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테크 AI 투자, 이제 성과 증명할 때

2026-07-20 13:00:20 게재
구글 검색 선호 출처로 추가

알파벳 등 4개사 올해 7250억달러 투입 … 기술주 급락 속 수익성으로 초점 이동

미국 미시간주 샐라인 타운십에서 건설 중인 데이터 센터의 모습. 로이터=연합뉴스
인공지능(AI) 열풍을 이끌어온 미국 빅테크가 시험대에 올랐다. 데이터센터와 반도체에 수천억달러를 투자했지만 비용 부담이 커지면서 투자자들은 AI가 실제 매출과 이익으로 이어지고 있는지 따지기 시작했다.

블룸버그통신은 19일(현지시간) 기술주가 최근 급락하면서 빅테크에 AI 투자의 성과를 증명하라는 압박이 커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지난주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정보기술업종지수는 1.6%,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100지수는 4.1% 하락했다. 필라델피아반도체지수는 10% 떨어져 2025년 4월 이후 가장 부진한 한 주를 보냈다.

제이크 셀츠 자산운용사 올스프링글로벌인베스트먼츠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투자자들이 지출 규모에 불편함을 느끼고 거품을 우려하기 시작했다”며 “결국 매출 증가세가 다시 빨라지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고 말했다.

이번 주에는 전기차업체 테슬라와 구글 모회사 알파벳이 실적을 발표한다. 다음 주에는 마이크로소프트와 메타, 애플, 아마존이 뒤를 잇는다. 이들 6개 기업은 시가총액 기준 S&P500지수의 약 4분의 1을 차지해 실적 결과가 증시 전체를 흔들 수 있다.

가장 큰 관심은 알파벳에 쏠린다. 알파벳은 AI 챗봇 제미나이와 자체 데이터센터용 반도체, 클라우드 사업을 앞세워 AI 경쟁의 선두주자로 평가받아왔다.

하지만 올해 자본지출은 전년보다 두배 이상 늘어난 1870억달러에 이를 전망이다. 투자비를 마련하기 위해 회사채와 주식 발행도 늘리고 있다.

알파벳 주가는 주력 AI 모델 ‘제미나이 3.5 프로’ 출시가 수개월 늦어지고 있다는 보도 이후 최근 2거래일간 6% 넘게 하락했다. 마이크로소프트도 올해 19% 떨어졌다. 시장은 이제 AI 서비스가 얼마나 많은 매출을 내는지뿐만 아니라 클라우드 사업의 이익률과 가격 경쟁력까지 확인하려 하고 있다.

빅테크의 몸값도 낮아졌다. 주요 기술기업 7곳을 묶은 블룸버그 매그니피센트7지수의 향후 12개월 예상이익 기준 주가수익비율(PER)은 지난해 10월 33배에서 현재 24배로 떨어졌다. 토드 알스텐 자산운용사 파르나서스인베스트먼츠 최고투자책임자는 “연산 자원에 1달러를 투입할 때 AI 매출이 얼마나 발생하는지가 더 중요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불안은 AI 투자로 가장 큰 혜택을 받은 반도체주로 번졌다. 필라델피아반도체지수는 올해 65% 올랐지만 지난달 최고점에서는 20% 하락했다. 데이터센터 수요와 공급 부족으로 급등했던 저장장치업체 샌디스크는 지난주 29%, 메모리반도체업체 마이크론은 13% 떨어졌다. 반도체 기업들이 올해 S&P500 상승세를 주도한 만큼 이들의 하락은 시장 전체에도 부담이 된다.

반면 대규모 데이터센터를 직접 짓기보다 외부 AI 모델업체와 협력해온 애플은 올해 23% 올라 매그니피센트7 가운데 가장 좋은 성적을 냈다. 투자자들이 AI 투자 규모보다 실제 수익을 중시하기 시작했다는 신호로 풀이된다.

알파벳과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 메타는 올해 최대 7250억달러를 투자할 전망이다. 블룸버그가 집계한 월가 예상치에 따르면 내년에는 약 9000억달러로 늘어난다. 셀츠 매니저는 클라우드 수요가 여전히 공급을 웃돌고 있다며 “AI 투자 주기는 끝나지 않았지만 시장을 놀라게 할 변동성은 계속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

양현승 기자 hsya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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