준 소통 체계와 관련해서도 “조금 신중을 기하는 것이 적어도 저로서는 ‘볼’과 ‘스트라이크’를 판정하는 더 나은 방법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금리 인하 압박에도 독립성 유지 = 트럼프 대통령의 금리 인하 압박과 관련해 연준의 독립성을 해치지 않겠다는 입장을 거듭 밝혔다. 워시 의장은 트럼프 대통령이나 참모진이 통화정책 압박을 가하며 워시 의장을 표적으로 삼을 경우에 대한 질문에는 “법원이 이미 답을 한 문제”라면서 “내 일을 계속하겠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리사 쿡 연준 이사 해임에 제동을 건 연방대법원의 최근 판결을 지칭하는 것으로, 연준 독립성 유지의 필요성을 재차 확인한 셈이다. 트럼프 대통령을 위해서 일하느냐는 질문에는 “우리는 독립적이고, 독립적이어서 영광”이라고 답했다. 워시 의장은 트럼프 대통령이 데이터에 반하는 방향으로 압박을 가해온다면 어떻게 하겠느냐는 질문에도 “법을 준수하고 데이터를 따르며 가장 최선의 판단을 내리겠다는 약속을 드리겠다”고 했다.

한편 워시 의장은 인공지능(AI) 관련 기업투자가 현 경제 상황의 “가장 두드러진 특징”이라고 지목하며 “AI 투자 확대가 관련 장비 및 소프트웨어 중심으로 막대한 수요를 이끌고 있다”고 발언했다. 다만, AI 투자가 경제에 미칠 영향에 대해서는 “경제가 AI 인프라 확충으로부터 어느 정도의 수혜를 입을지는 우리도 알 수 없다”라고 평가했다.

김영숙 기자 kys@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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