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대, 청년교육 넘어 평생직업교육 거점으로
전문대협 ‘AI 시대 전략과제’ 발표 … 실무인재 양성·직업교육법 제정 제안
전문대학을 청년 중심 직업교육기관에서 전 국민을 위한 평생직업교육 거점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정책 제안이 나왔다. 인공지능(AI) 확산으로 산업 현장의 인력 수요가 빠르게 바뀌는 만큼 연구개발 인력뿐 아니라 AI를 활용할 수 있는 실무형 전문기술인력을 체계적으로 키워야 한다는 취지다.
한국전문대학교육협의회 부설 한국고등직업교육연구소는 15일 ‘2026 전문대학 전략과제’를 발표했다. 연구소는 지난해 내놓은 ‘2025 전문대학 정책 아젠다’ 12개 과제 가운데 9개가 정부 정책과 재정지원사업, 법·제도에 반영된 만큼 이번 전략은 이를 구체화한 후속 과제라고 설명했다. 새 비전으로는 ‘AI를 다루는 기술, K-Skill Up’을 제시했다.
연구소는 산업 현장에서 가장 시급한 과제로 실무기술인력 부족을 꼽았다. 첨단산업 인재정책이 석·박사급 연구인력 양성에 집중되는 사이 생산현장은 기술인력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시스템 신산업에서는 연구개발보다 생산기술 직종의 인력 비중이 가장 크고 부족 규모도 가장 큰 것으로 분석했다. 기업 규모가 작을수록 인력난이 심해 중소기업의 기술인력 확보가 더 어려운 것으로 나타났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권역별 전략산업과 연계한 인공지능·디지털 교육을 확대하고 채용과 연계한 현장실습을 강화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생산공정에 인공지능과 데이터를 활용하는 교육을 늘리고, 위험한 작업은 가상현실(VR)과 증강현실(AR) 등을 활용해 실습하도록 했다. 또 퇴직 명장의 기술을 청년 기술인에게 전수하고 재직자의 직무 전환 교육도 확대해 현장 적응력을 높이겠다는 구상이다.
지역 산업과 연계한 인재 양성도 전략에 포함됐다. 보건의료와 돌봄, 에너지, 공공안전 등 지역 수요가 높은 분야를 중심으로 전문대학을 특성화하고 산학협력을 확대해 교육과 취업, 지역 정착으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겠다는 것이다.
교육 대상도 청년에 머물지 않았다. 재직자와 성인학습자, 경계선지능인과 장애학생, ‘쉬었음’ 청년, 외국인 유학생까지 맞춤형 교육을 확대하고 학습 이력을 디지털 방식으로 관리해 취업과 직무 전환에도 활용하는 방안도 담았다.
연구소는 직업교육을 뒷받침할 제도 정비도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직업교육과 평생교육, 직업훈련이 여러 법률과 부처로 나뉘어 운영되면서 정책 간 연계가 부족한 만큼 직업교육법을 제정하고 교육세와 연계한 고등직업교육 재원을 마련해야 한다는 것이다. 범부처 협력체계를 통해 직업교육과 평생교육, 직업훈련을 함께 운영하는 방안도 제시했다.
이병규 한국고등직업교육연구소장은 “전문대학이 청년 교육기관을 넘어 지역 산업과 평생직업교육을 함께 책임지는 핵심 기관으로 자리매김해야 한다”며 “인공지능 시대에 필요한 실무형 전문기술인력을 지속적으로 길러낼 수 있는 제도적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