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수청 통보 의무 확대 논란…“범위 제한해야”

2026-07-16 13:00:04 게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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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범수 의원실 확보한 경찰청 검토의견

행안부에 의견 … 민생사건 지연 우려

경찰이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 출범을 앞두고 시행령상 사건 통보 범위를 제한해야 한다는 의견을 정부에 제출했다. 중대범죄로 판단되는 사건을 모두 중수청에 통보하도록 하면 절차가 복잡해져 민생 사건 수사가 지연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16일 서범수 국민의힘 의원실이 확보한 ‘중수청법 시행령 제정안에 대한 경찰청 검토의견’에 따르면 경찰청은 최근 행정안전부에 시행령 보완 의견을 전달했다.

시행령 제정안은 경찰 등 다른 수사기관이 먼저 사건을 인지하더라도 중대범죄에 해당한다고 판단하면 중수청에 이를 통보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중수청장은 수사 진행 정도와 관계없이 사건 이첩을 요구할 수 있으며, 경찰은 정당한 사유가 없으면 이에 응해야 한다. 중복 수사를 줄이고 사건 관할을 조기에 정리하기 위한 취지다.

그러나 경찰은 현장에서는 오히려 행정 절차가 늘어나 수사 효율이 떨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경찰청은 의견서에서 “사건 통보와 검토, 이첩 요구 절차가 반복되면 신속한 사건 처리가 어려워지고 민생 사건 수사도 지연될 우려가 크다”며 “범죄의 중대성과 수사 중복 가능성 등을 고려해 통보 범위를 최소한으로 제한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대표 사례로는 보이스피싱 사건을 제시했다. 피해자가 1000명에 이르는 사건은 수사 과정에서 공범과 추가 피해자가 계속 확인되는 경우가 많다. 경찰은 이때마다 사건 통보와 검토 절차를 반복하면 수사기관 간 업무 부담만 커지고 현장 수사에도 차질이 생길 수 있다고 설명했다.

통보 대상 기준도 보다 명확히 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중대범죄 범위가 불명확하면 사건마다 해석이 달라질 수 있고, 상당 부분 수사가 진행된 사건을 뒤늦게 넘길 경우 사건 처리가 늦어지거나 공소시효가 임박한 사건은 제때 기소하지 못할 가능성도 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경찰은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상 이득액 5억원 이상 재산범죄와 특정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이 적용되는 뇌물죄 등으로 통보 대상을 구체화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아울러 주요 피의자나 참고인 조사, 강제수사가 진행 중인 사건은 이첩을 거부할 수 있는 ‘정당한 사유’를 시행령에 명시해야 한다는 의견도 함께 제시했다.

이번 의견 제출은 중수청 출범을 앞두고 사건 통보와 이첩 기준에 대해 경찰이 정부에 공식적으로 의견을 제시한 첫 사례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향후 정부가 시행령에 경찰의 요구를 어느 정도 반영하느냐에 따라 중수청과 경찰 간 사건 배분 기준은 물론 제도의 현장 안착 여부도 영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장세풍 기자 spja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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