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임’ 역풍…조정식 개헌 구상 험로
5월 단계적 개헌 무산 후 또 악재
국힘 “정권 수명 연장 속내” 격앙
22대 국회 후반기 개헌 동력을 살리려던 조정식 국회의장의 구상이 출발부터 난관에 봉착했다. 조 의장은 개헌과 관련해 ‘현직 대통령 연임 가능성’을 언급하면서 야당의 강력한 반발과 불신을 불렀다. 지난 5월 우원식 전 의장 재임 당시 야당의 반대로 개헌안 처리가 좌절된 데 이어 후반기 개헌 논의마저 시작부터 험로를 예고하고 있다.
조 의장은 28일 기자간담회에서 “내년은 선거가 없는 해라는 점에서 개헌의 적기”라며 “여야 협의로 국회 개헌특위를 구성해 내년에 개헌 논의를 본궤도에 올려놓겠다”고 밝혔다.
개헌 관련 질의응답 과정에서 조 의장은 “권력 구조 개편 관계에서 현직 대통령의 연임 개헌 문제 등등은 결국 주권자인 국민 여론과 국민 선택의 문제”라고 답해 논란을 낳았다.
현행 헌법 제128조 제2항은 ‘대통령의 임기연장 또는 중임변경을 위한 헌법개정은 그 헌법개정 제안 당시의 대통령에 대하여는 효력이 없다’고 규정하고 있다. 개헌이 이뤄지더라도 임기 연장이나 중임 변경은 현직 대통령에게는 적용되지 않는다는 얘기다.
앞서 지난 5월 우 전 의장이 추진했던 헌법 전문 수정 및 비상계엄 요건 강화를 담은 ‘단계적 개헌안’마저 야당의 반대로 좌절된 상황에서 대통령 연임 발언까지 더해지며 개헌을 둘러싼 여야 협의는 시작도 전에 냉각되는 분위기다. 지난 5월 개헌 추진 당시에도 국민의힘은 이재명 대통령이 연임 문제에 대해 분명한 입장을 밝히지 않는다는 점을 들어 반대한 바 있다.
국민의힘은 조 의장을 발언을 두고 정권의 수명 연장 속내를 드러낸 것이라며 공세에 나섰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이재명 대통령이 특사로 보낸 조정식 국회의장이 현직 대통령도 연임할 수 있도록 개헌하자 그동안 5·18 정신 운운하고, 선관위 개혁 운운하고 이런저런 이야기 했지만 결국은 연임하기 위해 여기저기 계속 찔러봤다는 것밖에는 안 된다”면서 “정말 연임 개헌을 추진한다면 그것이 바로 진정한 내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개혁신당에서도 논평을 내 민주당이 그동안 ‘음모론’이라며 부인해 온 연임 개헌 논의가 결국 국회의장 입을 통해 공식화된 것이라며 직격했다.
한동훈 무소속 의원은 29일 페이스북을 통해 “이재명 대통령이 ‘독재명’ 되려 한다. 이재명 정무특보 출신 명픽 국회의장이 운을 띄웠다”면서 “저는 과거부터 연임시도, 공소취소 같은 오물 묻은 이재명 민주당 손 잡고 민주당이 몰아가는 개헌 논의 참여하면 안 된다고 말해왔다”고 강조했다.
논란이 이어지자 조 의장은 28일 페이스북에 “현직 대통령의 연임은 개헌 논의대상이 아니다”라고 확인하며 “본의와 다르게 오해와 논란을 불러일으킨 점에 대해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썼다. 그는 “기자간담회 답변은 권력구조 개편을 포함한 개헌이 이뤄지려면 정치 주체 간의 합의와 국민의 선택이라는 기본 절차가 필수적이라는 취지였다”고 해명했다.
개헌안의 국회 의결에는 재적의원 2/3 이상의 찬성이 필요해 야당의 협조가 필수적이다. 우 전 의장의 단계적 개헌안 무산에 이어 이번 연임 논란 여파까지 더해지면서 국회 내 개헌 동력 확보에 난항이 예상된다.
박소원 기자 hopepark@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