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종원이 대선주자? … '정치초보' 대통령 없었다

2020-06-24 11:14:38 게재

역대 대통령 모두 정치권에서 경험 쌓아

10여명 예비주자 중 보수후보 추려질 듯

뉴노멀에 걸맞는 '보수상' 내놔야

보수야권은 23일 '백종원 대선주자설'로 시끌벅적했다. 김종인 통합당 비대위원장의 언급 때문이었다. 해프닝으로 끝나기는 했지만 '성공한 외식사업가'가 대선주자로 거론될만큼 보수진영의 대선구도가 열악하다는 현실이 반영됐다는 점에서 씁쓸한 뒷맛을 남겼다.특히 김 위원장 특유의 '정치권 냉소'에 여의도 정치권이 또 한 방 맞았다는 해석이 나왔다.

김 위원장이 '백종원'을 거론한 것은 정치 경력은 전무하지만 △혐오가 없고 △대중성이 높고 △공감능력이 뛰어나다는 점에 높은 점수를 준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백종원'으로 상징되는 '정치신인'이 대통령 후보가 되거나 대통령이 될 가능성은 희박하다는 관측이다.
대화하는 김종인-원희룡 | 미래통합당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과 원희룡 제주도지사가 2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도서관에서 열린 사회안전망 4.0 정책토론회에서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안정원 기자


역대 대통령은 전부 정치권에서 경력을 쌓았다. 군 출신인 박정희 전두환 노태우를 제외하고 김영삼 김대중 노무현 이명박 박근혜 문재인에 이르기까지 기간과 직책만 다를 뿐 정치권에서 내공을 쌓고 대선에 도전했다. 국민은 여의도정치에 대한 불신 때문에 '참신한 신인'에게 높은 점수를 주곤 하지만 실제 대통령을 선택할 때는 경륜과 경험을 무시하지 않는 것이다.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의 실패 사례가 이를 입증한다.

시간이 촉박하다는 현실도 '신인'의 도전을 어렵게 만드는 요소다. 2022년 대선까지는 2년도 남지 않았다. 아무리 인지도가 높아도 본인만의 국정비전을 만들고 설파하기엔 시간이 절대부족하다.

김 위원장의 언급으로 소환된 '백종원 카드'가 현실화될 가능성이 극히 낮은 이유다. 보수 일각에서는 윤석열 검찰총장에 대한 기대도 걸지만 이 역시 경험과 시간 부족으로 "어렵다"는 관측이다.

결국 보수진영 차기주자는 기존 정치권 출신 중에 택일될 것으로 보인다. 유승민 원희룡 오세훈 홍준표 황교안 안철수 김태호 등에서 정해질 것이란 얘기다. 이들 역시 수면 아래서 분주한 모습이다.

원희룡 제주지사가 가장 적극적인 편. 원 지사는 "보수의 유전자를 회복하자"며 '보수 적자'를 자임하고 나섰다. 영남과 보수층이란 집토끼를 잡아 대선후보에 오르겠다는 전략으로 읽힌다. 박성민 정치컨설팅 민 대표(전략메시지)와 이태용 전 여의도연구원 부원장(조직)이 돕기로 했다. 유승민 전 의원은 캠프 대신 나홀로 대선준비에 열중하는 모습이다. 각 분야 전문가들을 만나 조언을 들으면서 포스트코로나 시대에 걸맞는 보수개혁을 고민 중이다. 유 전 의원 측근은 "가을쯤 본격적인 대선행보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2017년 대선 2위란 '의미있는 경력'이 있는 홍준표 전 대표는 복당이 제1과제다. 김종인 위원장과 각을 세우던 그는 22일 "김 위원장이 미통당의 당명을 바꾼다고 했을 때 참 적절한 결정이라고 생각을 했다"며 주파수를 맞췄다.

황교안 전 대표도 여전한 보수층 지지에 힘입어 가을쯤 공개행보에 나설 것이란 전망이다.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 소장은 "성공하는 보수주자가 되려면 퇴행적 보수경쟁을 할 게 아니라 뉴노멀 시대에 걸맞는 새로운 보수상을 제시해 국민을 설득해야할 것"이라며 "새 보수상은 탈기득권, 탈권위, 탈꼰대, 민주주의, 인권, 평등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말했다.

엄경용 기자 rabbit@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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