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 중견 건설사 30곳과도 상생협약 체결
지난 5월 19개 대형건설사 상생협약 이어 중견사까지 확산
“유보금 폐지·하자소송 책임분담” … 전체 거래액 60% 포괄
국내 건설산업의 중심축을 이루는 중견 건설사 30곳이 하도급업체와의 불공정 관행을 근절하고 상생협력 생태계를 조성하기 위해 손을 잡았다.
공정거래위원회는 24일 서울 동작구 전문건설회관에서 시공능력평가 상위 21위부터 50위까지의 중견 종합건설사 대표와 대한전문건설협회 회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건설산업 상생협력 및 공정거래 협약식’을 개최했다.
지난 5월 대형 건설사(1~20위)를 대상으로 1차 협약에 이은 후속 조치다. 이번 2차 협약으로 우미건설과 대방건설 쌍용건설 금호건설 두산건설 등 30개 중견 건설사가 추가로 상생 규범에 동참하게 됐다.
주병기 공정거래위원장은 모두발언을 통해 “2025년 기준 전체 건설 하도급 거래 중 거래 건수의 20%, 거래액의 60%(약 32조2270억원)가 상생협약의 틀 안으로 들어오게 된다”며 “이는 공급망 내 모든 사업자와 종업원들이 공정한 보상과 성장의 기회를 보장받게 되는 뜻깊은 전환점”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협약은 현장 하도급업체들의 실질적인 애로사항을 적극 반영해 실행력을 한층 높였다. 우선 하자 소송의 경우 서로 책임을 분담하기로 했다. 종합건설사가 하자 관련 소송을 제기받았을 때 수급사업자에게 신속히 알리지 않고 소송을 진행하다 패소해 손해배상액을 전가하던 폐단을 막기 위한 조항이다. 앞으로는 소 제기 사실을 신속히 통지하고 판결 결과에 따른 손해배상액을 책임 소재에 따라 성실히 협의해 분담하기로 했다.
유보금 관행은 완전 폐지하기로 했다. 건설업계에는 준공 뒤에도 일부 기성금 지급을 미루던 관행이 있었다. 이를 폐지하고 법정기한(60일) 내 현금 지급을 원칙으로 정한 것이다.
폐기물 처리비용을 하도급업체에 전가하는 부당특약도 자체 점검해 삭제하기로 했다. 또 중동전쟁 등 비상시국에 따른 원자재 가격 급등 시 납품단가를 신속히 조정할 수 있는 기준과 절차를 원·수급사업자가 함께 마련하기로 했다. 아울러 하도급 대금 분쟁과 단가 조정 등을 자율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전담 분쟁해결기구를 설치·운영한다.
공정위와 건설업계는 협약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 민관협의체를 구성해 이행 상황을 정기적으로 점검할 계획이다. 오는 9월에는 19개 대형 건설사, 11월 30개 중견 건설사를 대상으로 회의를 열고 하도급법 집행 동향과 상생 모범사례를 공유할 예정이다.
주 위원장은 “원도급사와 하도급사가 동등한 파트너로서 리스크를 나누고 성과를 공유하는 상생 구조는 우리 경제의 지속가능한 미래를 여는 핵심 동력”이라며 “정부의 엄정한 시장 규율 확립과 함께 기업들의 자율적 상생협력이 건설산업 체질 개선의 마중물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성홍식 기자 king@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