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호는 대한민국으로"

2019-04-11 11:09:27 게재

여야 5당 원내대표단

임시의정원 첫 회의 재연

"국호는 대한민국으로 결정되었음을 선포한다."

1919년 4월 10일 밤 10시. 중국 상하이의 프랑스 조계지인 진선푸로의 한 서양식 주택에서 이회영, 이시영, 여운형, 조용은, 신석우, 이광수, 신채호 등 독립운동 대표자 29명이 회의를 열었다. 3.1운동으로 표출된 민족의 독립의지를 모아 대한민국 임시정부를 세우기 위한 자리였다.

밝은 표정의 여야 5당 원내대표들 | 여야 5당 원내대표단이 중국 상하이 한국문화원에서 열리는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 및 임시의정원 개원 100주년 기념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10일 오후 김포공항 귀빈실에 도착해 브리핑을 마친 뒤 손잡고 있다. 왼쪽부터 바른미래당 김관영, 더불어민주당 홍영표, 자유한국당 나경원, 민주평화당 장병완, 정의당 윤소하 원내대표. 연합뉴스 김주형 기자


이들은 정부수립에 앞서 입법기관인 임시의정원을 출범하기로 하고 초대 의장에 이동녕을 선임했다. 곧바로 열린 임시의정원 회의에서는 군주제가 아닌 국민이 주인이 되는 민주공화제 국가를 세우기로 하고 국호를 '대한민국'으로 정했다. 또 민주공화제, 인민평등, 언론의 자유 등을 담은 임시헌장을 제정하고 국무총리 이승만, 내무총장 안창호 등 국무원을 선출했다. 대한민국 임시정부가 수립되는 순간이었다.

11일 정치권에 따르면 여야 5당 원내대표단 20명은 전날 밤 10시 상하이 한국문화원 강당에서 '대한민국 임시의정원 개원 100주년' 기념행사를 가졌다. 꼭 100년 만에 첫 임시의정원 회의가 재연됐다.

행사에 참석한 의원들은 각자 임시의정원 의원들의 역할을 재현했다. 이동녕 임시의정원 의장 역을 맡은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국호는 대한민국으로 결정되었음을 선포한다"며 의사봉을 두드렸다.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김마리아 의원, 김관영 바른미래당 원내대표는 이광수 의원, 장병완 민주평화당 원내대표는 조소앙 의원, 윤소하 정의당 원내대표는 여운형 의원 역할을 각각 맡아 당시 의원들의 발언을 대신했다. 민주당 이종걸 의원은 조부인 이회영 선생 역을 맡았다.

이들은 100전 전과 똑같이 의장과 부의장 선출, 임시정부 수립 결의, 대한민국 국호 결정, 국무원 인사 선출 등의 순서로 회의를 진행했다. 회의를 마친 의원들은 독립군가를 부르며 행사를 마무리했다.

여야 5당 원내대표단은 11일 임시정부 청사를 방문하고 독립유공자 후손 등을 만난다. 12일에는 광저우로 이동해 임시정부 청사와 자율주행차 시험장 등을 둘러볼 예정이다.

이해찬 민주당, 손학규 바른미래당, 이정미 정의당 대표 등 여야 당대표들은 11일 저녁 여의도공원에서 열리는 '제 100주년 대한민국임시정부 수립 기념식'에 참석한다.

이해찬 민주당 대표는 이날 오전 국립서울현충원을 찾아 이곳에 안치된 18인의 임시정부 요인 묘소에 헌화와 분향을 했다. 또 효창공원으로 이동해 백범 김구 선생과 안중근 의사 묘역 등에도 참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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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본홍 기자 bhkoo@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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