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철의 금융교실
대학생의 슬기로운 금융생활
2019학년도 대입수학능력시험이 끝났다. 인생에서 좀처럼 다시 맛보기 어려운 해방감을 만끽할 예비대학생들의 관심사는 동아리생활이나 패션, 미팅 등 이 있을 것이다.
그런데 돈 관리에 대해서도 관심을 가져주기를 당부한다. 대학생이 되면서 부모님께 받는 용돈액수도 단위가 달라지고 아르바이트를 해서 돈을 벌면서 본격적인 경제생활을 시작하기 때문이다.
또한 늘어난 여유시간과 함께 소비욕구가 가장 왕성한 시기이기에 난생 처음 큰 돈을 손에 쥐고 있으면 일단 쓰고 보자는 소비충동에 빠지기 쉽다.
돈은 버는 것보다 쓰는 게 중요
얼마 전 성년의 날을 앞두고 실시한 대학생 대상 설문조사에서 '어른이 됐다고 느끼는 순간' 1위에 '내 손으로 번 돈을 받을 때'가 첫 손에 꼽혔다. 그만큼 돈을 번다는 것은 경제적인 독립과 함께 드디어 제 앞가림을 하는 어른이 되는 출발점이다.
돈은 버는 것보다 잘 쓰는 것이 중요하다. 돈은 남의 지갑에서 나온다. 그래서 마음먹는다고 해서 당장 수입을 늘리기는 어렵다. 최근 삼성생명은퇴연구소가 성인103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돈 모으기 위해 가장 필요한 것'으로는 '검소한 소비생활'(64%)을 꼽았다.
'돈을 모으는 데 방해 되는 것'으로는 '충동구매 등 불필요한 지출'(68%)이 1위를 차지했다. 돈은 벌어서 모으는 게 아니라 아껴야 모을 수 있다는 평범한 진리를 실감하게 만드는 조사결과다.
많은 사람들이 귀찮은데다 써봐야 달라질게 없다는 핑계로 가계부를 멀리 한다. 그러나 어떤 일이든 기록해야 통제하고 관리할 수 있는 법이다. 모든 돈 걱정의 근원은 '모른다'에 있다. 소비실태를 가계부 위에 낱낱이 들추어보면 얼마나 많은 돈이 어디서 새나가고 있는지를 금세 깨닫게 되고 자연스럽게 지출의 구조조정이 가능해진다.
그래서 가계부는 '지출의 반성문'과도 같다. 예전처럼 번거롭게 일일이 손으로 적을 필요 없이 요즘에는 편리하게 가계부를 쓸 수 있도록 도와주는 앱을 활용하면 된다. 대학생은 또 자신 명의로 된 통장과 카드를 만들어 돈 관리를 시작하는 시기다. 특히 지출통제를 위해서는 신용카드보다 체크카드 사용이 바람직하다. 신용카드와 체크카드 중 어느 쪽이 더 소비를 컨트롤하기 쉬울까. 당연히 체크카드다. 신용카드는 '후불', 체크카드는 '직불'이다.
신용카드는 지금 쓰고 나중에 돈을 내지만 체크카드는 쓰는 즉시 통장에서 바로 돈이 빠져 나간다. 그래서 신용카드가 이용한도에 맞추어 지출을 하게 된다면 체크카드는 통장의 잔액에 맞춰서 쓰게 된다. 체크카드 자체가 불필요한 지출을 통제하는 시스템을 가동하는 것이다.
따라서 절제된 소비생활에 익숙하지 않은 예비대학생들은 계획적인 소비습관을 기르기 위해서라도 체크카드를 사용하는 것이 좋다. KB국민은행의 락스타 체크카드 등 대학생 전용 체크카드의 혜택을 꼼꼼히 비교해서 교통이나 통신비, 학원과 음식점 등 소비생활 패턴에 맞춰 선택하는 게 현명하다.
체크카드 만들어 알뜰히 써야
세 살 버릇 여든까지 간다는 말처럼 돈에 대한 습관도 평생을 가기 때문이다. 대학생 때부터 땀 흘려 돈을 벌어보는 경험도 해보고 가계부 쓰기와 체크카드 사용을 통한 합리적인 소비습관도 들여야 한다.
해마다 계절이 바뀌는 환절기에는 몸이 바뀐 날씨에 적응할 수 있도록 옷차림이나 건강관리에서 각별한 노력이 필요하다. 청소년에서 어엿한 성인으로 삶의 역할이 변화하는 때인 대학시절도 우리의 삶에서 환절기라 할 수 있다.
인생의 환절기인 대학시절에도 그만큼 준비가 필요한 법이다. 대학생활의 첫걸음을 앞둔 예비대학생들이 슬기로운 금융생활에도 관심을 가져주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박철 KB국민은행 인재개발부 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