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전인교육 중심의 교육문화
사농공상, '일'보다 '지위' 강조
유교 문화권은 전인적인 교양을 갖추는 것이 전문 지식이나 기술을 습득하는 것보다 중요했다. 더불어 직분의 수행으로 자아를 실현하는 것을 중요시했다. 가장 이상적인 인간상을 군자라 하고, 군자의 가장 중요한 자질을 덕(德)으로 여겼다.
전문적인 훈련을 경시했고 직업을 이윤추구 수단으로 삼지 않았다. 유교문화의 영향으로 사농공상(士農工商)이 전통사회 직업형태로 자리 잡으면서 사민론(四民論)으로 발전했다. 사민론에서 군자 또는 선비 계층은 상위계급으로 학문과 도를 닦는 일에 전념했다. 백성을 다스리거나 지배하는 일에 주력하면서 주요 생산수단을 장악했다. 반면 농공상에 종사하는 계층은 하위계급에 속했다. 노동에 종사하면서 주요 생산수단을 소유하지 못했다. 농사일에 전념하는 사람은 그런대로 대접을 받았지만 공산품의 생산과 유통을 담당하는 장인과 상인은 천민으로 대접했다. 한마디로 자본주의가 발달할 수 있는 환경이 아니었다.
조선시대에는 사람이 종사하는 직업을 사·중인·농·공상(士·中人·農·工商)으로 크게 나누고 태어날 때부터 평생 종사해야 하는 일을 미리 정해줬다.
유교문화에서도 직업을 '천직'이라고 강조했다. 직업활동 결과 물질적 보상보다는 정신적 가치와 직업에 대한 성실한 태도를 중요시했다. 한국의 전통 직업은 성별이나 신분과 같은 요인들이 중시됐다. 수행해야 하는 일보다는 직업과 관련된 지위가 중요했다.
한국 전통사회에서는 신분의 계층화, 직업의 폐쇄성으로 인해 자유로운 직업의 이동이 불가능했다. 이런 영향 때문에 한국을 포함한 동아시아 국가들은 서양에 비해 기술 분야 발전이 뒤처졌고 전문화된 장인계층이 형성되지 못했다.
이상근 동신대 교수는 "한국의 직업훈련은 지금까지 한국사회의 전통적인 인문우선, 기술경시 문화를 바꾸지 못했다"며 "인문을 받들고 노동을 천시하는 한국에서 아우스빌둥이 정착되려면 과학기술을 중시하는 사회적 노력이 계속 필요하다"고 강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