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 발달 이후 직업은
예술·감성·소통 관련 직업 유망
인간 고유 영역으로 … "직업 총량 줄어들 것"
LG경제연구원은 22일 이같은 우려에 대한 답을 찾고자 '인공지능시대를 시작해야 할 두 번째 고민' 보고서를 발표했다. 보고서는 3가지 관점에서 국내외 인공지능 연구를 분류했다.
'인간 직종과 기계 직종이 나뉜다'고 보는 관점에 따르면 인공지능의 특성에 따라 인간과 인공지능이 잘 할 수 있는 영역이 서로 다르고 결과적으로 인간과 인공지능은 각기 다른 영역에서 활동할 것이라고 본다.
인공지능이 잘 할 수 없는 인간 고유 영역은 예술 분야, 감성에 기반한 작업, 사람들과 깊은 소통이 필수인 직업을 꼽았다.
2013년 영국 옥스포드대학 '고용의 미래 : 우리의 직업은 컴퓨터화에 얼마나 민감한가'라는 보고서에서 미국 직업 가운데 단순 서비스 종사자, 단순 생산직, 운반직 등을 중심으로 47%(6500만개) 직업이 10~20년 사이에 자동화돼 컴퓨터로 대체되거나 직업 형태가 변화될 것으로 예측했다.
한국고용정보원(2016년)도 이 모형을 한국에 적용했다. 인간이 잘 할 수 있는 영역과 인공지능이 잘 할 수 있는 영역 사이에 분명한 경계가 존재한다. 지적 노동 업무는 단순 작업뿐 아니라 전문적 업무도 인공지능으로 대체 가능하다.
하지만 화가 조각가 사진사 작가 등 예술분야나 초등학교 교사와 같은 감성에 기반한 직업, 사람들과 깊은 소통이 필수인 직업은 인공지능이 할 수 없는, 인간 고유 영역으로 남게 된다.
이와 달리 인간 직종과 기계 직종의 경계가 흐려진다는 관점도 있다. 인공지능 기술이 발달하면 언젠가 인간이 하고 있는 모든 일을 인공지능이 할 수 있을 것으로 본 것이다.
지난 1월에 발표된 '유엔 미래보고서 2045' 보고서에 따르면 의사 변호사 기자 통·번역가 세무사 회계사 감사 재무설계사 금융컨설턴트 등 대부분의 직업이 소멸할 것이라고 했다.
스위스 다보스포럼(세계경제포럼)은 인공지능과 로봇공학 사물인터넷 자율주행차 3D프린팅 바이오기술 등으로 2020년까지 일자리 510만개가 사라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단순 사무와 행정직 등 일자리 710만개가 없어지고 컴퓨터 수학 건축 엔지니어 등 200만개 일자리가 새로 만들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세 번째 관점은 인공지능은 과거 모든 기술적 발전의 산물과 마찬가지로 인간의 수고로움을 덜어주는 수단에 불과하다고 보는 것이다.
구글 CEO 순다 피차이는 "인공지능은 사람의 일자리를 뺏기보다는 업무를 도와주는 방식으로 진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1970년 미국에 ATM(입출금자동화기기)이 설치되자 은행 직원들은 해고를 우려했다. 하지만 우려와 달리 은행원은 30년 동안 10% 증가했다. 저부가 업무 대신 은행 성과와 직결되는 일에 직원이 투입된 것이다.
LG경제연구원 김은정 연구원은 보고서에서 "새로운 직업이 등장하고 성장하겠지만 결과적으로 직업의 총량은 줄어들 것이라는 결론이 대부분"이라고 말했다. 김 연구원은 "인공지능 발전에 따라 필요한 인재의 유형과 일자리 변화, 이에 따른 사회적 충격에 대비해 가는 일이 중요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