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업급여 창구에서 경력개발 플랫폼으로”

2026-07-29 13:00:10 게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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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용서비스 혁신’ 토론회

정부가 실업급여 지급과 취업 알선 중심의 공공 고용서비스를 국민의 생애 전반에 걸친 경력개발 지원 체계로 전면 개편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반복적인 행정업무는 인공지능(AI)이 맡고 고용센터는 상담과 경력설계에 집중하는 것이 핵심이다.

한국노동연구원이 주최하고 고용노동부가 후원한 ‘고용서비스 혁신 전문가 토론회’가 29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렸다.

토론회는 국가 고용서비스 혁신 방향을 공유하고 전문가 의견을 수렴하기 위해 마련됐다. 이번 혁신안은 AI 확산과 산업구조 변화로 평생직장 개념이 약화되고 잦은 이직과 전직이 일상화되는 노동시장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것이다. 정부는 고용서비스를 행정 중심에서 사람과 일자리를 연결하는 상담 중심으로 전환해 ‘졸업에서 퇴직까지, 평생 토털케어’ 체계를 구축한다는 구상이다.

이날 ‘국가 고용서비스 제공 혁신방안’을 발제한 길현종 노동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혁신 과제를 △맞춤형 고용서비스 강화(내용) △행정과 서비스 분리(구조) △디지털 고용센터 구축(기술) △활력이 넘치는 고용센터 조성(사람) 등 4대 분야로 제시했다.

가장 큰 변화는 행정업무와 상담업무의 분리다. 실업급여 지급 등 반복적인 행정업무는 AI를 활용해 자동화하고 고용센터 상담사는 취업 취약계층과 경력 전환이 필요한 구직자에게 대면 상담을 집중 제공하는 방식이다. 이를 통해 모든 이용자에게 동일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지원 필요도에 따라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는 체계로 전환한다.

AI를 활용한 ‘나만의 AI 고용센터’ 구축도 추진된다. 구직자가 온라인 플랫폼인 ‘고용24’에서 AI와 상담하면 경력과 역량을 분석해 개인별 맞춤형 일자리와 직업훈련, 고용정책을 추천하고 지원 필요도에 따라 자기주도형 또는 집중지원형 서비스로 연결하는 방식이다. AI는 단순 업무 보조 수준을 넘어 고용서비스 전 과정에 적용된다.

조직 운영도 바뀐다. 행정조직과 서비스조직을 분리해 일선 고용센터는 상담과 사례관리에 집중하고 광역센터를 신설해 전문서비스와 기업 지원 기능을 강화하는 방안이 제시됐다. 직원들의 전문성을 높이기 위해 적성과 역량에 맞는 업무 배치와 교육 강화, 보상체계 개선도 추진한다.

이어진 토론에서 윤동열 건국대 교수는 “업무 분리 기준과 인력 재배치, 상담사 전문성, 데이터 거버넌스, 성과평가 등 구체적인 실행 설계가 뒷받침돼야 한다”며 “조직개편보다 국민이 체감하는 서비스 변화가 우선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석현 한국교원대 교수도 “AI 도입은 기술 적용에 그칠 것이 아니라 업무 흐름 전체를 재설계하는 수준으로 이뤄져야 한다”며 “종사자의 디지털 역량 강화와 AI와 상담사의 협업 체계, 복지·보건 등 타 분야 서비스와 연계한 통합 사례관리도 함께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권창준 고용노동부 차관은 축사에서 “고용센터는 실업급여를 지급하는 행정 창구가 아니라 졸업부터 퇴직 이후까지 국민의 일자리 여정을 함께하는 동반자가 돼야 한다”며 “반복적인 행정업무는 AI에 맡기고 그 자리를 사람과 일자리를 연결하는 서비스로 채우는 것이 이번 혁신의 핵심”이라고 말했다.

이병희 노동연구원 원장은 “20여 년간 정체됐던 공공 고용서비스 체계를 혁신할 중요한 전환점”이라며 “국민이 신뢰하고 변화하는 노동시장에 효과적으로 대응하는 고용서비스 체계를 만드는 출발점이 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한남진 기자 njhan@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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