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안전불감증 버리고 지진에 대비해야

2016-04-18 10:25:01 게재

최근 14일에 일본 규슈 구마모토현에서 규모 6.5의 강진이 발생하였고, 이후에도 규모 5.8과 6.4의 강진을 포함한 여진이 연이어 발생하였다. 특히 16일에는 규모 7.3의 매우 강한 강진이 인근에서 다시 발생해 수십명의 사망자가 발생하였고, 극심한 피해로 이어졌다. 이 지진으로 인해 우리나라에서도 부산, 경남과 제주도지역에서 강한 지진동이 감지되면서 많은 국민이 지진에 대한 우려와 불안감이 나타냈다.

또한, 최근 국내외적으로 큰 인기를 끌었던 화제의 드라마 '태양의 후예'에서도 중앙아시아 가상 국가 '우르크'에서 규모 6.7의 지진으로 피해가 발생해, 위험한 극한상황에서도 우리나라 군인과 의사들이 사랑과 인간적인 연대감으로 이겨내는 모습을 담아 지진피해의 심각성을 깨닫게 해주었다.

그러나 우리나라에서는 이러한 강한 지진을 쉽게 겪을 수 없어 지진의 위험성에 대해 간과할 수도 있으나, 우리나라도 결코 지진의 안전지대는 아니라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 역사적 문헌을 살펴보면 1643년 경주에서 큰 지진이 발생하여 서울과 전라도 지역에서 진동이 감지되고 땅에서 물이 솟았다는 기록이 있다. 또한, 1978년에는 속리산 인근에서 규모 5.2, 홍성에서도 규모 5.0의 지진이 발생했다. 2014년에는 내륙은 아니지만 서해상에서 규모 5.1의 지진이 발생하는 등 우리나라도 규모 5.0 이상의 강진이 얼마든지 발생할 가능성이 있음을 알아야 한다.

지진은 기상·기후와 다르게 언제, 어디서, 얼마나 큰 규모로 지진이 발생할지 정확히 예측하는 것은 현재의 과학으로는 매우 어렵다. 그래서인지 지진이 발생하기 전에 나타났던 자연적인 현상을 지진의 전조현상이라고 이야기하기도 한다. 땅에 서식하는 곤충 개구리 뱀 등의 생물이 지상으로 무더기로 나오거나 일본에서는 물고기가 떼죽음을 당하고, 쌍무지개가 뜨는 것 등의 지진의 전조현상으로 나타났다고 하나, 이러한 전조현상에 대한 연구 결과는 아직까지 뚜렷하게 밝혀진 바가 없다.

즉, 현대 과학기술로는 지진을 예측하는 것은 어렵다. 하지만 지진이 어디서 발생하였는지 빠른 파악은 가능하다. 지진발생에 대한 정보를 받아 신속하게 대피하는 것이 중요하다. 지진으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피해를 줄이기 위해서 기상청에서는 국내에서 발생하는 규모 5.0 이상의 지진에 대해 지진 관측 후 50초 이내에 알려주는 '지진조기경보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2020년까지 10초 이내에 지진정보가 전달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 이런 정부 차원의 대비책뿐만 아니라 우리나라도 지진으로 피해를 받을 수 있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안전불감증을 버리고, 건물의 내진설계를 강화하는 등의 노력이 필요한 때이다. 지진정보를 빠르게 받고, 어떠한 행동을 취하여 지진에 대처할 것인지 미리 숙지해둔다면, 지진으로 인한 피해는 분명히 줄일 수 있다. 지진을 전조현상으로 예측하기보다 지진이 발생한 것을 재빠르게 파악하여 신속히 대처하는 것이 우리의 안전을 지키는 최상의 선택일 것이다.

고윤화 기상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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