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세용 칼럼
3류 여의도 정치를 확 바꾸는 한 해
한국전쟁이 끝난 1953년 대한민국 1인당 국민소득은 67달러에 불과했다. 미국 원조 물자로 다수의 국민이 생계를 이어가는 시대였다. 세계에서 가장 가난한 나라 가운데 하나였다. 하루 세끼를 못 먹는 국민이 많았고 입을 옷이 없어 여름철에는 맨몸으로 다니는 어린이도 부지기수였다.
그러나 70여년이 지난 2026년 대한민국은 놀랍게 발전했다. 대한민국이 만든 선박은 전세계 바다를 돌아다닌다. 삼성전자가 생산한 핸드폰은 아시아는 물론 남미와 아프리카인도 애용한다. 현대차와 기아차가 생산한 자동차는 세계 도로를 달린다. 그리고 세계 최강 미국의 군함을 한국의 조선기업이 만들 계획이다. 대한민국 기업이 만든 무기는 세계의 군대에서 쓴다.
경제적으로만 성공한 것은 아니다. 대한민국은 하계 올림픽, 월드컵, 그리고 동계 올림픽 등 각종 국제대회를 성공적으로 개최해 세계인들을 흥분시켰다. 최근에는 K-팝과 영화 드라마 등 K-컬쳐, K-푸드 등 문화적으로도 성공해 세계인은 한국인의 노래와 춤, 음식에 열광한다.
이에 불과 4~5년 전 전세계는 대한민국을 선진국이라 부르기 시작했다. 당시 많은 대한민국 사람들은 “눈떠보니 대한민국이 선진국이 되어있었다”고 흥분했다.
내란 혼란 극복중이나 여의도 정치가 문제
그러나 윤석열 집권 후인 2023년 새만금 잼버리 대회가 준비부족 등으로 실패하면서 한국인은 물론 세계인들도 대한민국이 과연 선진국 자격이 있는지를 의심했다. 새만금 잼버리 대회 실패와 ‘굴종 외교’ 등으로 국제적 신인도가 추락한 탓인지 2030 엑스포 유치도 실패하는 등 윤석열 재임 3년 동안 세계인들은 대한민국을 선진국으로 부르기를 주저했다.
결국 윤석열 재임 당시 다수의 한국인들은 “어느 날 눈 떠보니 대한민국이 선진국이 돼있어 놀랐는데 최근 어느 날 깨어났더니 대한민국이 60~70년 전 후진국으로 추락해 있었다”고 한탄하기도 했다.
윤석열의 12.3 비상계엄 이후인 지난해 1월 대한민국은 엄청난 혼란 속에 빠져 있었다. 내란사태의 혼란 속에 경제는 침체를 거듭했고 추운 겨울 도로에는 ‘윤 어게인’과 ‘윤 탄핵’이라는 양분된 시위대로 가득찼다. 다수의 국민은 이러다가 정치와 경제 모두 파탄나지 않을까 걱정했다.
하지만 ‘빛의 혁명’으로 지난해 6월 이재명정부가 들어선 이후 대한민국이 놀랍게 변하고 있다. 물론 미국의 관세폭탄으로 대외적 경제여건이 좋지 않고, 환율이 폭등하는 등 경제는 여전히 밝아 보이지는 않는다.
하지만 이재명정부는 미국 등 강대국들과 실용외교 노선을 추구하고 경기활성화 정책 등을 빠르게 추진하는 한편 국민과의 소통을 강화하면서 ‘내란’이라는 혼돈을 극복하고 안정을 되찾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여러 요인이 겹쳤겠지만 코스피 5000을 눈 앞에 둔 것이 이에 대한 반증이라 하겠다.
그러나 문제는 여의도 정치다. 이재명정부가 들어선 이후에도 여야는 강 대 강의 대결정치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민생이나 국민 이익은 뒷전이다. 대화와 타협은 실종됐고 선진국으로 도약하기 위한 개혁작업도 더디기만 하다.
이재명 대통령은 실용외교와 소통행보로 점수를 따고 있지만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김병기 강선우 의원의 공천거래 의혹과 이혜훈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를 둘러싼 논란으로 국민의 눈총을 사고 있다. 국민의힘의 추락 덕분에 지지도에서는 크게 앞서나 민주당이 득점한 게 아니다.
제1 야당인 국민의힘은 윤석열과의 절연도 당 개혁도 못하고 극우로 치달으면서 국민의 외면을 받고 있다. 더구나 최근에는 당 지도부가 한동훈 전 대표를 찍어내려고 하면서 내분이 격화돼 위기를 맞고 있다.
‘진보는 분열로 망하고 보수는 부패로 망한다’는 말이 있지만 지금 보면 민주당은 부패로 국민 지지를 얻지 못하고 있고 국민의힘은 윤 어게인 세력과 찬탄세력이 정면충돌하는 등 분열로 망할 위기다. 거대 양당이 자충수를 두면서 국민들 사이에선 “여당 복도 없고 야당 복도 없다”는 자조섞인 말까지 나오고 있다.
거대양당의 현주소, 정치개혁 필요성 웅변
12.3 비상계엄은 한국 정치사 최대 비극 중의 하나다. 제대로 된 정치가 자리잡지 못하고 ‘검찰주의자’가 최고 권력자에 올라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두르려다 벌인 비극에 국민은 절망했다. 거대양당의 공천헌금 의혹, 통일교 신천지 등 종교와의 정교유착은 우리 정치의 현주소를 말해주는 것이다. 이는 정치개혁의 필요성을 웅변한다.
올해 1,2월은 내란심판의 시간이다. 2월 19일 윤석열 전 대통령의 내란 우두머리 1심 선고를 비롯해 각종 선고가 잇따른다. 재판부는 내란범에게 중형을 선고해 헌법수호 의지를 분명히 해야 한다. 민주주의를 지켜낸 국민의 명령에 답해야 하는 것이다. 이와 함께 정치권에서는 거대양당 독점 등 여의도 3류 정치를 청산하기 위한 정치개혁을 서둘러야 한다. 국민에게 봉사하는 제대로 된 정치가 자리잡아야 대한민국도 명실상부한 선진국이 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