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인력·시장 3박자 갖춘 중국의 '굴기'

2016-06-02 11:00:00 게재

기술력 급성장 '자급자족' 꿈

한국 전자산업의 가장 큰 시장이자 경쟁자는 중국이다. 90년대 초 시장 개방과 함께 국내 전자산업 성장에 큰 역할을 했지만 이제는 강력한 경쟁자로 자리잡았다.

우선 가전분야에선 일본 기업들을 잇따라 인수할 정도로 무섭게 성장했다.

대만 홍하이 그룹은 일본의 대표적인 TV생산업체인 샤프를 인수했다. 샤프는 일본 최초로 흑백TV를 개발한 기업이다.


최근에는 중국 메이디가 일본 도시바 백색가전사업을 인수키로 최종 합의했다. 이 외에도 하이얼 하이센스 등 중국 가전회사들은 일본 가전사들의 해외생산거점도 잇따라 인수하고 있다.

하이얼은 미국 제너럴일렉트릭(GE) 가전사업부를 인수해 북미시장 진출을 추진중이다.

가전업계 관계자는 "거대한 자체 시장을 바탕으로 규모를 키운 중국 가전사들이 이제는 인수합병(M&A)를 통해 세계 시장을 넘보고 있다"며 "중국 가전사들과의 경쟁에서 앞서기 위한 대책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우리나라 수출 효자품목인 반도체·휴대폰산업에서도 중국은 무섭게 추격해오고 있다.

반도체 분야에선 중국 정부의 강력한 지원이 큰 효과를 내고 있다.

중국 정부는 2012년 반도체와 디스플레이를 '전략적 7대 신성장 산업'으로 정하고, 2020년까지 9000억위안(약 166조원) 이상을 연구개발에 투자키로 발표한 바 있다.

중국은 전 세계 모바일의 80%, PC의 62%, TV의 57% 이상을 생산하는 IT기기의 공장이자, 세계 반도체의 55% 이상을 소비하는 거대 소비국이다. 이러한 중국이 반도체를 수입이 아닌 수출 품목으로 바꾸려는 원대한 계획을 진행하고 있는 것이다.

김기남 삼성전자 반도체담당 사장은 지난해말 국회에서 열린 포럼에서 "중국의 반도체 시장 진출은 한국 반도체 산업에 큰 위협으로 다가올 것"이라며 반도체 위기론을 제기한 바 있다.

정부의 강력한 지원을 바탕으로 중국 반도체설계업체(팹리스)와 반도체위탁생산(파운드리) 기업이 급속하게 성장한다는 소식도 있다.

시장조사기관 아이서플라이에 따르면 올해 중국 팹리스 시장 규모는 2010년보다 2배 늘어날 전망이다. 2013년 세계 시스템 반도체 시장에서 중국 팹리스가 차지하는 비중은 7%로 3위에 올랐다. 중국 하이스와 스프레드트럼은 각각 세계 팹리스 12위와 16위에 이름을 올렸다.

휴대폰산업에서도 중국 기업들의 성장세는 무섭다.

화웨이 샤오미 등이 지난해 중국 휴대폰 시장에서 높은 품질과 싼 가격을 바탕으로 삼성전자와 애플 등을 제쳤다.

화웨이는 특히 최근 미국과 중국에서 삼성전자에 특허소송을 제기하며 기술경쟁력 자신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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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성수 기자 ssgo@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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