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파 투표지 부족 책임 규명 본격화
합동수사본부, 선관위 직원 입건
통계 수정 의혹·서버 압수수색도
6.3 지방선거 당시 발생한 ‘투표용지 부족’ 사태를 수사 중인 검경 합동수사본부가 서울 송파구선거관리위원회 직원 2명을 직무유기 혐의로 입건하고 피의자 조사에 착수했다. 합수본 출범 이후 선관위 직원을 직접 입건한 첫 사례로, 투표용지 부족 사태를 둘러싼 형사책임 규명이 본격화됐다.
28일 법조계에 따르면 국민참정권 침해 진상규명을 위한 검경 합동수사본부(본부장 김태훈 서울중앙지검 3차장검사)는 이날 송파구 선관위 선거담당관과 선거1계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한다. 송파구 선관위 소속 주무관 1명도 참고인 자격으로 출석할 예정이다.
이들은 지방선거 당일 일부 투표소에서 투표용지가 부족할 수 있다는 점을 사전에 인지할 수 있었음에도 적절한 조치를 하지 않고, 현장에서 추가 투표용지를 요청받고도 즉시 대응하지 않은 혐의를 받는다.
이번 입건은 합수본이 고발 사건을 넘겨받아 수사하는 과정에서 혐의를 새롭게 포착해 이뤄졌다. 앞서 고발된 선관위 관계자들에 대한 피의자 조사는 있었지만, 합수본이 직접 피의자를 특정해 입건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송파구 선관위는 이번 투표용지 부족 사태의 핵심 수사 대상이다. 중앙선관위가 국회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투표용지 부족이 발생한 전국 91개 투표소 가운데 20곳이 송파구에 집중됐다. 합수본은 지난 23일 중앙선관위와 송파·강남·서초구 선관위를 압수수색한 데 이어 송파구 선관위 실무 책임자들을 피의자로 전환하며 현장 책임 규명에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다.
합수본은 투표용지 부족 경위뿐 아니라 선거관리 과정 전반으로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송파구 관할 일부 투표소에서는 동일한 일련번호가 적힌 투표용지가 두 장 발급된 정황을 확인하고 경위를 조사 중이다.
이와 별도로 합수본은 투표율 등 선거 통계 수정 의혹에 대한 수사도 이어가고 있다. 실무자들이 투표자 수 입력 오류를 상부 보고와 결재 없이 선거관리시스템에서 임의로 수정한 정황을 포착하고 관련 자료를 확보 중이다.
지난 23일 시작된 중앙선관위 서버 압수수색은 자료 확보에 시간이 걸리는 점을 고려해 주말 동안 일시 중단됐다가 전날 재개됐다. 합수본은 압수물 분석을 마치는 대로 통계 수정이 이뤄진 경위와 범위, 조직적 개입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관련자들을 순차적으로 소환 조사할 방침이다.
합수본은 선거관리와 별도로 제기된 의혹에 대한 수사도 병행하고 있다. 노태악 전 중앙선거관리위원장의 외유성 출장 의혹과 관련해 중앙선관위 관계자 2명을 이날 참고인으로 불러 조사했다.
합수본은 해외출장 비용 집행의 적정성과 직원들의 출장 경비 유용 의혹도 함께 들여다보고 있다.
장세풍 기자 spjang@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