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저 이전 봐주기 감사’ 유병호 구속

2026-07-21 13:00:19 게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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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윗선’ 수사 본격화 … 22일 김건희 조사

특검 수사기간 연장법안 처리도 탄력

대통령 관저 이전 관련 ‘봐주기 감사’ 의혹을 받는 유병호 감사원 감사위원이 구속됐다. 권창영 2차 종합특별검사팀이 유 위원 신병 확보에 성공하면서 국회에서 추진 중인 특검 수사기간 연장법안 처리에도 힘이 실리게 됐다.

21일 법조계에 따르면 이종록 서울중앙지방법원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전날 유 위원의 구속 전 피의자 신문(영장실질심사)을 진행한 뒤 “증거인멸 염려가 있다”며 영장을 발부했다.

앞서 특검팀은 유 위원에 대해 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한 바 있다.

유 위원은 윤석열정부 당시 감사원 사무총장으로 재직하면서 대통령실·관저 이전 관련 감사 결과를 축소·은폐하기 위해 부당하게 관여한 의혹을 받는다.

윤 전 대통령은 지난 2022년 당선 직후 대통령 집무실과 관저를 각각 용산 국방부 청사와 옛 외교부 장관 공관으로 이전했는데 무자격업체인 21그램이 관저 이전 공사를 따낸 사실이 알려지며 각종 의혹이 제기됐다. 21그램은 김건희씨가 운영한 코바나컨텐츠 주최 전시회를 후원하고 코바나컨텐츠 사무실 공사를 맡았던 업체다. 이 회사의 대표는 김씨와 친분이 두터운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참여연대 등은 같은 해 10월 국민감사를 청구했고, 감사원은 약 2년간 감사를 진행해 2024년 9월 ‘대통령실·관저 이전과 비용 사용 등에 있어 불법 의혹 관련 감사보고서’를 발표했다.

하지만 보고서에는 논란의 발단이 된 공사 업체 선정 경위 등이 담기지 않아 ‘봐주기 감사’ 논란이 일었다.

특검팀은 유 위원이 감사단에 조사 진행 방식과 자료 요구 절차 등 ‘가이드라인’을 내린 것으로 보고 있다. 당초 감사단은 21그램을 비롯한 공사 관련 업체 관계자들을 대면조사하려 했으나 유 위원이 이를 철회시키고 서면조사로 바꾸도록 지시한 것으로 파악됐다. 또 대통령실에 자료를 요구하는 경우 공문이 아닌 구두로 요청하고 대통령실 관계자들에 대한 대면조사를 자제하라는 취지의 지시도 있었다고 한다.

특검팀은 이 과정에서 당시 대통령실이 유 위원에게 연락해 ‘21그램을 대면조사 대신 서면조사 해달라’고 요청한 정황을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 위원은 감사 결과를 은폐·축소하는 데 관여한 혐의도 받는다. 감사보고서에는 21그램이 인테리어 시공업체로 참여하고 증축공사는 종합건설업 면허가 있는 원담종합건설이 진행해 문제가 없다는 취지의 내용이 담겼다. 하지만 수사 결과 21그램이 인테리어뿐 아니라 증축 등 공사 전반을 총괄한 것으로 파악됐다. 원담종합건설을 내세워 합법 외관을 만들고 실제로는 공사 자격이 없는 21그램이 모든 공사를 도맡아 진행한 것이다.

감사원도 이같은 사실을 인지했지만 이를 의도적으로 숨겼고, 이 과정에 유 위원이 관여했다는 게 특검팀의 판단이다.

특검팀이 유 위원의 신병을 확보함에 따라 관련 수사는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특검팀은 구속된 유 위원을 상대로 윤 전 대통령과 김씨 등 ‘윗선’의 관여 여부를 집중 조사할 방침이다. 22일에는 김씨도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 및 직권남용 혐의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할 예정이다.

특검의 수사기간을 30일 연장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 특검법 개정안 처리 부담도 줄어들 전망이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 특검의 요청으로 수사기간 연장을 추진하자 이에 대한 반대 여론이 일었다. 특히 강호필 전 지상작전사령관, 이시원 전 대통령실 비서관, 심우정 전 검찰총장 등 최근 특검이 청구한 주요 피의자들에 대한 구속영장이 잇달아 기각되면서 특검 수사의 실효성을 둘러싼 논란이 제기됐다. 하지만 윤석열정부 첫 대통령비서실장이었던 김대기, 외교 안보 실세로 꼽혔던 김태효에 이어 유 위원까지 굵직한 인사들이 구속되면서 이같은 비판은 상당 부분 수그러들 것으로 보인다.

특검법 개정안은 20일 국회 본회의에 상정돼 국민의힘의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을 통한 합법적 의사진행 방해)가 종료되는 21일 오후 표결을 거쳐 통과될 것으로 예상된다.

구본홍 기자 bhkoo@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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