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경호의 첫 40일, 실행행정 본격화
조직 정비·정책 가동 속도
투자·일자리 성과 시험대
추경호 대구시장의 첫 40여일이 현장을 중심에 둔 ‘실행행정의 시간’으로 주목받고 있다. ‘변화와 성장, 더 나은 내일’을 시정 비전으로 내건 추 시장은 경제 대개조를 축으로 시민 안전과 공감시정을 앞세워 조직을 정비하고 실행행정에 속도를 냈다.
20일 내일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추 시장은 지난달 8일 인수위원회 출범 이후 이달 19일까지 40여일간 민선 9기 시정의 실행 기반을 다졌다. 인수위 활동 23일이 정책 방향을 설계한 시간이었다면, 취임 후 19일은 조직개편과 정책 가동, 현장행정을 통해 이를 실제 행정으로 옮긴 실행의 시간이었다.
곽대훈 대구시장 인수위원장은 “200대 정책과제는 실현 가능한 과제를 중심으로 시정에 즉시 반영할 것”이라고 밝혔다. 인수위는 공약을 단순히 정리하는 데 그치지 않고 재정 여건과 법적 근거, 정책 효과를 종합적으로 검토해 취임 직후 곧바로 집행할 수 있는 실행체계 마련에 집중했다.
이 같은 인수위 구상은 취임 이후 조직개편과 정책 가동으로 이어지며 실행행정의 기반이 됐다.
대구시 관계자는 “첫 40일이 시정 기반을 다지는 시간이었다면 이제부터는 시민이 체감할 성과를 만들어야 할 단계”라며 “지역 정치권과 협력해 반도체 등 미래산업 투자 유치의 가시적인 성과를 만들어내겠다는 것이 추 시장의 의지”라고 말했다.
◆ 인수위 23일, 시정의 밑그림 그리다 = 추 시장은 인수위 기간 60여 차례의 업무보고와 40여 곳의 현장 점검을 통해 시정 전반을 살폈다. 365개 공약은 시민 제안과 신규 과제를 반영한 200대 정책과제로 재편했다. 경제 대개조를 최우선 과제로, 재난안전을 첫 업무보고 대상으로 삼아 민선 9기 시정의 우선순위와 실행 기반을 마련했다.
경제 분야에서는 미래산업 중심의 산업 전환 구상을 구체화했다. 대구테크노파크와 수성알파시티, 국가물산업클러스터, 주요 반도체·이차전지 기업 등을 찾아 인공지능(AI)·반도체·로봇·미래모빌리티·바이오 육성과 투자 유치 방안을 논의했다. 호남반도체 투자 논란에는 정치보다 시장과 산업 경쟁력을 우선하는 원칙을 제시했다.
민생과 안전도 시정의 핵심 과제로 삼았다. 첫 업무보고를 재난안전 분야로 시작하고 의료기관과 전통시장, 복지시설 등을 찾아 시민 안전과 민생을 살폈다. 구·군과 시민사회, 경제계, 노동계, 문화예술계 등 각계와 소통하며 협치 기반도 다졌다.
◆ 취임 이후, 조직보다 실행에 방점 = 취임 이후에는 정책 설계보다 실행에 무게를 실었다. 첫날부터 도시락 간부회의를 열어 별도의 업무 파악 기간 없이 실무체제를 가동했다. 미래혁신성장실을 인공지능혁신성장실로 확대하고 인공지능정책관과 반도체소프트웨어과 신설을 추진하며 미래산업 중심 시정을 뒷받침할 조직 기반도 정비했다.
경제 분야에서는 인수위 구상이 곧바로 정책으로 이어졌다. 비상경제대책회의를 출범시키고 기업·대학·연구기관·경제단체가 참여하는 민관 협력체계를 구축했다. 중소기업투자기금 설치와 2030년까지 1조원 규모의 벤처펀드 조성 계획도 제시하며 미래산업 투자 기반을 마련했다.
중앙정부와의 협력도 속도를 냈다. 추 시장은 경제·산업·국토·행정 부처와 한국개발연구원(KDI)을 잇달아 방문해 AI·로봇산업 육성, TK신공항, 국비 확보 전략을 협의했다. 이어 지역 국회의원들과 예산정책협의회를 열고 2027년도 국비 9조5629억원과 총사업비 16조원 규모의 22개 핵심사업 지원을 요청했다.
특히 KDI 예비타당성조사 종합평가회의에서는 이철우 경북지사와 함께 대구~경북 광역철도 사업의 필요성을 직접 설명했다. 경제부총리와 국회의원 경험을 바탕으로 중앙정부와 국회, 민간투자를 연결하는 외부 자원 연계형 시정을 펼쳤다는 평가도 나온다.
◆ 현장행정과 행정혁신 병행 = 행정 방식도 달라졌다. ‘종이 없는 회의’와 실·국장 2분 보고, 회의장 타이머를 도입하며 형식보다 내용을 중시하는 회의 문화를 정착시켰다. 보여주기식 보고를 줄이고 정책 결정과 실행 중심의 조직문화로 전환하려는 의지가 반영됐다는 평가다.
김광석 대구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내일신문과의 통화에서 “형식보다 내용을 중시하고 기존 관행을 다시 점검하는 방향으로 초반 시정을 이끌고 있다”며 “불필요한 행정 절차를 줄이고 효율성과 책임성을 높이는 조직문화가 자리 잡아가고 있다”고 말했다.
민생과 안전도 현장에서 챙겼다. 추 시장은 119종합상황실과 CCTV통합관제센터, 폭염 취약지역을 점검했고 집중호우 직후에는 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를 직접 주재했다. 메디엑스포와 대구경북 중소기업인대회 등 경제 현장을 찾아 기업 애로를 듣고 규제혁신 의지를 밝혔다. 주요 정책은 결정 이전부터 시의회와 충분히 협의하도록 주문하는 등 정책 전 과정에서 협치도 강조했다.
◆ 이제는 결과가 답할 차례 = 첫 40일은 조직을 정비하고 실행체계를 갖추는 시간이었다. 비상경제대책회의 출범과 중소기업투자기금 설치, 미래산업 조직 개편 등도 정책의 실행력을 높이기 위한 준비 단계였다.
이제는 투자 유치와 국비 확보, 미래산업 육성, 국가사업 추진이 지역경제 회복과 시민 삶의 변화로 이어지는지가 민선 9기 시정의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추경호 대구시장은 “경제를 최우선에 두고 현장을 뛰며 시민과 끊임없이 소통하겠다”며 “대구경제의 회복과 성장, 시민이 체감하는 변화를 위해 모든 행정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