덴마크 연기금, 미국 국채 전량 매각한다

2026-01-21 13:00:27 게재

그린란드 위협 속 커지는 ‘탈미 신호’ … 트럼프 “모두 기쁠 해법 찾을 것”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그린란드 병합 압박이 외교·안보를 넘어 금융과 일상 영역까지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 덴마크의 주요 연기금이 미국 국채를 전량 처분하기로 한 데 이어 그린란드 정부는 군사적 침공 가능성까지 포함한 모든 시나리오에 대비하겠다고 밝혔다. 스위스 다보스에서는 유럽 정상들이 “제국적 야망”이라며 공개 비판에 나섰고 미국은 “히스테리를 진정하라”고 맞받았다.

블룸버그 통신은 20일(현지시간) 덴마크 연금기금 아카데미커펜션(AkademikerPension)이 약 1억달러(약 1480억원) 규모 미 국채 보유분을 이달 말까지 전량 매각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이 기금은 교사·학자 등의 노후자금 약 250억달러를 운용한다.

안데르스 셸데 최고투자책임자(CIO)는 “미국 정부 재정은 장기적으로 지속가능하지 않다”며 “위험·유동성 관리 차원에서 대안을 찾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번 결정을 “정치적 판단”으로 규정하는 데 선을 그으면서도 “현재의 미·유럽 갈등이 결정을 더 어렵게 만들지는 않았다”고 덧붙였다. 그린란드 문제를 둘러싼 긴장이 투자 판단에 간접 영향을 미쳤음을 시사한 대목이다.

같은 날 그린란드 수도 누크에서 기자회견을 연 옌스-프레데리크 닐센 총리는 “미국이 실제로 무력을 사용할 가능성은 낮다”면서도 “어떤 상황에도 대비해야 한다”고 밝혔다. 정부는 일상 차질에 대비한 범정부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하고, 가정 내 닷새분 식량 비축을 권고하는 지침 배포를 준비 중이다. 무테 B. 에게데 재무장관 역시 “그린란드는 큰 압박에 놓여 있다”며 전면 대비를 강조했다.

코펜하겐에서는 메테 프레데릭센 덴마크 총리가 의회 질의응답에서 “미국이 추가 관세를 발효한다면 대응할 수밖에 없다”며 “유럽과 미국 모두에 심각한 결과를 낳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프레데릭센 총리는 그린란드 사태 대응을 위해 올해 다보스 포럼에 불참했다.

반면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2기 1주년 기자회견에서 “나토도, 미국도 매우 기뻐할 해법을 찾을 것”이라며 병합 필요성을 “미국과 세계의 안보”로 재차 강조했다. ‘어디까지 갈 수 있느냐’는 질문에는 “보면 알게 될 것”이라고 답했다. 그는 그린란드와 연계한 관세정책의 법적 근거로 국제비상경제권한법(IEEPA)을 거론하며 “가장 강력하고 빠른 수단”이라고 주장했다.

스콧 베샌트 미 재무장관도 유럽의 격한 반응을 “히스테리”로 규정하며 “심호흡을 하라”고 충고했다.

정재철 기자 jcjung@naeil.com

정재철 기자 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