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금리 1년, 초저금리 끝이 보인다 | (2)치솟는 물가, 목표치 넘어설 가능성
실물도 심리도↑ … 한은 물가목표 상방 압력
2분기 소비자물가 2% 넘어설 듯 … 하반기 경기회복 탄력시 상승폭 커질 수도
'코로나금리' 시대가 1년을 넘겼다. 코로나19의 급속한 확산으로 기준금리를 0.50%로 인하한 이후 역대 최저수준의 금리가 계속되고 있다. 지난 1년간 초저금리로 인해 시중 유동성은 팽창하고, 주식과 부동산 등 자산가격은 급등했다. 최근 경기가 살아나면서 장기 국채금리가 오르고, 물가도 급격한 상승 조짐을 보인다. 이에 따라 미국을 비롯한 각국 통화당국은 조심스럽게 유동성 회수의 필요성을 거론하고 있다. 코로나19의 길고 긴 터널의 끝이 보이면서 초저금리 상황도 끝이 보이기 시작한다는 전망속에 금융시장을 둘러싼 상황을 살펴본다.
정부와 한국은행이 2019년부터 내세우고 있는 연간 소비자물가 상승률 2% 목표치가 위협받고 있다. 최근 미국과 중국을 중심으로 세계경제가 살아나고 한국경제도 4% 성장률을 넘어설 것이라는 관측이 나올 정도로 경기회복세가 뚜렷해지면서 물가도 덩달아 움직이고 있어서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4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전년도 같은 기간에 비해 2.3%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폭은 2017년 8월(2.5%) 이후 최대다. 한은은 이미 지난 3월부터 정부의 통제범위에 있는 관리물가를 빼면 사실상 2%를 넘어섰던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이에 따라 올해 2분기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2%를 넘어설 것이 확실시 된다. 소비자물가를 선반영하는 생산자물가는 이미 지난 2월(2.1%)부터 2%를 넘어서 3월과 4월에는 각각 4.1%, 5.6%로 치솟았다. 이에 따라 5월 소비자물가는 3% 안팎으로 크게 상승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홍남기 부총리도 지난 10일 기재부 간부회의에서 "5~6월 중에는 주택가격과 생활물가가 오를 수 있는 리스크에 대해 각별히 경계해야 한다"고 말했다.
문제는 하반기 이후 물가동향이다. 우선 정부와 한은은 2% 아래에서 물가가 안정을 보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지난달 기자간담회에서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2분기에 2% 내외에서 등락하다가 하반기에는 다소 낮아져 1%대 중후반 수준을 나타낼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한은이 지난 2월 공식적으로 전망한 1.3% 인상 전망보다는 소폭 올려 잡았지만 여전히 중기물가목표치인 2%는 하회할 것으로 전망한 것이다.
하지만 최근 실물과 소비자심리 등의 흐름을 고려하면 물가상승 추세는 상당기간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물가의 상방압력은 소비와 공급 양측면에서 동시에 커지는 모양새다. 그만큼 코로나19 터널에서 벗어나 경기가 탄력을 받고 있는 것으로도 해석할 수 있다.
공급측면에서 보면 물가에 영향을 크게 미치는 원유 등의 가격이 오름 세이다. 한국의 수입의존이 큰 중동산 두바이유는 올해 1월 첫 거래에서 50.61달러에 머물던 것에서 25일 66.41달러까지 치솟았다. 한은의 수입물가지수에 따르면 원유는 지난달 123.07로 올해 1월(105.13)에 비해 크게 상승했다.
KB국민은행이 산출하는 주택매매지수와 전세지수도 지난달 각각 114.039와 109.136으로 올해 초보다 더 상승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억원 기재부 1차관은 21일 열린 '물가관계차관회의'에서 철강재 공급감소에 따른 수급에 애로가 발생할 가능성을 언급하면서 "당분간 국내 수급 상황에 불확실성이 존재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여기에 이미 전세계적인 공급망 문제로 어려움을 겪는 차량용 반도체 수급 등 공급측면의 물가인상 압력이 거세다.
수요측면에서도 소비심리가 살아나면서 물가상승을 압박하고 있다. 한국은행이 25일 발표한 '2021년 5월 소비자동향조사'에 따르면, 소비지출전망(108)과 물가수준전망(146) 등 향후 소비와 관련한 모든 부분에서 전달보다 오를 것으로 내다봤다. 향후 1년간 소비자물가 상승에 영향을 미칠 주요 품목으로는 △농축수산물(52.0%) △석유류제품(35.9%) △집세(33.5%) 등이 많이 오를 것으로 봤다.
기대인플레이션율도 높아졌다. 한은 조사에서는 이번달 기대 인플레이션율은 2.2%로 4월(2.1%)에 비해 0.1%p 상승했다. 올해 1월(1.8%)에 비해서는 0.4%p 오른 수치다. 특히 기대 인플레와 관련한 세부적인 응답을 보면, 2~4%로 전망한 답변이 37.7%에 달해 0~2% 인상(43.6%) 할 것이라는 응답과 비슷한 수준을 보였다. 소비자심리는 심리적 측면이어서 실제 실물경제에서 그래도 반영되지는 않지만 소비자들이 그만큼 지갑을 열 의사가 있다는 의미여서 물가인상 압력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이와 관련 지난 4월 한은 금통위에서 한 위원은 "공급측 요인에 의한 물가상승이 장기화되고 있고, 향후 경제활동 정상화 과정에서 기대인플레이션이 좀 더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며 "기조적 물가흐름에 대한 상방압력이 예상보다 커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한편 한국은행은 27일 금통위를 열어 올해와 내년도 한국경제 성장률과 물가상승률 전망치를 발표한다. 현재 한은 안팎에서는 성장률 및 물가와 관련 각각 3% 후반대와 1% 후반대를 수정전망치로 내놓을 것이라는 관측이 높다. 다만 일각에서는 최근 세계경제와 우리경제의 회복세를 고려해 추가적인 상승 전망치를 내놓을 것이라는 예상도 나온다.