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기업의 ESG 경영 해법, 장애인 고용

2021-04-26 11:20:46 게재
김대규 한국장애인고용공단 서울동부지사장

얼마 전 한 통신사가 기업이 보유한 AI(인공지능) 기술로 청각장애인의 음성을 복원해 이들의 의사소통과 일자리 안정화에 기여한다는 뉴스를 접했다.

이 기업은 올해 ESG 경영을 강화하겠다는 선포와 함께 장애인 일자리 창출과 확대를 중요한 실천전략으로 선택했고, 직접적인 장애인 고용 외에도 장애인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한 다양한 노력을 추진하고 있다.

소극적 접근방식에서 벗어나야

이처럼 최근 기업의 ESG 개념이 경영계의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지난달 문재인 대통령이 "올해를 ESG 경영 확산의 원년으로 삼겠다"고 천명한 것처럼, 이제 기업의 ESG 실천은 선택이 아닌 필수의 영역이 되어가고 있다.

ESG는 Environmental Social Governance의 약자로, 친환경, 사회적 책무, 지배구조 개선을 통해 기업의 지속 가능한 발전을 이끄는 경영방침으로 자리매김 되고 있다. ESG가 기업의 글로벌한 경쟁력을 알려주는 인증기준인 것이다. 이에 대기업은 ESG위원회를 설치하거나 전담부서를 만드는 등 발 빠른 대응을 준비하고 있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기업의 ESG 경영원칙이 일회성의 이벤트에 그치지 않고 진정성 있는 접근을 통해 사회의 긍정적 변화를 이끄는 동력으로 전개돼야 한다는 점이다.

이러한 측면에서 장애인 고용을 통해 동등한 기회와 차별금지라는 ESG 사회적 책임 가치에 동참하는 기업들의 선도적 실천은 참으로 반갑다. ESG 경영철학에서 출발한 장애인 고용은 장애인 법정 의무고용률 준수의 부담 속에 강제적으로 추진했던 과거 고용방식과 출발선부터 다르기에 전개되는 방식도 차별성이 있다.

기존 운영 조직과 직무에서 장애인 적합 직무를 찾던 것이 과거의 방식이라면, 이제는 기업 맞춤형 고용 컨설팅을 통해 장애인에게 적합한 직무를 개발하고, 장애친화적인 고용환경을 구축한다.

직무의 개발은 전체 공정을 세분화한 후 장애인에게 적합한 작업 중심으로 단순화하거나 재조합하는 방식의 유연한 사고를 필요로 한다.

따라서 강제 조항에 따라 장애인 의무고용을 이행하기만 하면 된다는 소극적 접근으로는 원활한 추진이 어렵다.

하지만 장애인 고용을 ESG 경영의 효과적 실천전략으로 선택한다면 과정은 다르다. 장애인에게 불가능한 직무 영역은 없다.

건설현장에도 장애인 고용

일례로 최근 한 건설업체 공사 현장에서 장애인 고용을 실천하기 시작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안전상의 이유 등을 들어 건설업계는 장애인 적합 업종이 아니라는 고정관념이 강했고, 이에 따라 장애인 의무고용제를 적용함에 있어서도 적용제외 비율을 두었을 만큼 건설업의 장애인 고용 문턱은 높았다.

그런데 이 기업은 건설현장에 직원복지 카페를 설치해 중증의 발달장애인 바리스타들을 고용함으로써 장애인 고용과 직원복지 모두를 한꺼번에 해결하는 솔루션을 찾았다. 이러한 시도는 동종업계 타 기업으로의 확산이 기대되는 고용모델이다. 취약계층에게 동등한 기회를 제공하겠다는 기업의 경영의지가 새로운 해결 방안을 찾아준 것이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얼어붙은 노동시장은 그 어느 때보다 어렵고 올해도 장애인 고용은 난항이 예상된다. 하지만 봄의 기운이 완연한 4월 장애인고용촉진 강조기간을 맞아 기업의 ESG 경영 해법으로 장애인 고용을 검토해보면 어떨까. 모든 사람들에게 동등한 기회를 제공하고 차별 없는 사회를 만드는 것은 우리 모두의 책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