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시평

국가 경제안보 워룸이 필요하다

2026-01-19 13:00:01 게재

2026년 새해 벽두부터 세계 경제는 많은 불확실성에 직면하고 있다. 구조적으로 대외의존도가 큰 우리 경제도 비상이다. 올해의 불확실성은 기술·지정학·통상·금융·기후 등 모든 분야가 동시다발적이라는 사실을 유념해야 한다.

연초 열린 세계 최대 기술박람회인 CES는 인공지능(AI) 로봇을 중심으로 한 기술의 혁명적 변화와 함께 미중 기술패권전쟁의 전개 방향을 보여주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의 장기화와 함께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이란사태가 지정학적 불확실성을 증폭시키며 글로벌 경제, 공급망, 에너지 문제에 직접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 미국의 관세정책을 통한 통상압박도 예측불허다. 한시름 놓은 듯했던 우리의 대미 관세문제도 우리 수출의 핵심인 반도체에 대해 새로운 압력이 예견되고 있다. 그린란드 매입에 반대하는 유럽 국가들에 추가 관세를 예고하는 등 동맹국도 예외가 될 수 없는 새로운 통상환경은 긴장의 연속이다.

무역흑자에도 불구하고 환율이 고공행진하는 새로운 상황에 따라 에너지 가격 등 수입물가 자극으로 경기침체와 물가상승이 동시에 일어나는 무서운 스태그플레이션의 망령이 되살아나고 있다. 무역흑자 속에 국내 주식시장이 역대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음에도 서학개미의 해외 주식투자와 우리 기업의 해외 투자 확대로 달러 순유출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점은 뼈아프다. 기업에 비유하면 손익은 흑자인데 현금흐름이 적자인 셈이다.

게다가 유럽연합(EU)의 탄소국경조정제도(CBAM)가 올해 철강 등 원자재부터 적용되고 2028년 완제품 및 부품으로 확대되는 등 탄소중립 관련 무역장벽이 높아지고 있다. 제조업이 근간인 우리의 아킬레스건이 될 수 있는 문제다.

전방위 위협 대응하려면 정보공유 공동대응이 기본

우리가 이 전방위 위협에 대응하려면 어느 한 분야에 대한 전문적 역량도 중요하나 전 분야를 상호연계하여 보는 입체적이고 융합적 역량이 더욱 중요해졌다. 이를 위해서는 우리 정부와 기업은 원팀이 되어 급변하는 국내외 상황 및 전망에 대한 정보를 공유하고 공동대응 해야 한다. 우리 정부도 부처 단위가 아니라 전 부처를 통솔할 수 있는 컨트롤타워 중심의 대응이 시급하다. 사실상 전시상황이라 국가 안보경제 워룸(War Room) 체제로 운영해야 신속하고 효과적 대응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작금의 상황은 경제정책이 연·분기·월 단위가 아니라 주·일 단위로 조정되어야 할 만큼 속도가 생명이다. 기술·지정학·통상·금융·기후문제가 긴밀히 연결돼 부처별 칸막이는 죽음이다. 워룸은 상황실 개념이 아니라 실시간 의사결정 조직으로 운영되어야 한다. 미국 일본 이스라엘 싱가포르 등이 정부 수반 직속으로 자국 상황에 맞게 전시형 워룸을 운영하고 있음을 참고할 필요가 있다.

국고환율 문제도 담당 부처인 재정경제부만의 노력으로는 해결에 한계가 있다. 전 부처가 참여하는 국가 경제안보 워룸이 필요한 대표적 사례다. 경제는 심리가 중요한데 경제 펀더멘탈이 튼튼함에도 환율이 급등하는 것은 미래 원화가치에 대한 불신으로 이어지며 탈한국을 부추긴다. 또 물가상승과 경기침체로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은 물론 국민경제 전체에 악영향을 줄 위험이 커 속히 해결해야 할 과제다. 환율상승에 영향을 주는 많은 요인 분석 및 대응과 함께 이에 따른 긍정적 부정적 효과를 입체적으로 분석하고 대응해야 한다.

다각적 입체적 의사결정 위한 민관합동 워룸 운영

보호무역주의 확대로 우리 기업의 해외투자 확대가 불가피한 상황에서 국내로의 외국인직접투자(FDI)를 포함한 외자 유치의 대폭 확대가 중요하다. 단순한 투자 유인책이 아니라 반도체 ICT 등 강점 분야를 중심으로 우리 기술 및 산업 생태계의 글로벌 허브화를 추진하는 종합대책이 필요하다.

아울러 환율상승으로 증가된 수출기업의 달러 수입을 국내 원화로 전환해 달러 유입을 확대할 인센티브를 다각도로 마련한다든지, 수출 대기업의 환차익을 중소기업 및 소상공인이 공유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를 만든다든지 등 국가와 국민경제 전체 시각에서 다각적이고 입체적인 실시간 의사결정을 위한 민관합동의 워룸 운영이 시급하다.

주영섭 서울대 공학전문대학원 특임교수 전 중소기업청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