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년 해직언론인 토론회…“국가 사과·명예회복 촉구”
첫 국가배상 소송 맞물려 책임론 확산 … 조정식 국회의장 “국가가 응답해야”
1980년 신군부의 언론인 해직을 둘러싼 국가 책임을 논의하는 국민대토론회가 20일 국회도서관 대강당에서 열렸다. 지난 16일 해직언론인들이 제기한 국가 상대 손해배상 소송의 첫 변론이 열린 가운데 행사에서는 국가의 공식 사과와 명예회복, 진상 규명의 필요성이 제기됐다.
80년해직언론인협의회는 이날 ‘80년 언론인 해직의 역사재판 국민대토론회’를 열고 “1980년 언론인 강제해직은 해직 이후 재취업 제한과 감시·사찰 등 이른바 사후관리로 이어진 전방위적 국가폭력이었다”며 정부의 공식 사과와 책임 규명을 촉구했다.
1980년 신군부는 광주민주화운동 등에 대한 보도 검열과 비판 보도를 이유로 전국 신문사와 방송사 언론인 933명을 해직했다. 협의회는 해직 이후에도 상당수가 일정 기간 언론계 재취업 제한과 감시 등을 겪었다고 밝혔다.
해직언론인 35명은 지난해 11월 국가를 상대로 위자료 청구소송을 제기했다. 이들은 해직 이후 언론계 취업이 제한되는 등 피해를 입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29부는 지난 16일 첫 변론기일을 열었다. 이번 소송은 언론인 해직에 대한 국가 책임을 법원이 처음으로 본격 심리하는 사례다.
조정식 국회의장은 축사에서 “우리 사회는 해직언론인들에게 빚을 지고 있다”며 “지금의 민주주의와 언론자유는 그 희생 위에 서 있다”고 말했다. 이어 “국가는 그 빚을 아직 갚지 않았다”며 “더 늦기 전에 국가와 우리 사회가 응답해야 한다”고 밝혔다. 또 “광주의 진실을 알리기 위해 검열을 거부한 언론인의 투쟁은 5·18 정신의 표상”이라며 “국회도 해직언론인의 진실 규명과 명예회복을 제도적으로 뒷받침하겠다”고 말했다.
토론회에서는 언론인 해직의 배경과 후속 조치에 대한 발표도 이어졌다. 김재홍 80년해직언론인협의회 공동대표는 기조발제에서 당시 해직이 ‘K공작계획’에 따라 추진됐으며 이후 재취업 제한과 감시도 조직적으로 이뤄졌다고 주장했다. 그는 관련 계획 문건 일부를 공개하며 책임 규명의 필요성을 제기했다.
김주언 전 뉴스통신진흥회 이사장은 1979년 비상계엄 이후 언론에 대한 대규모 사전 검열과 보도 통제가 이어졌으며 언론인 해직도 이러한 언론 통제의 연장선에 있었다고 평가했다. 김서중 성공회대 명예교수는 군사정권 시기 언론 통제의 역사를 되짚으며 언론 자유 회복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날 행사에는 여야 국회의원과 전국언론노동조합, 한국기자협회, 민주언론시민연합 등 언론단체, 광주5·18기념재단 등 5·18 관련 단체가 참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