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상 재촉하는 안철수, 확답 안하는 오세훈
안 "늦어도 23일 단일후보 발표하라는 김형오 전 의장 말씀에 동의"
오 "협상 테이블 밖에서 협상에 대한 공방 하지 말자는 제안 드린다"
김형오 전 의장 "시간을 지연시키는 쪽이 패배할 가능성 더욱 높다"
서울시장 보궐선거 야권 단일화 협상이 두 후보의 19일 '경쟁적 양보'로 인해 속도를 내는듯 싶더니 주말 들어 다시 제자리걸음이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는 "한시라도 더 빨리 협상에 들어가자"는 입장이지만 오세훈 후보는 "협상 테이블 밖에서 공방하지 말자"며 협상 착수 요구에 확답을 내놓지 않았다.
안 대표는 주말인 20일 페이스북을 통해 "늦어도 23일에는 단일후보를 발표하라는 (김형오 전 국회의장의) 말씀에 동의한다"며 "저희측은 어제부터 실무협상 재개를 요청하고 기다리고 있지만 아직까지 연락이 없다고 한다. 오늘(20일) 오후에는 반드시 협상단이 만나서 실무를 마무리 짓고 일요일(21일)부터는 조사에 들어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전 국회의장은 앞서 "일요일, 월요일 중 자신들이 양보한 대로 여론조사를 진행하고 늦어도 23일에는 단일후보를 발표하라"고 지적했다. 김 전 의장은 "두 사람의 양보 선언으로 지엽적인 세부사항만 합의하면 되는데 합의가 나오지 않는 이유는 무엇인가. 또 수 계산인가, 실무자들의 오기인가. 자괴감이 든다"고 밝혔다. 안 대표는 20일 오후에라도 협상팀이 만나 단일화 협상을 마무리 짓고 21일(일요일)과 22일(월요일) 이틀간 여론조사를 돌린 뒤 23일에는 단일후보를 발표하자는 입장이다.
하지만 오 후보는 이날 안 후보의 '즉각 협상 착수' 요구에 대해 확답을 하지 않았다. 국민의힘측은 국민의당이 협상장에서의 모습과 언론에 발표하는 내용이 다르다며 매우 불쾌해하는 모습이다.
오 후보는 이날 안 후보의 협상 착수 요구에 대해 "더이상 협상 테이블 밖에서 협상에 대한 공방을 하지 말자는 제안을 드린다"며 "우리가 지금 할 일은 진정성 있게 협상에 임하는 것과 협상 종료시까지는 협상에 대해 침묵하는 일"이라고 밝혔다. 안 대표에게 자꾸 장외전을 벌이지 말고 협상팀이 알아서 협상에 임하도록 침묵하자는 얘기다.
국민의힘 협상팀은 20일 현재 국민의당 협상 재개 요구에 대해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 정치권에서는 국민의힘이 20일에는 협상 테이블에 나오지 않고 버티다가 21일 이후 나설 것으로 전망한다. 주말보다 평일에 여론조사를 돌리는게 국민의힘에게 유리할 것이라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김형오 전 국회의장은 20일 "지금 같은 분위기라면 시간을 지연시키는 쪽이 패배할 가능성이 더욱 높다. 누가 그러는지 알만한 사람은 다 알게 돼 있다"며 "단일화라는 단순 셈법을 복잡하게 만들어 일을 꼬이게 하고 여권에 빌미를 제공해 실망하는 국민이 늘고 있다"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