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윤기 수사, 국수본까지 확대

2026-07-21 13:00:19 게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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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경, 동시 압수수색 … 사건 분리 배당·지휘라인 개입 의혹 규명

광주지방검찰청과 경찰청 특별수사단이 21일 장윤기 사건과 관련해 경찰청 국가수사본부를 동시에 압수수색했다. 광주 광산경찰서와 광주경찰청 지휘라인을 향하던 조사가 경찰청 본청의 보고·지휘 체계로까지 확대되는 양상이다.

검찰은 이날 오전 6시 15분부터 국가수사본부 강력범죄수사과장실 등을 대상으로 압수수색을 벌였다. 공무상비밀누설과 증거인멸 혐의와 관련한 자료를 확보하기 위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장윤기 사건 진상규명 특별수사단도 오전 7시 30분부터 강력범죄수사과 사무실 등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을 집행했다. 특별수사단은 사건 처리 전반의 보고·지휘 체계를 규명하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이번 강제수사는 사건 초기 국가수사본부가 장윤기의 살인 사건과 과거 성폭행 사건을 별도로 맡도록 했다는 주장이 제기된 가운데 이뤄졌다. 특별수사단은 단순한 사건 배당이었는지, 아니면 혐의 판단과 현장 대응에 영향을 미칠 정도의 수사 지휘였는지를 들여다보고 있다.

◆“병합 의견 냈지만 별도 배당” = 사건 당시 광산경찰서 형사과장 박 모 경정측은 장윤기의 여고생 살인 사건과 외국인 여성 성폭행 사건을 함께 조사해야 한다는 의견을 냈지만, 국가수사본부가 광주경찰청을 통해 별도로 처리하라는 방침을 전달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박 경정측은 두 사건의 연관성을 고려해 병합을 건의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이에 따라 여고생 살인 사건은 광산경찰서 강력팀이, 성폭행 사건은 여성청소년수사팀이 각각 맡았다.

이후 경찰은 장윤기를 일반 살인 혐의로 검찰에 송치했다. 검찰은 보완수사를 거쳐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상 강간 등 살인 혐의를 적용해 재판에 넘겼고, 장윤기는 최근 공판에서 공소사실을 모두 인정했다.

분리 배당을 둘러싼 내용은 검찰이 광산경찰서 지휘라인 휴대전화를 압수수색하는 과정에서 확보한 자료를 토대로 파악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실제 결정 경위와 현장 대응에 미친 영향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으며, 특별수사단도 사실관계를 계속 조사하고 있다.

◆단순 배당인가, 수사 개입인가 = 이번 조사의 핵심은 국가수사본부의 조치가 통상적인 업무 분담이었는지, 아니면 범행 목적과 혐의 판단에 영향을 준 수사 지휘였는지를 가리는 데 있다.

특별수사단은 성폭행 전력과 범행 준비 정황 등이 당시 혐의 판단에 충분히 반영됐는지도 살펴보고 있다. 살인 사건과 성폭행 사건이 서로 다른 부서에서 다뤄지면서 정보 공유가 원활하지 않았고, 그 점이 범행 목적 규명에 영향을 미쳤는지도 핵심 조사 대상이다.

특별수사단은 당시 확보된 압수물에 대한 초동 대응도 다시 들여다보고 있다. 장윤기 차량에서 발견된 케이블타이와 주요 부위가 훼손된 리얼돌 등 성범죄 가능성을 뒷받침하는 정황이 초동수사에서 어떻게 평가됐는지, 또 성폭행 사건과 함께 검토됐다면 당시 혐의 판단에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있는지도 조사하고 있다.

다만 피해자 보호와 전문성 확보를 위해 사건을 별도 부서에 배당하는 것은 일반적인 업무 절차라는 해석도 있다. 특별수사단은 압수물 분석과 관계자 진술을 토대로 당시 결정의 배경과 지휘 범위를 규명할 방침이다.

◆광산서 넘어 경찰청 본청까지 = 특별수사단은 앞서 광주경찰청과 광산경찰서를 잇달아 압수수색하고 사건 당시 광산경찰서장과 형사과장을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혐의로 입건했다. 당시 수사팀장도 증거인멸 혐의로 구속한 데 이어 직권남용 혐의를 추가 적용했다.

경찰은 이들이 장윤기의 검거부터 검찰 송치까지 이어진 의사결정에 부당한 영향력을 행사했는지를 추적하고 있다. 특히 일반 살인 혐의로 송치하게 된 배경과 보고 계통, 지휘라인의 역할을 복원하는 데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다.

검찰도 광산경찰서 지휘라인을 공무상비밀누설과 증거인멸 방조 혐의로 들여다보고 있다. 검찰과 경찰이 같은 날 국가수사본부를 상대로 강제수사에 나서면서 사건의 책임 규명 범위는 일선 경찰서와 광주경찰청을 넘어 경찰청 본청까지 확대됐다.

국가수사본부가 사건 초기 내린 판단이 단순한 사건 배당이었는지, 아니면 현장 대응과 혐의 적용에 영향을 미친 수사 지휘였는지가 이번 진상규명의 핵심 대상이 될 전망이다.

장세풍 기자 spja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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