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규 변론 맡았던 강신옥 변호사

"10.26 재조명해야 한다"

2017-10-30 11:03:10 게재

"김 '유신철폐 민주회복'이 목적"

"차지철 불화설은 전두환 조작"

"김재규에 대한 역사적 평가를 다시 해야 한다. 난 그게 될 것이라고 본다."

38년 전 10월 26일 박정희 대통령을 살해한 김재규 전 중앙정보부장의 변호를 맡았던 강신옥 변호사(사진)는 당시를 회고하면서 이같이 말했다. 김 전 부장의 행위는 민주회복을 위한 결단으로 다시 자리매김돼야 한다는 얘기다.

촛불시위 1년, 10.26사태 38년을 맞아 27일 내일신문과 인터뷰를 가진 강 변호사는 "김재규가 박정희를 살해한 이유에 대해 '유신철폐, 유신의 심장을 쐈다'고 했다"면서 "그의 주장은 면회 첫날부터 일관됐다"고 밝혔다. 그는 "우리가 놀랄 정도였다"며 "같이 만났던 조준희 변호사는 김재규의 말에 감동해 눈물까지 흘렸다"고도 했다.

차지철과의 불화설에 대해선 "지어낸 이야기"라고 잘라 말하며 "전두환이 그걸 이용해 김재규가 차지철에게 괄시를 당하니깐 '욱'해서 박정희까지 죽인 것으로 몰아갔다"고 설명했다.

강 변호사는 이어 "전두환이 아무런 증거도 없이 내란목적 혐의를 추가해 '대통령이 되기 위한 욕심으로 박정희를 죽였다'며 김재규를 '파렴치범'으로 만들려 했다"고 말했다.

그는 "김재규가 자신의 부하들에게 박정희 살해 계획을 알린 게 불과 30분 전이었다"며 "내란을 입증할만한 사전모의나 물리력 등 증거가 될 만한 게 하나도 없었다"고 강조했다.

강 변호사는 또 "김재규는 1심 법정과 항소이유서에서 박정희 살해 동기 중 하나로 최태민 문제를 들었다"면서 "최태민의 비리를 조사해 보고했는데도 제대로 받아들여지지 않았던 것도 박정희 살해 이유 중 하나라는 이야기를 했다"고 전했다.

그는 "최순실 국정농단을 보면서 최태민 때와 너무나 닮아 놀랐다"며 "결국 최씨 집안과의 관계를 끊지 못해 박근혜도 망하고, 박정희도 망하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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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진헌 구본홍 기자 bhkoo@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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