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비창업보증 86%가 병원·약국

2026-07-16 13:00:04 게재
구글 검색 선호 출처로 추가

감사원, 신용보증기금 감사 … 수도권 편중도 심화

신용보증기금이 우수 기술과 아이디어를 보유한 유망 예비창업기업을 지원하기 위해 도입한 ‘예비창업가 육성보증(예비창업보증)’이 의사·약사와 수도권에 편중돼 운영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감사원이 16일 공개한 ‘신용보증기금 정기감사’ 결과에 따르면 예비창업보증의 의약계열 쏠림 현상이 심각한 수준인 것으로 파악됐다.

다양한 우수 기술이 사업화로 이어지도록 해 창업가 정신을 확산하자는 취지에서 2014년 도입된 예비창업보증은 기술·지식기업(교수 박사 연구원 경진대회 수상 등)과 전문자격기업(의사 약사 기술사 기능장 등)으로 나뉘어 운영된다.

하지만 감사 결과 제도 도입의 취지와 달리 2021~2025년 예비창업보증 지원 중 기술·지식기업에 대한 보증규모는 4.1%(343억원)에 불과한 반면 전문자격기업 지원규모는 95.9%에 달했다. 특히 전문자격기업 중에서도 병·의원과 약국 등 의약계열이 전체 보증규모의 85.6%(7141억원)를 차지한 것으로 파악됐다. 또 의약계열 예비창업보증의 지역별 분포를 보면 최근 3년간 평균 70.8%가 서울·경기·인천 등 수도권에 집중되는 등 지역 편중 현상도 심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증 심사 과정도 허술했다. 감사원이 의약계열 예비창업보증 이용자 129명을 표본조사한 결과 50명(38.8%)은 기존 병원이나 약국을 서류상으로 폐업한 후 리모델링이나 확장, 이전을 위해 보증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 360명은 예비창업보증을 받아 창업한 병원·약국을 폐업한 후 3년 내 재개업하면서 다시 보증지원 혜택을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따라 감사원은 신용보증기금에게 예비창업보증이 특정 직군·지역에 집중되지 않도록 개선하고 중복 지원 방지 방안을 마련하라고 통보했다.

감사원은 이와 함께 2020~2025년 보증브로커 A씨가 소개한 예비창업보증 67건을 취급하면서 A씨가 상담에 동석하고 서류를 대신 제출했는데도 제재나 신고를 하지 않은 신보 팀장 B씨에 대해 경징계 이상 징계를 요구했다. 감사 결과 A씨가 소개한 67건 중 24건은 허위의 자기자금 증빙자료를 이용해 보증서가 발급된 것으로 확인됐다.

A씨는 의사와 약사 278명 명의로 허위 자기자금 증빙자료를 제출해 1970억원 상당의 예비창업보증 보증서를 편취한 혐의로 지난 6일 재판에 넘겨졌다.

감사원은 이밖에 보증한도를 초과해 신용보증서를 발급한 신보 직원 2명에게 징계를 요구하는 등 총 12건을 조치하도록 했다.

한편 감사원은 신보가 지난해 ‘위기대응 특례보증’ 계정을 신설해 미국 관세 피해기업과 산업위기 지역 지원에 신속히 대응한 점을 모범사례로 평가하고 표창 대상으로 선정했다.

구본홍 기자 bhkoo@naeil.com

구본홍 기자 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