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 남재헌 해양수산부 북극항로추진본부장

“해양산업과 지역산업 연계·발전할 수 있게 집중할 것”

2026-01-02 13:00:25 게재

피지컬AI기반 항만, 친환경선박연료 벙커링, 수리조선 등 … 북극항로특별법에 본부기능 포함 방안도 검토, 1월 중 직원구성 완료

지난해 말 부산으로 이전을 완료한 해양수산부가 ‘북극항로’라는 ‘대한민국 마지막 기회’(김태유 서울대 명예교수)를 살리기 위한 본격적인 업무에 착수했다.

해수부는 지난해 12월 23일 부산 임시청사 개청식과 대통령 업무보고를 기점으로 북극항로추진본부도 출범했다. 추진본부는 본부장(고공단 가급) 및 부본부장(고공단 나급) 이하 3개과 31명 규모다.

해수부 13명을 포함 산업통상부 행정안전부 국토교통부 기획예산처(2026년 출범) 외교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문화체육관광부 금융위원회 국무조정실 등 10개 부처와 부산시 울산시 경남도 등 지자체, 극지연구소 선박해양플랜트연구소 한국해양수산개발원 등 정부출연기관에서 각각 1~2명씩 파견한다.

총리훈령을 바탕으로 구성한 추진본부는 북극항로 개척과 해양수도권 조성의 범부처 지휘본부(컨트롤타워) 역할을 수행할 예정이다. 북극항로추진본부가 운영되는 모습을 보면 해수부의 미래를 짐작할 수 있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남재헌 초대 북극항로추진본부장을 지난해 12월 29일 해수부 부산청사 집무실에서 만났다.

남재헌 북극항로추진본부장.

●추진본부가 출범했지만 아직 정원은 다 채워지지 않았는데

정원은 31명인데 22명으로 우선 출발했다. 북극항로추진본부지만 해수부 항만국보다 작은 규모다. 하지만 역할에 맞게 일을 만들어 가야 한다. 그게 중요하다. 해수부는 추진본부 구성 13명 인사를 다 냈고, 다른 부처들은 부처별 인사철에 맞춰 발령을 낼 것이다. 1월에 인원은 다 채워질 것이다.

●동남권투자공사(동투공) 설립 지원도 역할 중 하나인데, 금융위와 협업은

해수부 산하의 한국해양진흥공사는 해운 조선 항만 물류 등 해양이라는 업역을 투자대상으로 하고 있다. 동투공은 동남권 산업에 대해 투자한다. 조선업 등은 해진공과 겹치지만 그 외에도 창원국가산업단지의 기계산업 등 다양한 산업생태계가 있고, 이를 활성화해야 한다. 지역에 필요한 산업이 있다면 지원하겠다는 것이다. 금융위는 우리와 협의하면서 동투공을 만들고 있다. 우리는 지역산업에 대해 필요한 것 투자할 수 있게 의견을 개진하는 역할인데, 앞으로 숙제다. 국정과제에도 포함됐다. 동투공 설립 관련 법안은 국회 계류 중인데, 절차적 문제는 대부분 정리됐다.

●북극항로지원특별법은 어떻게 되고 있나.

5개 법안이 발의돼 있다. 북극항로에 대해 공감하고 관심도 많다는 반증이다. 어기구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장도 관심이 많다. 최대한 빨리 통합 입법으로 통과시키려 하고 있다. 해사법원 설립에 관한 법안도 현재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 계류 중이다. 2030년까지 부산에 해사법원을 만들겠다는 게 목표다. 싱가포르의 경우 해사중재기관이 있는데, 2030년 법원 설립 전까지 싱가포르처럼 해사관련 중재센터를 운영하는 것도 검토해야 할 것 같다.

●해운기업 이전 관련, HMM 이전도 담당하나.

HMM 부산 이전 문제는 노사간에 협의가 더 잘 돼서 내려올 수 있게 하는 방향에서 필요한 역할이 있다면 하겠지만 현재 경영진과 노동조합 쪽에 넘어가 있다. 싱가포르도 다국적 해운기업의 아시아본부를 유치하면서 분쟁조정기능도 들어왔다. 선사가 오니까 보험도 오고, 조선업 관련 선박금융도 들어오는 식으로 사업 영역이 커졌다. 우리가 그 모델대로 갈 수는 없겠지만 참고할 수는 있다.

우리가 하려는 금융 보험 중재 등은 젊은층이 선호하는 일들이다. 우리가 만들어 가려는게 행정 사법 금융 기업 등을 유치하는 것이고, 관련 서비스업 등이 활성화되게 하는 게 1차적 목표다.

●기능은 ‘북극항로 개척, 동남권 발전을 체계적으로 추진·지원하는 범부처 컨트롤타워’로 돼 있는데, 총리훈령이 근거인가.

총리훈령은 조직에 대한 것이다. 북극항로지원특별법에 그런 기능을 담아야 한다. 우선 우리가 할 수 있는 역할에 집중해서 성과를 낼 수 있도록 하는 게 중요하다. 법도 통과 안 된 상태에서 조직이 출범했다고 지금 할 일이 없다고 할 수는 없다. 행정 사법 금융 기업들을 해양수도권에 집적하는 과정에서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도록 집중해야 한다.

●결국 산업을 키워야 하는데

해양산업이 모호하게 보일 수 있지만 구체화해나갈 것이다. 대통령 주재 국무회의와 해수부 업무보고에서 ‘부산항 3.0’을 발표하면서 피지컬AI(인공지능)를 기반으로 스마트항만을 만들겠다고 했다. 우리나라는 크레인 자율주행이송차량 등 스마트항만에 필요한 산업생태계를 이미 다 갖고 있다. 이들은 모두 지역산업과도 연관이 있는데, 앞으로 시장성이 확대될 것이다.

피지컬AI 관련 테스트베드를 만들어야 하는데, 항만 크레인은 위 아래로 움직이고 자율이송차량은 넓은 야드(항만장치장)에서 자유롭게 움직인다. 이것은 바로 공장자동화와 연관된다. 피지컬AI 기반으로 항만의 각 장비가 움직이는 시스템을 표준화하고 오픈소스로 만들어 주면 일본 독일 스웨덴 등의 업체들이 자기 생태계에서만 수행하던 것을 우리 생태계로 만들 수 있다. 이를 오픈소스로 하면 창원국가산단에서 공장자동화를 할 때 우리 것을 사용할 수 있고, 조선업에도 사용할 수 있을 것이다.

●피지컬AI 기반 스마트항만 등은 최소한 4개 항만공사가 함께 하는 것인가.

그렇다. 아랍에미리트(UAE)에 갔을 때도 우리가 제안했고, 방향성에 공감하고 서로 협업하기로 했다. 우리는 산업생태계가 만들어져 있다. 피지컬AI기반 스마트항만이 잘 만들어지면 우리나라의 기존 항만 운영시스템도 개선할 수 있고, 해외 진출도 가능할 것이다. 항만에서 벗어나서 공장자동화 물류자동화 등에도 적용할 수 있다. 시너지효과가 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코리아원팀으로 하면 속도를 낼 수 있다.

●선박연료를 공급하는 벙커링산업도 관심인데

친환경 연료가 나오기 전에는 선박연료로 주로 사용하는 벙크C유(중유)를 싱가포르에서 넣으면 미국까지 가는데 지장이 없었다. 중간에 부산에서 급유할 수요가 적었다. 하지만 친환경 연료는 상대적으로 열량이 낮아서 싱가포르에서 넣고 미국까지 가려면 중간에 부산에서도 넣어야 한다. 북극항로를 통해 유럽에 가려고 해도 부산에서 넣어야 한다. 친환경 벙커링에 대한 수요가 점점 늘어나고 있고, 부산은 최적지다.

그동안 민간이나 에너지공기업에서 LNG벙커링 시설 투자할 때 하부구조 건설비용이 문제가 됐는데 우리가 준설토투기장을 만들면서 기반을 조성해 놓고 상부설비를 투자하라고 하면 좀 더 쉽게 들어올 수 있을 것이다. 벙커링이 들어오면 울산화학공업단지들의 생산업체들 뿐만 아니라 탱커업체 등 보관업체들과도 연계할 수 있고, 파생금융상품으로 선물거래도 할 수 있다. 울산과도 연계하고 부산의 한국거래소와도 연계하는 것이다. 우리 해양산업이 기존 산업생태계를 활용하고, 우리가 활용하는 게 다시 기존 산업생태계에 도움을 주는 것이다. 싱가포르도 주룽아일랜드 매립해서 석유화학단지 만들면서 그와 연계해 벙커링을 키웠다.

●수리조선업도 지역산업과 해양산업 상생 가능할까.

항만법에 따라 수리조선업체들이 우리에게 제안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수리조선업체들이 부산신항에서 수리조선업을 새롭게 하려면 조선기자재업체들과 협업할 수밖에 없다. 운항 중인 현존선들을 주기적으로 점검해야 하니까 수리조선업은 상대적으로 경기변동에 덜 민감하다. 새롭게 선박을 건조하는 신조산업은 경기에 민감하지만 두 영역이 포트폴리오를 구성할 수 있고, 산업생태계가 좀 더 안정적이고 건전해질 수 있다. 함정 유지·보수·정비(MRO) 등과도 협업할 일이 많다.

해수부가 부산에 내려왔는데 피지컬AI, 벙커링, 수리조선 등이 해양산업에 머무는 게 아니라 부산 울산 경남의 산업생태계와 상호 연관해서 발전할 수 있어 서로 상생하는 시너지효과가 클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다부처 조직인데, 파견 부처들과 협업이 중요하지 않나.

우리가 하는 일에 대한 명분이 가장 중요하다. 공무원들은 내가 하는 일의 명분이 있으면 혼신을 다해 일한다. 파견조직이지만 추진본부에서 최대한 일거리를 만들고 성과날 수 있게 명분을 만들어 주려 한다. 해양산업과 지역산업 연계성을 더 구체화하고, 행정 사법 금융 기업이 할 일을 구체화하면서 신명나게 집중해서 일 할 수 있게 해보겠다. 현재 22명인데, 17명이 젊은 공무원들이다. 새로운 시각으로 열심히 하려고 한다.

정연근 기자 ygju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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