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무역합의 승자와 패자는?

2020-01-16 10:58:08 게재

영국 BBC 분석

2년 이상 무역갈등을 빚어온 미국과 중국이 1단계 합의문에 서명했다. 합의가 나오기까지 그야말로 치열한 격전이 있었다. 1단계 합의에 따른 경제적 안도감이 얼마나 될지는 아직 불확실하다. 일부 관세는 낮아지겠지만 여전히 유지될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무역전쟁으로 입은 그동안의 손실을 능가할 만큼 합의에 따른 충분한 소득이 있을지에 자신하지 못하고 있다. 모든 싸움엔 득실이 있다. 영국 BBC가 미국과 중국의 무역협상 합의를 놓고 잠정적 승패를 가려봤다.


승자 1 -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1단계 무역 합의를 비판하는 사람들은 합의 내용에 실체가 거의 없다고 지적한다. 하지만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경우 중국과의 무역갈등을 뒤로 물리고 올해 말 대선을 향해 전념할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됐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의 승리로 볼 수 있다. 미국 내 여론조사를 보면 대부분의 미국인들은 '중국이 불공정 무역을 하고 있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에 동의하고 있다. 하지만 동시에 대체적인 흐름은 자유무역을 지지하고 관세정책을 반대하고 있다. 공화당은 2018년 선거에서 일부 의석을 잃었다. 경제학자들은 이를 무역전쟁과 연관지어 해석한다.

승자 2 - 시진핑 주석

중국은 이번 합의 내용이 무역전쟁 초기 자국이 제안했던 조건과 유사하다고 보고 있다. 일례로 중국은 2년 전 미국 금융기관과 자동차업체가 중국 시장에 더 진입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미 많은 부문에서 타국 기업들이 그같은 혜택을 보고 있다. 시진핑 주석은 미국의 요구에 일방적으로 굴복한 게 아닌 상황을 만들었다. 이는 시 주석의 전리품으로 볼 수 있다. 그렇다고 해서 중국이 스스로 만족해야 한다는 의미는 아니다. 미국 연방준비은행(연준) 추산에 따르면 중국 경제는 미국과의 무역전쟁으로 경제성장률이 0.25% 하락했다. 미국의 중국 상품 수입이 약 1/3 줄어들면서다.

패자 1 - 미국 기업과 소비자

새로운 합의에 따르면 미국은 중국 수출품 1200억달러 어치에 대한 관세를 절반으로 줄인다. 하지만 대부분 고율관세는 그대로 유지된다. 중국 상품 3600억달러, 미국 수출 1000억달러다. 이는 미 국민들에겐 안좋은 소식이다. 경제학자들은 현재까지 미국 기업과 소비자가 약 400억달러 이상의 손실을 입었다고 본다. 이 수치에 중국의 보복조치로 인한 기업들의 피해는 포함되지 않는다. 미 의회 예산국(CBO) 추산에 따르면 전체적으로 관세 관련 불확실성과 추가 비용으로 미국 경제성장률이 0.3% 낮아졌다. 더불어 2018년 이래 미국 가계소득은 평균 580달러씩 줄었다. CBO의 추산은 2018년 1월 이후 새로 부과된 모든 관세를 포함한 것이다. 즉 중국 상대 관세만은 아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중국으로 제한하더라도 비슷한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말한다.

패자 2 - 미 농가와 제조업체

중국은 제조업과 서비스, 농업, 에너지 부문에서 2017년보다 미국 상품을 더 많이 구매하겠다고 약속했다. 향후 2년 동안 대략 2000억달러 정도다. 트럼프 대통령은 여기에 연간 농산품 500억달러가 포함될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그 목표가 달성 가능한지에 회의적이다. 중국은 미 농산물 구매액수는 자국 시장의 요구에 달렸다는 전제를 달았기 때문. 중국은 그동안 보복조치로 미국 농가를 표적으로 삼았다. 이 때문에 미 농업기업의 파산률이 상승했다. 연방정부는 280억달러를 들여 구제금융을 제공했다.

한편 연준에 따르면 제조업체 실업이 늘었는데, 수입품 가격 상승과 중국의 보복관세 등이 원인이었다. 향후 장기적으로 미국 기업들은 중국에서 다른 나라로 공급망을 전환할 가능성이 크다. 관세를 피하기 위해서다. 하지만 이런 전환엔 막대한 비용이 수반된다.

승자 3 - 대만 베트남 멕시코

경제학자들 추산에 따르면 미중 무역전쟁으로 인해 전 세계 경제성장률이 0.5% 이상 하락할 전망이다. 하지만 일부 국가는 양국의 싸움으로 득을 봤다. 약 1650억달러 추가 수출이 있었기 때문. 노무라증권 분석에 따르면 베트남이 가장 수혜를 많이 본 나라였다. UN 추산으로는 대만과 멕시코, 베트남이 지난해 미국으로부터 더 많은 상품 주문에 즐거운 비명을 질렀다. 연준은 미국의 주문 증가로 멕시코 경제성장률이 약 0.2% 상승했다고 본다. 이런 혜택은 1단계 무역합의 이후에도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패자 3 - 중국 때리던 워싱턴 매파

미국은 '중국이 지적재산권에 대해 새로운 보호조항을 만든 것에 합의했다'고 밝혔다. 지재권 위반에 대한 기소 문턱을 낮추고 벌금을 늘린다는 것. 표면상 지재권 문제는 양국의 무역전쟁을 촉발한 이슈 중 하나였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중국이 이전에 했던 약속과 이번 합의가 크게 다른지 불확실하다'는 입장이다. 또 새로운 합의가 미국의 가장 큰 불만사항을 다루지 않은 측면도 있다. 특정 산업에 과도한 보조금을 지급하는 중국의 무역관행이다. 백악관은 이를 2차 무역협상 때 추가적으로 다룰 것이라는 입장이다. 하지만 조만간 확실한 결과물이 도출될 가능성은 적다. 한편 트럼프 행정부는 일본, 유럽과도 보조금 지금 문제에 대해 논의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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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은광 기자 powerttp@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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