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발적 범행’이라더니…장윤기, 여고생 노렸다

2026-07-16 13:00:04 게재
구글 검색 선호 출처로 추가

휴대폰 포렌식서 흔적 발견

검찰, 경찰지휘부 수사 확대

광주 여고생 살인범인 장윤기(23)가 범행 전부터 피해자를 인지했을 것으로 추정되는 정황이 수사과정에서 발견됐다. 하지만 광주 광산경찰서 수사팀이 이를 알고도 확인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특별수사단은 15일 중간수사 발표에서 “장윤기가 검거될 당시 확보한 휴대폰 공기계 포렌식 결과에서 이 같은 흔적을 발견했다”며 “상대방(이채원양)은 몰랐지만 장윤기는 알고 있었을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장윤기 사건' 중간 수사 결과 브리핑하는 경찰 15일 광주경찰청 기자실에서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특별수사단이 장윤기 사건을 둘러싸고 불거진 증거인멸·유착 등 의혹에 대한 중간 수사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전남광주 연합뉴스

특별수사단은 당초 우발적 범행을 주장한 장윤기가 범행 이전부터 이채원 양을 알고 있었다면 성폭행할 목적으로 치밀하게 범죄를 준비했다고 추정할 수 있는 만큼 당시 수사팀이 이를 인지하고도 확인하지 않은 경위를 수사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광주지검 관계자는 “장윤기가 피해자를 미리 알았다는 사실이 밝혀지면 재판에서 매우 중요한 증거가 된다”며 “경찰에 관련 내용을 확인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그동안 경찰 수사 과정에서 우발적 범행을 주장한 장윤기는 지난 13일 광주지법에서 열린 2차 공판에서 성범죄 목적의 범행을 인정했다.

특별수사단은 이날 오전 광산경찰서 강력팀장 A경감(57)을 증거은닉 등 혐의로 구속 송치했다.

A경감은 장윤기 체포 직후 주거지와 차량 수색 과정에서 성폭행 목적의 살인을 입증할 수 있는 리얼돌과 케이블타이 등을 압수하지 않고 증거물에서 누락한 혐의를 받고 있다.

특별수사단에 따르면 A경감은 ‘성적 동기 개입 가능성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는 팀원에게 ‘성적 목적’을 배제한 수사보고서를 작성토록 했다.

또 “폐쇄회로(CC) TV 영상에서 장윤기의 차량 뒷문이 열려있는 것 같다”는 팀원의 분석 보고서도 묵살했다. 주요 증거물을 확보하지 않은 상태에서 장윤기의 부친에게 집 비밀번호와 차량 열쇠를 전달하라고 팀원에게 지시한 것도 A경감이다.

이에 대해 A경감은 “압수하지 않은 증거물은 살인의 주요 증거가 아니라고 판단했다”며 ‘영상 삭제’에 대해선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특별수사단은 A경감의 지시로 주요 증거가 압수되지 않았고, 이에 따라 장윤기에게 강간 등 살인혐의가 아닌 일반 살인 혐의가 적용된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강력팀장이 주요 증거를 확보하지 못한 이유에 대해 ‘윗선’을 지목한 만큼 윗선의 개입 여부에 대해 수사를 확대할 방침이다.

한편 검찰은 이날 광주경찰청을 세 번째 압수수색하는 등 수사 대상을 경찰 지휘부로 확대했다. 검찰은 광주청 지휘라인을 대상으로 증거물 누락 경위와 살인죄 혐의만 적용한 경위 등을 조사 중이다.

홍범택 기자 durumi@naeil.com

홍범택 기자 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