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 부재, 불륜남 들어오면 주거침입?
대법원, 6월 16일 전원합의체 공개변론
검찰·피고인 측 전문가 구두의견 제시
남편이 부재중 아내의 허락 하에 불륜남이 남편과 아내의 공동주거에 들어갔다. 부부싸움 후 아내 대신 아파트를 관리하고 있던 피해자(아내의 동생) 동의 없이 타인과 함께 남편이 아파트에 들어갔다. 이에 대해 주거침입죄로 처벌할 수 있을까. 이에 관한 대법원 공개 변론이 열린다. 대법원은 주거침입 사건(주심 안철상 대법관)과 폭력행위등처벌에관한법률위반(공동주거침입) 등 사건(주심 민유숙 대법관)에 대해 6월 16일 전원합의체 공개변론을 열기로 결정했다.
피고인 A씨는 피해자의 아내와 내연관계에 있는 사람이다. 피해자의 일시 부재중 피해자 아내로부터 출입 동의를 받고 피해자와 그 아내의 공동주거에 3차례 들어가 피해자 아내와 부정한 행위를 했다. 제1심은 주거침입을 인정하고 징역 6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지만, 2심은 이를 직권파기하고 무죄를 선고해 검사가 상고했다.
피고인 1과 B씨는 부부로 아파트에서 공동거주했다. 피고인 1은 B씨와 부부싸움을 한 후 일부 짐을 챙겨 아파트에서 나갔다. 약 한달 후 피고인 1과 그의 부모인 피고인 2, 3은 B씨가 외출한 상태에서 집을 봐달라고 부탁받은 B씨 동생인 피해자가 아파트에 머무르고 있던 중 아무런 연락 없이 찾아와 아파트 문을 열어줄 것을 요구했다. 피해자가 문을 열어주지 않자 피고인 1, 2가 함께 현관문 걸쇠를 손괴한 다음 피고인 3과 함께 아파트에 들어갔다. 피고인 1에 대해 1심은 유죄(벌금)를 선고했지만, 2심은 무죄를 선고했다. 피고인 2, 3에 대해 제1심과 2심은 유죄(벌금)를 선고했다. 피고인 1에 대해서는 검사와 피고인이, 피고인 2, 3에 대해서는 피고인들이 각각 상고했다.
공개변론의 핵심쟁점은 △공동거주자 중 1인의 동의를 받은 경우 주거침입죄가 성립하는지 △공동거주자를 주거침입죄로 처벌할 수 있는지 여부다.
기존 대법원은 남편의 부재중 간통목적으로 처의 동의를 얻고 들어간 사건에서 "남편의 의사에 반하고, 아내의 승낙이 있었다 하더라도 남편의 주거의 사실상 평온은 깨어졌다"는 이유로 주거침입죄를 인정했다. 복수의 주거권자가 있는 경우 한 사람의 승낙이 다른 거주자의 의사에 직접·간접으로 반하는 경우에는 주거침입이 의사에 반한 사람의 주거의 평온 즉 주거의 지배·관리의 평온을 해치는 결과가 된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형법 학계에서는 남편의 추정적 의사에 반하기 때문에 주거침입죄가 성립한다는 적극설과 사실상의 평온을 침해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본죄가 성립하지 않는다는 소극설(다수설)이 대립했다. 기존 대법원 판례는 다수설을 따르는 듯하면서 주거침입을 인정해 학계의 비판을 받기도 했다.
공동거주자를 공동주거에 대한 주거침입죄로 처벌할 수 있는지 여부와 관련해 형법학계에서도 견해가 대립한다. 타인과 공동으로 생활하고 있는 주거는 타인의 주거가 아니므로 주거침입의 객체가 되지 않아 거주자가 공동생활에서 이탈한 후에는 주거침입죄가 성립할 수 없다고 보는 견해와 공동거주자라고 하더라도 다른 거주자 의사에 직접·간접적으로 반하는 경우 주거 출입은 의사에 반한 사람의 주거의 평온을 해치기 때문에 주거침입을 인정하는 견해가 있다.
공개변론에서는 재판부의 쟁점정리 후 쟁점별 검찰 측과 피고인 측의 변론이 이어진다. 형사법 전문가도 참고인으로 불러 구두의견 진술 기회를 준다. 검찰 측 전문가로는 김재현 오산대학교 경찰행정과 교수가 피고인 측 전문가로는 김성규 한국외국어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가 참석한다. 6월 16일 오후 1시 10분부터 방청권 배포가 예정돼 있고, 오후 2시부터 네이버 TV, 페이스북 Live, 유튜브 등을 통해 실시간으로 방송중계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