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당원주권 커졌는데…당원관리 시스템 곳곳 구멍

2026-07-29 13:00:18 게재
구글 검색 선호 출처로 추가

충청권 권리당원 온라인 투표 일시 지연

후보 정책 공유보다 동원·줄세우기 논란

총선·지선 앞두고 당원 급증·축소 되풀이

더불어민주당의 8.17 전당대회를 앞두고 온라인 투표 시스템 오류, 생일별 조직 투표 논란, 종교 세력 개입 의혹까지 겹치며 관리 부실 비판이 잇따르고 있다. ‘당원주권 시대’를 여는 첫 전당대회를 표방하면서 이를 뒷받침할 검증·관리 체계는 갖추지 못했다는 지적이 불가피해 보인다.

민주당 선관위는 28일부터 시작된 충남·북 권리당원 온라인 투표 시한을 1시간 연장한다고 밝혔다.

민주당 대표 경선 후보자들 민주당 8.17 전당대회 대표 경선에 참여한 송영길·정청래·김민석(왼쪽부터. 기호순) 후보가 충청권 경선을 앞두고 지역에서 당원 간담회를 개최했다. 송영길 후보는 대전 타운홀 미팅에서, 정청래 후보는 전주에서 열린 전국여성비전포럼 결의대회에서, 김민석 후보는 부산 강서구 대항전망대에서 각각 지지를 호소했다. 연합뉴스

투표 개시 직후 권리당원 투표 서버의 문제가 발생해 투표가 지연되었다는 것이다. 당 선관위는 “투표가 진행되지 못한 시간 만큼 충북과 충남 투표 시간을 한 시간 연장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가뜩이나 계파 간 전면전으로 날이 서 있는 상황에서 투표 시간 연장 소동이 일면서 논란이 일었다. 김민석 후보는 이날 경남 창원에서 열린 권리당원 강연회에서 “지난 지방선거 경선관리에 대한 시비가 남아 있는 상태”라며 “그렇게 비판받았으면 이번에는 그러면 안 되는 것 아니냐”고 질타했다. 권리당원이 급증해 기술적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을 고려해 권역별 투표 기간이 지나도 전당대회 기간 중이면 권리당원이 투표할 수 있도록 보장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민주당 대표 경선 후보자들 민주당 8.17 전당대회 대표 경선에 참여한 송영길·정청래·김민석(왼쪽부터. 기호순) 후보가 충청권 경선을 앞두고 지역에서 당원 간담회를 개최했다. 송영길 후보는 대전 타운홀 미팅에서, 정청래 후보는 전주에서 열린 전국여성비전포럼 결의대회에서, 김민석 후보는 부산 강서구 대항전망대에서 각각 지지를 호소했다. 연합뉴스

권리당원 투표가 현장 합동연설회보다 먼저 이뤄지는 점도 논란거리다. 민주당 8.17 전당대회 순회경선은 8월 1일 충청권을 시작으로 3주간 이어져 17일 대전에서 최종 개표되는데, 지역별 온라인 사전투표가 현장 합동연설회보다 먼저 마무리된다. 경선에 앞서 대표·최고위원 후보자들의 방송토론회가 열린다고 하지만 후보 정책이나 연설을 듣고 판단할 수 있는 기회가 적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대표 경선에 나선 후보자들이 비전이나 정책을 알리기보다 동원이나 줄세우기에 급급한 활동으로 당원 역량을 떨어뜨린다는 지적도 나온다.

민주당 대표 경선 후보자들 민주당 8.17 전당대회 대표 경선에 참여한 송영길·정청래·김민석(왼쪽부터. 기호순) 후보가 충청권 경선을 앞두고 지역에서 당원 간담회를 개최했다. 송영길 후보는 대전 타운홀 미팅에서, 정청래 후보는 전주에서 열린 전국여성비전포럼 결의대회에서, 김민석 후보는 부산 강서구 대항전망대에서 각각 지지를 호소했다. 연합뉴스

정청래·김민석 후보를 중심으로 최고위원 후보자들이 짝을 이뤄 분산투표 전략을 공개적으로 요구하고 있다. 정청래 후보를 지지하는 지지자들은 정 후보 초청 당원간담회에서 당원의 생일 달에 맞춰 지지표를 분산하는 방안을 설명하기도 했다. 한 재선의원은 “1인 1표제가 중요한 변화인 것은 분명한데 제대로 된 주권을 행사할 충분한 정보와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면서 “지도부 선출부터 당원 동원식으로 흘러가면 당원 급증 효과를 누리기 어렵다”고 말했다. 지방선거나 전임 지도부에 대한 평가도 시도당에서부터 당원들이 참여하는 토론 등을 거치면서 전당대회로 연결해야 한다는 주문이다.

당원 가입 등 본질적인 시스템에 대한 문제제기도 있다. 민주당은 이번 전당대회 권리당원의 기준일을 6월 1일로 두고 있다. 최근 1년간 6회 이상 당비를 납부한 당원이 대상이다. 별도의 정당 교육이나 가치 공유 절차 없이 가입과 당비 납부만으로 투표권이 생기는 구조다. 이 때문에 조직적 대량 가입을 통한 ‘동원 당원’ 우려가 꾸준히 제기돼 왔고, 최근에는 검경 합동수사본부가 신천지 신도들의 민주당 집단 가입 정황을 포착했다는 보도가 이어졌다.

물론 민주당 자체적으로 ‘종이 당원’을 걸러내기 위한 작업을 진행해 왔다. 지난 6.3 지방선거를 앞두고 민주당은 주소·계좌·전화번호 등을 검색해 5만4000명에 달하는 권리당원의 선거권을 박탈했다.

민주당 핵심관계자는 “지방선거나 총선을 앞두고 입당원서가 급증하고 신청자 가운데 30~40%가 당원으로 인정받는다”면서 “동원을 통한 집단 가입도 자택이나 직장 주소로 별도로 가입할 경우는 확인이 어렵다”고 밝혔다. 이중당적 확인과 관련해선 각 정당의 당원명부를 선관위 등에 제출해 조회하거나 정당끼리 교환해 교차 검증해야 하기 때문에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입장이다. 결국 입당 과정에서 꼼꼼히 점검하는 것이 실현 가능한 해법으로 꼽힌다.

한편, 민주당 대표 경선에 나선 송영길·정청래·김민석 후보(기호순)는 29일 오후 9시 첫 TV 토론을 갖는다. MBC와 민주당 유튜브 채널 델리민주에서 생방송으로 진행되는 이날 토론에서는 당청 관계 및 당 노선, 신천지 개입 의혹 등에 대해 치열한 공방을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 당 대표 후보 TV 토론은 다음 달 5일 KBS에서, 12일 SBS에서 두 차례 더 진행된다. 최고위원 후보 TV 토론은 내달 3일 OBS에서 열릴 예정이다.

이명환 기자 mhan@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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