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종목 시세조종' 라덕연 파기환송심 시작…차액결제거래 영향 쟁점

2026-07-21 13:00:18 게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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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 유죄 취지 파기환송 … 양형 변수

라측 “CFD 사실관계 다시 심리해야”

대법원에서 추가 유죄 취지로 파기환송된 ‘8종목 시세조종’ 사건의 주범 라덕연 전 호안투자자문 대표와 일당에 대한 파기환송심이 시작됐다. 장외파생상품인 차액결제거래(CFD) 계좌를 이용한 시세조종 행위도 자본시장법 위반에 해당한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온 만큼 라씨 등의 형량이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

서울고등법원 형사13부(김무신 이우희 유동균 고법판사)는 20일 자본시장법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라씨 등 11명에 대한 파기환송심 첫 공판을 진행했다.

라씨 등은 2019년부터 2023년까지 무등록 투자자문업체를 운영하며 고객 명의의 CFD 계좌 등을 이용해 8개 상장사 주가를 조종하고 7300여억원의 부당이득을 챙긴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졌다. 1심은 라씨에게 징역 25년과 추징금 1945억원 등을 선고했다. 반면 2심은 CFD 거래는 자본시장법상 시세조종 금지 대상인 상장증권이나 장내파생상품이 아닌 장외파생상품에 해당한다는 이유 등으로 일부 시세조종 혐의를 무죄로 판단해 징역 8년과 추징금 1815억원으로 감형했다.

그러나 대법원은 지난 5월 20일 장외파생상품을 이용한 거래라도 결과적으로 상장증권에 대한 시세조종 주문으로 이어졌다면 자본시장법 위반죄가 성립한다고 판단해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CFD(Contract for Difference)는 투자자가 실제 주식을 보유하지 않고 가격 변동에 따른 차액만 정산하는 장외파생상품이다. 증거금률에 따라 레버리지(외상) 투자가 가능하며, 증거금이 일정 수준 아래로 떨어지면 증권사가 반대매매를 실시한다.

이날 라씨측은 CFD 거래가 실제 주식시장 시세에 인위적인 영향을 미쳤는지에 대한 사실관계를 다시 심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라씨측 변호인은 “CFD 거래에서 상장증권 매매 여부를 판단하고 실행하는 주체는 증권사”라며 “피고인의 CFD 주문 가운데 실제 상장증권 매매로 이어진 비율은 41~55% 정도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이어 금융사에 대한 사실조회를 신청해 거래 실태를 다시 확인해 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재판부는 “대법원은 일반적인 CFD 거래 법리뿐 아니라 이 사건의 구체적 사실관계까지 고려해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며 “기속력(법적 구속력)에 반하지 않는 범위에서 어떤 추가 심리가 가능한지, 증거신청의 필요성을 구체적으로 정리해 제출하라”고 라씨측에 요구했다.

재판부는 라씨와 변 모씨에 대해서만 추가 증거신청과 사실심리를 진행하고, 나머지 피고인들에 대해서는 변론을 종결했다. 재판부는 “양형이 가장 큰 고민”이라며 “일반 투자자의 피해뿐 아니라 피고인들도 상당한 손실을 본 사정 등을 함께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검찰은 나머지 9명에 대한 구형 의견은 서면으로 제출하겠다고 했다.

박광철 기자 pkcheol@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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