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대학의 '이원화 교육훈련'

기업주도, 고급 전문인력 부족 해결

2021-04-06 11:45:39 게재

직업훈련·대학교육 병행

대졸 실업문제 대안으로

독일 제조업이 지식서비스산업으로 전환되고 있다. 이는 노동시장에 노동력 공급의 혁신을 요구한다. 4차산업혁명의 시대 노동시장의 주요과제는 고급 전문인력 부족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다.

이는 독일 숙련노동력 공급체계인 직업훈련에 중요한 도전으로 다가왔다. 독일의 이런 노력은 1970년대부터 시작됐다. 그 해법의 중심에 '이원화 대학'이 있다.

전통적인 직업학교의 이원화 과정은 직업훈련과 직업고등학교 과정을 병행하는 것이다. 이원화 대학과정 또는 산업대학의 이원화 과정은 이론교육에 소양이 있는 젊은이들에게 현장성 있는 직업훈련을 병행하는 것이다.

이것이 지식서비스 사회에 걸맞은 고급 전문인력을 양성하는 방향이다. 독일은 이 방식으로 전통적인 노동력 공급방식인 직업훈련을 혁신했다.

대표적인 사례가 바덴뷰템베르그 '이원화 대학'이다. 독일에서 가장 큰 대학교육 혁신으로 꼽힌다. 바덴뷰템베르그 이원화 대학은 독일 최초의 기업·산업주도형 이원화 고등교육기관이다. 1970년대 직업아카데미에서 출발했다.

1960년대 교육열이 높아지면서 대학 입학시험 합격자와 대졸자 숫자가 급격히 증가했다. 1970년대 독일은 넘치는 대졸자들이 실업자로 전환될 것을 우려하게 된다. 특히 대학생 과잉공급이 대학교육의 질을 떨어뜨리고 기업에 필요한 인재 교육을 제대로 못한다는 우려도 커졌다.

1971년 다임러벤츠사는 바덴뷰템베르그 주 내각 문화부에 대학입시 합격자를 대상으로 대학과정에 이원화 제도를 도입할 것을 건의했다.

같은 해 슈튜트가르트 공업단지 내 주요기업인 다임러벤츠, 로버트보쉬, 스탠다드 엘렉트로닉 로렌츠사가 대학과정 이원화 제도 도입 필요성에 공감했다. 산업체 주도로 고등교육과정에 이원화 제도를 만들기로 한 것이다.

먼저 대학입시 합격자들에게 고등교육 이원화 과정을 소개했다. 기존 대학교육 과정을 대체하려면 이원화 과정 졸업생들에게 대학 졸업생에 준하는 수입과 승진 기회를 보장해야 했다.

이런 조건이 지속되기 위해서는 이원화 과정의 학습내용과 학습목표가 기존 대학교육과 견줄만한 수준이 돼야 했다. 슈튜트가르트 소재 '뷰템베르그 행정경영아카데미'와 중부 네카지역 상공회의소의 긴밀한 협조 속에 새로운 대학 교육과정을 개발했다.

1974년 10월 슈튜트가르트와 만하임에 직업아카데미가 시범적으로 설치됐다. 164명의 학생들이 산업·공학 분야 51개 직업훈련기업과 훈련계약을 맺고 직업아카데미에 등록했다.

2006년 기독교민주당(기민당. CDU)과 자유민주당(자민당. LPD) 연합 주 정부의 연정합의서에 근거해 2009년 3월 바덴뷰템베르그 직업아카데미는 이원화 대학으로, 바덴뷰템베르그 주 소재의 국립대학으로 승격됐다.

["변화시대의 독일 아우스빌둥" 연재기사]

한남진 기자 njhan@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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