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지 앞둔 ‘보완수사’에 힘싣는 검찰
대검, 검사 직접 보완수사 우수사례 선정
‘장윤기 수사팀’ 등 … “실체적 진실 밝혀”
민주당 강경파 ‘보완수사 폐지’ 입장 고수
여당 강경파들이 검사의 직접 보완수사권 폐지 법안을 밀어붙이고 있는 가운데 검찰이 검사의 직접 보완수사에 힘을 싣고 있다. 단순 살인죄로 송치된 ‘장윤기 사건’을 보완수사해 강간 목적 살인 혐의를 밝혀낸 검찰 수사팀 등 5건의 보완수사 사례를 형사부 우수수사 사례로 선정한 것이다.
대검찰청은 지난달 2일 장윤기를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강간 등 살인) 혐의로 구속 기소한 광주지검 형사3부 김진희(사법연수원 38기) 부장검사와 윤지윤(46기)·강상혁(변시 9회)·김수민(변시 13회) 검사를 올해 6월 형사부 우수 사례로 선정했다고 20일 밝혔다.
대검은 매달 전국 일선청의 형사사건 중 국민을 섬기는 검찰의 표상을 구현한 우수 사례들을 선정한다.
광주지검 형사3부 수사팀은 경찰이 장윤기에게 단순 살인 혐의를 적용해 송치한 사건을 보완수사해, 장윤기가 피해자 고 이채원양을 납치해 성폭행할 목적으로 접근했다가 여의치 않자 살해한 사실을 규명했다.
수사팀은 우발적 범행을 주장하며 혐의를 잡아떼던 장윤기를 상대로 주거지와 차량에 대한 압수수색 등 강제수사를 벌였다. 휴대전화, 계좌 및 통화내역, 영상에 대한 분석을 다시 실시하고 주요 참고인 조사도 진행했다.
피해자 유족과 소통하며 심리 치료와 장례비 지원이 신속히 이뤄지도록 조치한 점도 높은 평가를 받았다.
대검은 “살인 혐의를 보완수사를 통해 강간 등 살인 혐의로 의율변경 후 구속 기소함으로써 국민들의 평온한 일상을 위협하는 강력범죄에 신속하고 엄정하게 대응했다”며 “사건의 실체 진실을 밝힘과 동시에 피해자 보호 및 지원을 충실히 수행한 사례”라고 설명했다.
장윤기 사건을 맡았던 경찰 초동 수사팀의 부실수사 및 유착 의혹이 불거지면서 검찰과 경찰은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수사단을 편성해 강제수사에 착수한 상태다.
더불어민주당 등 여권을 중심으로 검사의 보완수사권을 완전 폐지하는 형사소송법 개정안 입법이 추진되는 중 의혹이 불거져 보완수사권 존치 여론에도 힘을 실었다.
대검은 이와 함께 배달 플랫폼 상담 외주업체 상담사가 수천 건의 고객 개인정보를 무단 조회해 흥신소에 유출하고 약 1697만건의 개인정보를 불법 취득·보관한 사실을 규명해낸 광주지검 형사1부 김봉진(36기) 부장검사와 김경록(변시 13회) 검사도 우수 사례로 선정했다.
중증 정신장애가 있는 친동생을 수년간 상습적으로 학대한 뒤 위독한 상태에서도 방치해 죽게 한 70대 남성을 구속 기소한 춘천지검 원주지청 형사1부 이은주(39기) 부장검사와 강우영(변시 12회) 검사도 함께 뽑혔다. 당초 학대치사 혐의만 적용돼 송치됐으나 보완수사로 살인 혐의를 추가했다.
연이율 60%를 초과하는 이자 조건으로 돈을 빌려준 뒤 위협적인 방법으로 추심하고 채무자를 절도 등 혐의로 허위 신고한 중국인 불법사금융 사업자 2명을 직구속 기소한 서울동부지검 형사2부 이승학(36기) 부장검사와 장혜수(변시 6회)·김동원(변시 14회) 검사 등도 우수 사례로 뽑혔다.
전 배우자에 대한 강간 등으로 혐의없음 송치(가정폭력 전건송치)된 사건에서 보완수사를 통해 무고 혐의로 직접 구속 기소하였을 뿐만 아니라 배후에서 무고를 교사한 내연남 존재까지 직접 구속 기소한 평택지청 형사1부 단정려(38기) 부장검사와 정민혁(변시 12회) 검사도 우수 사례로 선정됐다.
대검은 지난 석 달간 682건을 배당받아 695건을 처리하는 와중에도 32명을 소환 조사한 김동영(변시 10회) 울산지검 형사1부 검사 등 4명을 신속하고 충실한 송치 사건 처리로 이달의 우수 검사에 선정했다.
한편 장윤기 사건 등을 계기로 폐지 부작용을 우려하는 여론이 들끓고 있지만, 민주당 내 강경파들은 보완수사권 완전 폐지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민주당 소속 서영교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은 이날 김어준씨가 진행하는 유튜브에 출연해 “보완수사권 삭제는 이미 당론이나 마찬가지”라며 “검사에게 보완수사권을 안 줄 생각”이라고 말했다.
민주당은 21일 검사의 보완수사권 폐지 문제가 핵심인 형사소송법 개정안에 대해 당내 총의를 모으기 위해 정책 의총을 개최한다.
이날 의총은 국무총리실 산하 검찰개혁추진단 자문위원장을 지낸 박찬운 한양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를 비롯해 김혜정 한국성폭력상담소장 등 관련 전문가들의 의견을 듣고 토론을 진행하는 형식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김선일 기자 sikim@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